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란치스코 교황 트위터 초기 이미지. [사진=교황 트위터 캡처]

과연 오는 14일(한국시간) 2014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만이라도 전세계에 전쟁과 테러가 없는 ‘월드컵 휴전(World Cup Truce)’이 실현될 것인가.

로마 교황청은 11일 문화위원회 이름으로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평화를 위한 중단’을 의미하는 ‘#pauseforpeace’ 해시태그를 달자며 “우리 모두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이 열리는 동안 모든 전쟁을 일시 정지합시다”라고 제안했다.

SNS 글에서 로마 교황청은 스포츠의 기원이 종교적 축제였음을 상기시키며 “(고대) 올림픽 경기 때 (그리스 도시국가들이) 일시 휴전했는데 월드컵도 그렇게 해 보자. (전쟁을) 멈추고 침묵의 시간을 갖고 평화를 위한 휴전을 갖자”고 호소했다.

교황청 문화위도 홈페이지에서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Pause for Peace’ 캠페인이 시작됐다. 세계 각지에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14일 결승전 때 침묵의 시간을 갖자”고 밝혔다.

이처럼 로마 교황청이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 동안에 ‘월드컵 휴전’을 제안한 배경에는 현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보복을 빌미로 무차별적 공습을 가해 어린아이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민간인 피해가 속출한데 따른 세계인의 관심을 촉구하기 위한 호소가 깔려 있다.

팔레스타인 지역 외에도 우크라이나, 남수단 등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전쟁과 테러 등 폭력을 잠시만이라도 누그러뜨려 보자는 안타까움이 배여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앞서 10일 자신의 트위터에 월드컵에 바라는 글을 올린바 있다. 트위터에서 교황은 “월드컵이 서로 다른 나라와 종교의 사람들을 일치하도록 해준다. 스포츠가 항상 친교의 문화를 증진시켜 주길 바란다(The World Cup allowed people from different countries and religions to come together. May sport always promote the culture of encounter)”고 기도했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 결승전은 ‘교황 더비’로 불리고 있다. 결승 진출국인 아르헨티나와 독일이 다름아닌 현 프란치스코 교황과 직전의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조국이기 때문이다.

두 교황도 모두 축구를 좋아해 모국의 프로축구클럽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시절 빈민촌 낄메스의 약물중독자·거리부랑자 출신 가운데 축구 실력을 갖춘 이들로 구성된 프로축구 5부리그 구단으로 교황의 이름을 딴 ‘데포르티보 파파 프란치스코’의 구단주로 활동할 만큼 축구에 대한 사랑을 각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