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시아가 서양 은퇴자들의 꿈의 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미국 경제방송 CNBC는 “많은 서양인이 은퇴 후 낮은 생활비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는 동남아시아로 몰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노후생활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은퇴를 앞두고 있거나 은퇴한 사람들에게 인생 2막의 황혼기를 어떻게 보낼 것인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영국인인 레스와 샐리 페이지 부부 역시 은퇴 후 삶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었으나 단 한 번도 아시아로 이민을 가 살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5년 전 태국의 코사무이섬을 여행한 뒤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올해로 59살인 샐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태국의 날씨와 기후는 살기 매우 좋다”며 “게다가 다양한 활동 거리가 있고 느린 듯 심플한 라이프를 즐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무엇보다 생활비가 적게 들어 영국에서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퀄리티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태국이 지방세가 없고 전기세와 수도세가 싼 점도 강점으로 꼽혔다.

페이지 부부는 현재 수영장이 딸린 방 3개짜리 빌라에서 살고 있다. 식사는 대부분 밖에서 한다. 외식비와 수영장 유지비까지 포함한 이들의 한 달 생활비는 1500파운드(약 260만원)이다. 샐리는 “만약 원한다면 일주일에 100파운드(약 17만원)로도 충분히 살 수 있다”고 전했다.

그렇다고 태국의 모든 점이 좋은 것은 아니다. 페이지 부부는 태국에서 살면서 가장 걱정스러운 부분으로 치안문제를 꼽았다. 레스는 “태국에서 운전하기는 매우 끔찍하다”며 “많은 사람이 음주운전을 아무렇지 않게 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좀처럼 경찰을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국은 장점이 훨씬 더 많은 곳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CNBC는 “최근 페이지 부부처럼 인생의 황혼기를 아시아에서 보내기 원하는 이민자들이 빠른 속도로 급증하고 있다”며 “그중에서도 태국과 싱가포르가 가장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지난 2011년 태국의 은퇴 비자를 신청한 영국, 미국, 독일 은퇴자들의 수가 3만5000명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올해 연말이면 이들의 숫자가 4만5000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zp8497586r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