지난호에 이어 연달아 하이브리드 이야기 좀 해야겠다. 이미 앞서 밝힌 바와 같이 현재 디젤 엔진 중심의 한국 자동차 시장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환경적으로나 비용, 효율성 면에서 디젤차를 선택해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현재 자동차가 가지고 있는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가솔린 엔진 기반에 자체 전기 충전방식으로 도심 중심 운행에 적합한 차이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와 관련한 기술은 일본 자동차 업체가 많이 앞서고 있다. 이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 출시 등 글로벌 시장에서 친환경적인 이미지를 쌓아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뒤늦게 현대∙기아차가 하이브리드 차량을 출시하고 있지만 기존 모델에 적용하는 수준이다. 그런 차원에서 현대차가 준비 중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의 출시를 기대해볼 만하다.

같은 차의 다른 엔진을 경험하기는 처음이다. 그래서 시승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35세 이찬주 씨에게 다시 부탁했다. 인피니티 Q50은 지난 본지 5월 14일자, 712호에서 디젤 엔진을 소개한 바 있다. 당시 벤츠 2.15ℓ 디젤 엔진을 장착해 170마력의 강력한 드라이빙 능력과 스포티한 외관을 강점으로 지목했다.

이번엔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외관은 얼핏 차이를 찾기 어렵지만 앞 범퍼가 커지고 날렵함을 더욱 강조했다는 느낌이 든다. 주행성능 면에서도 하이브리드라고 알아채기 어렵다. 오히려 한층 강력해졌다. 디젤이 2200cc급 엔진에 170마력을 발휘하는 반면 하이브리드는 3500cc 가솔린 엔진과 50kW의 모터를 장착해 306마력, 전기모터로 68마력을 발휘한다. 둘을 조합하면 364마력이다. 이는 경쟁 수입모델 BMW 520d(184마력), 벤츠 E220 CDI(170마력)는 물론이고 1억이 넘는 재규어 F타입(340마력)도 능가한다. 단단한 서스펜션으로 코너를 돌 때 듬직하게 잡아주는 안정성은 그대로다. 그러면서도 실내는 센터페시아의 듀얼 터치스크린으로 모든 걸 조작할 수 있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전방 추돌 예측 경고 시스템’으로 앞 차량은 물론 그 앞 차량까지 속도와 거리를 계산하고 감지하는 능력과 낮고 넓은 차체로 동급 최고 수준의 실내공간(2855L)을 확보한 점도 강점으로 꼽을 만하다.

 

독자 시승자 이찬주 씨는 개인적으로 가솔린 모델을 선호한다. 승차감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전 디젤 모델보다 좋은 점수를 줬다. 마치 이 차가 원래 모델이고 디젤을 장착한 것이 어색할 정도라고 느낀다고 했다. “겉은 영락없이 남성미 물씬 풍기는 스포츠카지만 운전할수록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정작 Q50 하이브리드의 최고 경쟁 차종은 디젤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연비와 가격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모델이 리터당 12km 주행이 가능해 디젤보다 3km나 적은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물론 3500cc급 엔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은 아니다. 하지만 시내 저속 주행에서 전기 힘만으로 이동한다면 모를까 장거리 여행에서는 억울함이 들겠다. 지나치게 다이내믹한 주행력에 초점을 맞춘 듯하다. 그러면서도 가격은 디젤에 비해 2000만원 이상 비싼 것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국산차 중에는 딱히 비교 대상은 없지만 최상급 현대차 그랜저가 다운사이징을 통해 가솔린, 디젤, 하이브리드 모두 3000만원대에서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는 것과 비견되다. 인피니티 Q50 가격은 디젤모델 4350~48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 676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