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상품 중에서 먼저 선도(Forward)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선도란 미래 특정시점에 일정한 자산을 정해진 가격에 사거나 팔기로 한 계약을 말합니다. 여기서 미래 특정시점을 '만기', 일정한 자산을 '기초자산', 정해진 가격을 '선도가격'이라 합니다. 예를 들어 금괴(1kg) 하나를 1년 뒤에 누군가로부터 1,000만원에 사기로 약정했다면 이는 선도 매입거래를 한 것입니다. 이 경우에 만기는 1년, 기초자산은 금괴, 선도가격은 1,000만원이 됩니다.

선도거래는 대체 왜 하는 걸까요? 금괴를 보유한 사람은 미래에 금괴 가격의 하락을 염려합니다. 만약 만기시점까지 금괴를 계속 보유하면서도 가격 하락에 대한 위험을 없애고 싶다면 선도거래가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시점에 선도매도계약을 체결하면 그 이후에 어떻게 가격이 변동하든지 상관없이 만기 때 선도가격으로 금괴를 팔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향후에 금괴를 보유하고자 하는 사람은 금괴 가격의 상승을 우려할 텐데, 이 경우에도 선도매입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만기시점에 금괴 매입가격을 고정시킬 수 있습니다. 즉, 선도를 이용하여 거래자들은 미래시점의 자산 매매가격을 확정시켜 가격변동위험을 회피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래 자산가격의 변동방향을 예상하여 매매차익을 목적으로도 선도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금괴 가격의 상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선도매입계약을 체결하여 만기시점의 금괴가격과 선도가격과의 차이를 이익으로 기대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선도가격은 어떠한 원리로 결정되는 것일까요? 우리가 자산의 매입가격을 현재시점에 확정시키면서 만기에 그 자산을 보유하는 방법은 다음의 두 가지를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1) 이자율 r%로 돈을 빌려서 현재 [S_{0}]원에 자산을 매입한 다음, 만기시점까지 보유하는 방법

2) 선도매입계약을 체결한 후, 만기시점에 선도가격 F원을 지급하고 자산을 받는 방법

첫 번째 방법에서는 만기시점에 가격이 [S_{T}]원인 자산을 보유하게 되지만, 빌린 돈의 원리금을 갚아야 되므로 [S_{0}(1+r)^{T}]원이 지출됩니다. 따라서 포지션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S_{T}-S_{0}(1+r)^{T}]

두 번째 방법에서는 선도계약에 따라 만기시점에 가격이 [S_{T}]원인 자산을 받는 대신 F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포지션의 가치를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습니다.

[S_{T}-F]

첫 번째 방법과 두 번째 방법으로 얻게 되는 포지션의 가치는 원칙적으로 서로 같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둘 중에 가치가 더 높은 방법만을 택하게 될 것이고, 나아가 적극적으로 이 기회를 활용하여 수익을 얻으려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이를 차익거래라 하는데 조금 후에 살펴보겠습니다.) 두 포지션의 가치가 같음을 수식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S_{T}-S_{0}(1+r)^{T}=S_{T}-F]

여기서 양변의 [S_{T}]를 제거하고 F에 대한 식으로 바꿔주면 다음과 같이 됩니다.

[F=S_{0}(1+r)^{T}]

이 식으로부터 선도가격이 어떻게 결정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즉, 현재 자산의 가격에다가 만기까지 자산을 보유하는 데 따른 비용을 더해주면 바로 선도가격이 됩니다. 예를 들면 현재 금괴의 가격이 909.09만원이고 이자율이 10%라면 1년 만기 선도가격은 909.09만원×(1+0.1) = 1,000만원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대로 만약 이 식이 불일치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예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현재 시장에서 금괴 가격이 909.09만원이고 이자율은 10%입니다. 그런데 1년 만기 선도가격은 1,100만원으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것을 확인한 저는 재빨리 선도를 매도함과 동시에 은행에서 돈을 빌려 금괴를 매입합니다. 이제 1년 후 만기가 되었을 때, 선도계약에 따라 금괴를 주고 1,100만원을 받습니다. 그리고 그 돈으로 은행에서 빌린 돈의 원리금 909.09만원×(1+0.1) = 1,000만원을 갚습니다. 결과적으로 저는 100만원의 이익을 얻게 됩니다. 아무런 제 돈을 들이지 않고, 어떠한 위험도 없이 이익을 얻게 된 것이지요.

반대로 선도가격이 1,000만원 미만일 경우에도 이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다른 조건은 같은 상황에서 선도가격이 900만원이라면 선도를 매입함과 동시에 금괴를 빌려다가 909.09만원에 팔고 그 돈을 은행에 예금합니다. 1년 후 만기시점에서 예금된 돈의 원리금 1,000만원을 찾고, 선도계약에 따라 900만원에 금괴를 양도받은 다음, 금괴는 빌려준 사람에게 돌려줍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후에 결과적으로 100만원의 이익이 남게 됩니다.(물론 금괴를 빌리는 데 따른 약간의 비용은 들겠지요.)

손쉽게 돈 벌 수 있는 방법을 투자자들은 놓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따라서 효율적인 시장에서는 차익거래 기회가 생겨도 순식간에 사라져 버립니다. 이것이 [F=S_{0}(1+r)^{T}]가 성립하게 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