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자 끝까지 챙기는 포스코 재취업 지원 제도

평균 수명 100세가 화두인 요즘, 은퇴 당사자들은 앞으로 30~40년 더 살아야 할 세월이 무겁기만 하다. 이들에게 절실한 건, 길게 남은 인생을 안정적으로 가치 있게 영위해갈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일’이다. 은퇴자 일자리 제공은 개인의 건강한 인생 2막뿐 아니라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값진 투자다. 포스코는 직원들이 ‘행복한 정년퇴직’을 맞도록 퇴직자들의 재취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그들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젊은 날 떡 벌어진 어깨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힘겹게 버티고 선 초라한 어깨만 남았다. 퇴직과 나이라는 무게를 동시에 짊어진 어깨. 바로 50대 이상 한국 은퇴자, 할 일이 없어 더 쓸쓸한 ‘올드보이’의 자화상이다. 그러나 여기, 은퇴가 두렵지 않은 이들이 있다. 왜냐고? 정년퇴직한 직원들의 인생 2막을 열어주는 ‘보험’ 같은 든든한 회사가 있어서란다.

회사가 직원들의 인생 2막을 책임진다? 그런 회사가 있다면 가히 ‘신의 직장’이라고도 할 수 있지 않을까. 2005년 고령화사회(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총인구의 7% 이상)에 진입한 한국은 2018년이면 고령사회(노인인구 14%), 2026년이면 초고령사회(노인인구 20%)가 된다. 지금도 ‘건강한 시니어들’이 넘쳐나는데 앞으론 정말 큰일이다.

세계에서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대한민국의 미래상을 거듭 확인할 수밖에 없는 현실 속에서 이제는 인생 2막을 기약할 수 없는 상황. 그런데 기업이 나서서 주옥같은 퇴직 직원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그들의 기술과 경험을 회사의 인력 자원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포스코 얘기다. 그동안 배운 기술과 경험을 살려 퇴직한 뒤에도 자신이 평생 일한 직장에 다시 취업, 회사 해외진출의 첨병으로 활약하고 있는 서창엽 씨도 포스코의 재취업 프로그램이 있었기에 ‘행복한 정년퇴직’이 가능했다.

 

정년퇴직 직원 사내 재채용

포스코는 퇴직자의 제2인생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에서 진행되는 투자 사업에 서창엽 씨와 같이 숙련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퇴직자들을 적극적으로 ‘재채용’한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멕시코, 터키 등 글로벌 생산기지가 건설되면서 가장 필요한 자원이 바로 현장경험이 풍부한 인력. 현지 인재 채용이 힘들다 보니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되는데 이를 해결하고, 퇴직자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재채용이다.

재교육을 하지 않고 바로 해외 현장에 투입할 수 있어 비용이 절감되는 장점이 있다. 포스코는 기술을 보유한 정년퇴직 직원 재채용을 통해 글로벌 생산기지에서의 현장 조업활동을 조기에 정착시키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코의 정년퇴직자 연도별 재채용 인원 현황에 따르면 2010년 448명, 2011년 540명, 2012년 699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정년퇴직자 중기 재취업 지원

포스코는 또 퇴직자들의 중소기업 재취업도 지원한다. 전직 포스코 직원 모임인 포스코동우회와 포스코는 퇴직자를 대상으로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재취업 지원 방안은 포스코 계열사와 고객사·공급사를 비롯해 협력관계에 있는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여 동반성장의 시너지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이를 위해 포스코는 포스코동우회와 함께 고객사 및 공급사를 대상으로 채용 수요를 조사해 포스코 정년퇴직자에게 구직 신청을 받아 재취업을 주선한다.

특히 포스코동우회는 2011년 7월 문을 연 전문인력 지원 포털시스템(http://together.posco.co.kr)을 통해 재취업과 관련된 컨설팅 지원업무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2012년 6월 기준, 31명의 퇴직자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포스코 관련 중소기업에 재취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전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느끼는 중소기업은 경험 많은 전문인력을 채용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며 퇴직자들은 제2의 인생 비전 설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동우회는 포스코 관계사들과 채용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는 중소기업과 교류를 통해 포스코 퇴직 예정자들에게 취업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앞서 포스코는 퇴직자들의 원활한 재취업 지원을 위해 2011년 5월 중소기업중앙회, 6월 전국경제인연합회, 8월 한국무역협회와 각각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포스코의 지난해 퇴직자 재취업률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장에 돌아온 노장 직원들 역시 금전적 보상에 더해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다는 자부심과 활력을 얻을 수 있어 조직과 개인 모두에게 ‘윈윈’이란 평가다.

포스코는 “숙련된 기술을 가진 퇴직자는 새로운 투자 사업 시 발생되는 여러 문제에 대처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경험이 풍부해 후배 직원들에 많은 노하우를 전수해줌으로써 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데 아주 큰 역할을 한다”며 “전문인력 확보가 어려운 중소기업에도 재취업을 지원해 동반성장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2차 대전 후 제대군인의 취업지원을 위해 실시한 상담 서비스가 1960년대 불황 때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1980년 구조조정을 겪은 대기업 대부분에서 시행됐다. 기업과 계약한 전직지원 컨설팅 회사가 실무를 담당한다.

유럽연합(EU)은 회원국이 출자한 기금을 활용해 퇴직자 전직지원 서비스를 한다. 일본은 종신고용이 어려워진 1990년대에 퇴직 3년 전 직업훈련 방식으로 전직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국내 기업들도 퇴직자에게 체계적인 전직교육을 제공하고 일자리를 연결해줘야 직원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