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남자 축구, 여자 500m 스피드 스케이팅 등 같은 종목의 선수들끼리 경쟁을 하는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비록 금메달, 은메달, 동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밤낮으로 최고의 노력,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관중들이 인정하고 공감하면 그 선수들에게 진심의 박수를 보낸다. 그런데, 스포츠와도 유사하긴 하지만, 고객이 다른 점포(브랜드)가 아닌 내 점포(브랜드) 문을 열고 들어오게 해야 하는 외식을 포함한 모든 비즈니스 세계는 스포츠와는 다른 점이 있다. 식품, 유통, 외식, 서비스 등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생존하느냐, 성장하느냐 라는 목표를 위해 한 분의 고객이라도 내 점포(브랜드)로 모셔오기 위해 같은 업종에 있는 업체/브랜드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에 있는 업체/브랜드끼리도”, 심지어는 “정해져 있는 규칙도 없이 생존의 싸움”을 하고 있는 것이 비즈니스이다. 한마디로 비즈니스는 전쟁이다. 따라서, 내가 지금까지 성장을 하고 있다 하더라도, 변화하는 시장과 변화하는 고객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그동안 노력했던 모든 것을 잃을 수 있는 것이 비즈니스 세계이다.

지금의 비즈니스의 경쟁 구조는 같은 업종 뿐만 아니라 다른 업종을 이용하고 있는 고객의 시간 점유율 싸움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객의 시간 점유율 싸음(게임)에 대한 실제 사례는 다음과 같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아침 출근할 때 우리는 지하철에는 무료 신문을 보면서 정보를 얻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한겨레신문, 경향신문 등 일간신문의 경우 발행부수에 대한 광고 수입 뿐만 아니라 일반 구독자에게도 구독료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 반면, 메트로, 포커스 등과 같은 무료 신문들은 발행 부수에 의한 광고 수입만으로 운영하면서 고객들에게는 무료로 신문을 배포하였기 때문에 고객들은 아침 출근시 무료 신문을 하나씩 가지고 지하철을 이용하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고객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게 됨으로써, 스마트픈을 통해 영어, 중국어들 듣거나, 신문 검색을 하게 되는 것이 일상화되면서, 무료 신문들은 직격탄을 받게 되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유료 일간지와 무료 신문과의 업종내 경쟁이 이제는 무료신문의 경쟁 대상이 스마트폰으로 이업종간의 경쟁이 되었고, 무시무시한 경쟁자의 출현으로 무료 신문은 상당한 어려움이 겪고 있는 것이다.

고객의 시간 점유율 싸음(게임)에 대한 가상적 사례를 들어보기로 하겠다. A 라는 가족은 첫째 아들의 생일날을 축하하기 위해 7월 12일 가족끼리 한우 구이 전문점에서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이 갑자기 아빠에게 7월 12일 프로야구 경기장에 가자고 한다. 그래서 아빠는 한우전문점에서 점심을 하는 대신 (프로야구 경기 예매를 한 후) 7월 12일 12시에 근처 치킨 브랜드를 방문해서 치킨 세트를 구매하고, 1시 30분에는 야구장 근처 편의점에 방문해서 도시락과 음료수를 구매하여 야구장에 입장하게 되었다. 고객의 이러한 시간 점유율 게임에서 한우 구이 전문점은 치킨이라는 동일 외식업종과의 게임에서, 편의점과 야구장이라는 외식과는 다른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업종과의 게임에서 지게 된 것이다. 반면, 치킨 브랜드와 편의점은 프로야구 이용이라는 고객의 시간에서 고객의 선택을 받게 된 업종이 되었다. 이와 같이 외식을 창업하여 운영하는 나는 내가 원하던 원하지 않든 상관없이, “내 브랜드를 이용하는 고객의 시간 점유의 경쟁” 이라는 싸움의 판에서 같은 업종 뿐만 아니라 외식과는 다른 업중과의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시장과 고객은 나에게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는 대안을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결코 실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다. 시장과 고객은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브랜드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외식 브랜드가 출시하고, 시장에서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았던 외식 브랜드들이 시장에서 없어지는 있는 치열한 외식 시장에서 고객들이 내 점포(브랜드) 가치를 인정하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내 점포가 시장에서 생존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결정될 수 있다.

시장과 고객은 항상 변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10년 동안 무엇이 바뀔 것인지를 물어보지 말고, 무엇이 바뀌지 않을 것인지를 물어 보라“고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얘기했듯이 시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가 알든 모르든) 계속 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모바일 시장이 세상을 바꾸고 있는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환경, 고객의 변화는 이제는 내가 속해 있는 업종에만 시장 과 고객의 변화를 관찰하여 내 비즈니스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것이다.

