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즐겨 먹는 고기 종류가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관심을 가져본 적이 있나. 만약 소고기를 즐겨 먹는 사람이라면 닭이나 오리 등 가금류 소비로 시선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미국에서 소고기와 닭고기 등 육류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양을 비교한 자료를 토대로 소고기 대신 닭고기 소비를 늘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최근 보도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과 웰빙 등으로 채식 열풍이 불기도 했지만, 육류 소비량은 여전하다. 지난 1월 독일에서 출간됐던 ‘세계 육류지도’가 이 데이터를 반증해준다.

세계 육류 소비 트렌드를 여러 항목으로 분석한 육류지도는 독일 공공정책 그룹이 환경보호단체 ‘지구의 벗’과 함께 펴내는 연간 출판물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연합식량농업기구(FAO), 세계보건기구(WHO), 갤럽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소비자에게 세계 육류 생산과 소비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고 있다. 육류지도에 따르면 사료와 에너지 가격, 땅값 상승에도 불구하고 육류 생산량은 계속 늘고 있다.

문제는 육류를 생산할 때 발생하는 비용뿐만이 아니다.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또한 심각하다. 특히 소나 양을 사육하는 경우, 가금류나 생선을 기를 때보다 약 4배나 많은 온실가스가 발생한다. 이는 기온 상승을 유발해 지구 온난화를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소고기 1kg 생산에 드는 에너지는 169MJ(메가줄)로, 유럽의 일반 자동차로 250km를 주행할 수 있다고 한다. 버클리대 마이클 폴란 교수는 이 같은 연구 자료를 내놓으면서 “만약 지금 동물을 기르고 있는 땅에서 옥수수나 콩을 생산한다면 추가로 2억 명이 먹을 수 있는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육류 소비를 완전히 줄일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소비하는 육류의 양을 줄일 수 없다면 그 종류라도 바꿔보자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소고기 생산으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된 까닭인지 실제로 미국에서는 닭고기 소비가 늘고 있는 추세다. 물론 비싸진 소고기 가격도 이런 현상에 한몫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더 우세하긴 하다. 지난 4월 블룸버그 통신은 소고기 대신 닭고기로 육류 소비를 대신하려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는 보도를 내놨다. 소고기 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소비자들이 닭고기로 눈을 돌린 것이다.

한국에서는 이미 치킨 열풍이 거세다. 환경오염 문제이든, 가격 측면에서든 미국에서도 닭고기 열풍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꿩 대신 닭’이 아닌 ‘소 대신 닭’이라는 말이 더 익숙하게 쓰일 날이 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