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처신이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한 명은 사퇴했고, 다른 한 명은 사퇴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하고 있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0일 사퇴했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1998년 프랑스 월드컵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홍 감독이 정작 자리에서 물러선 이유는 월드컵을 전후한 그의 처신 때문이다. 월드컵 경험이 많은 든든한 맏형 하나 없이 어린 선수 중심으로 출전한 그를 옹호하는 여론도 없지 않았다. 그래서 축구협회도 2015년 계약 만료까지 감독직을 수행토록 유임을 결정했다. 월드컵 출전 경험이 부족한 어린 선수 중심이었다는 점이 반영된 결과다. 2002년 4강 신화와 올해 전차군단 독일의 승승장구가 ‘신구조화’였다는 분석도 뒤를 이었다.

하지만 홍 감독에 대한 여론이 완전히 등을 돌린 이유는 월드컵 직전 구입했다는 경기도 성남의 토지와 조별예선 탈락 후 벌인 술판이 언론에 보도되면서부터다. 홍 감독은 토지 매입은 “개인적인 사안”이라고 팀 성적과 연결시키는 것에 선을 그었지만 현지 여성까지 대동했다는 술판은 전적으로 그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그는 올림픽 때부터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육성한 감독이자 스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웠다. 홍 감독도 “어린 선수들이 패배에 대한 슬픔이 커서 위로해주고 싶었다”며 “결과적으로 신중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처신 문제로 곤욕을 치르는 사람이 또 있다. 홍 감독 사퇴 하루 전에 열린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그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날선 질문이 쏟아졌다. 연신 진땀을 빼던 김 후보자가 “30초만 숨 쉴 시간을 달라”고 하소연할 정도였다. 그에게 제기되는 처신 관련 의혹들은 논문표절과 업적 가로채기, 칼럼 대필, 연구비 부당 수령, 내부정보 이용 사교육업체 주식 투자, 역사인식 등 열 손가락이 모자랄 지경이다.

김 후보자가 언제부터 관직의 뜻을 품었는지 알 수 없지만, 의혹들이 사실이라면 관직을 떠나 최소한 교육자, 스승의 처신으로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관련 의혹들이 그의 제자들을 통해 불거진 점도 낯부끄럽다. 그는 선생을 양성하는 교수였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개조’를 내걸고 사회부총리직을 신설하면서 제안한 지명자다. 그가 나라를 운영할 부총리 감인지를 떠나 스승으로서의 처신을 돌아볼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