내 주변에 일어나는 익숙한 것부터 관찰하라 : 외식 V 브랜드 사례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익숙한 고객 행동에 대한 다른 관점에서 관찰을 하여 고객이 보다 많이 방문하게 하도록 하는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을 세울 수 있었던 외식업체의 사례 한 가지를 소개한다. 패밀리 레스토랑 V 브랜드는 매년 방문 고객을 대상으로 불만을 조사한다. 이 조사에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항목은 ‘샐러드바에 먹을 것이 없다’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 봐야 하는 것은 V 브랜드 한 점포에서 운영하고 있는 평균 샐러드는 80∼100가지 정도로 매우 많다는 점이다.

샐러드바의 변화를 위해 V 브랜드는 계절별로 매년 4번 정도 신메뉴를 출시한다. 이것이 현실(fact)이다. 하지만 고객은 ‘먹을 것이 없다’고 인식(perception)하고 있는 것이다. ‘현실과 인식의 차이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이것은 V 브랜드의 중요한 해결 과제였다. 이같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케팅팀에 근무하는 한 실무자가 고객의 행동을 유심하게 관찰하였다. 그 직원은 압구정에 있는 직영 점포에서 약 2일 동안 고객의 입장부터 퇴장까지 그 고객들의 행동을 세밀하게 관찰했다. 그리고 매우 중요한 결과 두 가지를 얻었다.

하나는 고객들이 실제로 이용하는 메뉴 수는 20% 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V 브랜드 점포에 그 직원이 관찰해 본 결과 고객들은 보통 샐러드바를 3.5회 이용했다. 그리고 한번 이용할 때마다 6개 정도의 메뉴를 접시에 담는데, 평균 1∼2개 정도는 동일 메뉴를 담았다. 그렇다면 ‘6회 × 3.5회 = 약 20개’, 즉 고객 한명이 평균 20개의 메뉴를 먹는 것으로 추산됐다. 그런데 이중 한 접시당 1.5개 정도는 동일한 메뉴라고 가정하면, 6회 × 3.5회 × 4.5 / 6 메뉴 = 약 16개의 샐러드 바 메뉴를 먹게 된다.

전체 샐러드바 메뉴가 80개 정도 된다고 가정하면, 한 고객이 실제로 먹는 메뉴는 20% 정도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하지만 고객들은 정작 ‘V 브랜드에 오면 먹을 메뉴가 없다’고 얘기한다는 것에 이 직원은 의문을 가지고 이 의문을 풀고자 또 다른 관찰을 하였다.

두번째, 메뉴 다양성라는 개념에서 고객의 숨은 니즈를 발견할 수 있었다. 고객이 메뉴가 다양하다고 느끼기 위해서는 3가지 중의 최소한 한가지 이상의 속성이 인식할 때 생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첫째, 다른 레스토랑에서 볼 수 없는 특이한 메뉴가 있는 경우. 둘째, 새로운 메뉴가 눈에 보일 때. 셋째, 내가 좋아해서 손이 많이 가는 메뉴가 있을 경우 메뉴가 다양하다고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관찰 결과에 따라 그 직원은 이렇게 판단했다. “계절마다 신메뉴를 출시하는 것 보다 80~100개 메뉴를 가지고 고객들이 ‘조합’해서 자주 먹을 수 있게 한다면, 고객들 스스로가 하는 것이 ‘좋아하는 메뉴가 많구나’라고 느낄 것이다”

결국 V 브랜드는 ‘먹을 메뉴가 많지 않다’라는 고객의 부정적 인식을 해결할 수 있는 단서를 마케팅 담당 실무 직원의 주의 깊은 관찰을 통해 찾아내게 되었다. 그리고 이같은 관찰 결과로 2009년 V 브랜드의 마케팅 캠페인 컨셉인 ‘내가 만드는 맛있는 스토리, 00’라는 캠페인 슬로건이 탄생됐다.

 이와 같이, 익숙한 현상을 “그거 당연한거 아냐?‘ 라고 쉽게 생각하는 자세를 이제는 관점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익숙한 고객의 행동함에도 변화하는 시장의 모습과 고객들 스스로도 잘 모르는 숨겨져 있는 니즈를 관찰하고 발견하려고 노력하는 마음가짐이 항상 변화하고 있는 시장과 그 처절한 경쟁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는 기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