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다 다른데~ 같은 것을 배우며, 같은 길을 가게 하나요.♪ ♬’

 

 

가수 이승기의 ‘음악시간’이라는 노래 가사의 일부분이다. 이번 6.4 지방 선거의 결과로 수도권(서울·경기·인천)의 교육감이 모두 진보진영에서 선출된 것을 넘어 전국 시·도 교육감 17명 중 소위 진보교육감으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13명이나 선출된 것이 눈길을 끌고 있다. 선출된 13 인의 진보교육감들이 주장하는 교육 정책은 가수 이승기의 ‘음악시간’에 나오는 노랫말처럼 권내 학교 중에 혁신학교지정, 선행학습 금지, 창의력을 키우는 공감교육 실시, 일제고사 폐지 및 한 줄 세우기식 시험제도 줄이기, 교육현장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철폐, 사교육 줄이기, 외고·과학고로 대표되는 특목고 폐지 또는 숫자 줄이기, 학교폭력 예방 및 스마트폰 중독학생 예방과 치료, 학생인권신장 및 교권확립 등으로 학생들의 개성을 발현하고 학생들 개인을 존중하는 것을 교육 정책의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 중 혁신학교는 2009년부터 교육계에서는 큰 화두로 자리 잡고 있는 개념이지만, 교육에 관심이 많은 어머니들도 정확히 혁신학교가 어떤 곳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경기도

 

혁신학교는 2009년 진보성향으로 분류되던 김상곤 전(前)경기도교육감의 취임과 함께 경기도에서 처음 실시되었던 새로운 형태의 학교교육으로, 2010년 6.2 지방선거에서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대거 당선되면서 그들의 주요공약이었던 무상급식 문제와 함께 이슈화 되었으며, 2014년 6.4 지방선거의 교육감 선거에서도 쟁점화 된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형태의 교육을 시행하는 학교를 말한다. 이러한 혁신학교는 일본 동경대학교의 사토 마나부 교수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시험적으로 운영되었던, ‘배움의 공동체’를 모티브로 한다고 한다. ‘배움의 공동체’란 기존의 학교교육과 달리 학교를 선생님과 학생들이 서로 소통을 통해 이해하고, 배우고, 돌보는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자는 운동이다. 이를 모티브로 하기에 혁신학교도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기존의 ‘한줄세우기’식 교육이 아닌 학습자가 중심이 되어 학습자들의 자유롭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자발적인 소통에 임해 구성원들이 공동으로 ‘창의적인 배움’을 실천하는 것을 교육의 목표로 두고 있으며, 또한 공동체 내부의 구성원들이 소통을 통해 집단지성을 조직화하여 공동체 구성원들의 공동성장을 도모할 것을 교육의 핵심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학교는 보통 한 학급당 25명 이하의 학생을 편성하며, 선생님과 학생들의 소통을 장려하고 선생님들이 수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행정 잡무를 줄이기 위한 행정보조와 학생들의 공동 학습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학습보조를 두고 있는 곳도 있다고 한다.

 

경기도 교육청에 따르면, 한 혁신학교당 1억의 보조금이 지급되는데, 이러한 보조금 지급은 혁신학교로 지정되지 않은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이, 혁신학교에 대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으며, 더 나아가 경기도에선 4년마다 혁신학교 재지정 심사를 하는 데, 이렇게 되면 혁신학교였다가 4년뒤 심사에서 혁신학교로 재지정이 안 될 경우, 혁신학교에 겨우 적응한 선생님들이 다시 예전의 교육과 마찰을 겪을 가능성이 생길 수 있으며, 설사 선생님들이 혁신학교 교육을 고수하려고 하더라도 이제껏 받아왔던 1억의 보조금 없이도 계속 혁신학교의 운영방침을 따를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혁신학교의 보조금 측면에서 볼 때, 인천의 경우 유정복 인천시장이 수능위주의 교육을 교육공약으로 내세웠으나, 인천의 이재정교육감은 혁신학교와 같은 소위 진보교육에 대한 기치를 높이 세우고 있어 인천시의 혁신학교에 대한 보조금 지원에 대한 방향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태이다. 또, 혁신학교는 중·고등학교보다는 초등학교에서 성공사례가 더 많이 나오고 있다. 위의 인천시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중·고등학교에서는 당면한 입시교육으로 인해 혁신학교 제도가 큰 힘을 못쓰고 있고,  아직까지 중·고등학교 차원에서의 혁신학교에 대한 논의는 뾰족한 방도를 못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 분석이다.

 

하지만 이러한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봤을 때, 혁신학교와 같은 새로운 학교모형은 하나의 트렌드화 된 것 처럼 보인다. 미국의 ‘인센셜 스쿨연합(CES)’, 일본의 ‘배움의 공동체’, 독일의 ‘헬레네랑 학교’, 프랑스의 ‘프레네 학교’처럼 전 세계적으로 혁신학교와 비슷한 학교들이 많다. 혁신학교와 같은 새로운 학교에 대한 각 국의 사례가 다양하기 때문에, 이때까지 각 국가가 분석해온 결과를 참고하여  우리의 혁신학교  제도에도 많은 보완을 할 수 있으리라 전망된다. 아직까지는 한국 교육현실에서 생소하기만 한 혁신학교.  '단기적으로 보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장기적으로 사회는 계속 발전한다'는 장하준 교수의 말처럼 혁신학교 제도가 한국의 교육제도에 단기적으로는 힘들어보여도 장기적으로는 성공적인 학교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을 지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