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준비 결코 어렵지 않다. 현재 나이가 몇 살이든 우선 시작을 하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현 상황을 알기위한 재무 설계 과정이 먼저 이뤄져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매월 적립금액을 책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수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낮다면 지출을 줄이면 된다.

#1. 주부 정현미(가명, 49세) 씨는 요즘 은퇴 준비에 푹 빠졌다. 20여 년 전 결혼과 동시에 부부의 이름으로 각각 만들었던 적금을 최근 찾으면서 목돈 굴리기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가입했던 상품이 월복리 구조라 이자 수익도 기대이상으로 높았다. 정 씨는 자동이체를 통한 꾸준한 적금을 목돈마련의 비결로 내세운다. 최근에는 금융사에서 진행하는 은퇴나 자산관리 관련 세미나에 참석해 열심히 지식을 쌓고 있다.

#2. 주부 이미선(가명, 51세) 씨는 신문이나 잡지를 통해 은퇴자금에 대한 기사를 접하게 되면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진다. 늦은 결혼으로 이제 첫째가 수능시험을 마친 터라 앞으로 들어갈 자금이 많기 때문이다. 아무리 계산기를 두드려도 은퇴자금을 모으기 위한 여유자금은 나오지 않는다. 따라서 목돈이 생기면 그때그때 단기 운용을 목적으로 투자 상품을 알아본다. 3년 이상 투자를 위해 펀드에 가입을 해도 1년도 못 채우고 중도에 환매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100세 시대’, ‘은퇴 자금’, ‘노후준비’. 요즘 방송이나 신문 등을 통해 귀가 따갑도록 듣는 말이다. 이에 100살이라는 단어가 피부에 와 닿지는 않지만 수명이 길어진 것에 대해 적잖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라면 이미 많은 이들이 계획적으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을 듯하다. 최근 2주간 노후준비를 하고 있는 지 만나는 사람마다 물어봤다.

20~50대까지 연령대별로 각 다섯 명에게 물었을 때, 20대는 ‘취직을 위한 투자’가, 미혼 30대는 ‘결혼자금’이, 기혼 30대는 ‘대출 상환과 주택 마련’이 우선이라고 답했다. 40대는 ‘아이 교육과 주택 마련을 위한 자금을 빼고 나면 생활비도 부족하다’고 응답에 다수였으며, 50대는 중에는 ‘노후준비하기에는 늦지 않았나’라고 응수한 분도 있었다. 물론 이중에는 부부별로 개인연금을 매달 50만원 이상씩 붓는 이도 있다. 하지만 이는 전체의 2~3% 수준으로 아주 미미했다.

목적에 따라 투자기간 설정

노후준비에 대한 현주소는 앞서 살펴본 두 주부의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50대 전후라는 비슷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노후준비에 있어서는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정현미 씨의 경우 20년 넘게 유지해온 적금을 통해 목돈이 마련된 상황에서 은퇴자금에 대한 관심도 높은 반면 이미선 씨는 은퇴준비에 대한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과도한 지출을 이유로 은퇴 준비를 시작도 못했다.

그렇다면 이 씨는 수입이 늘어나면 노후준비를 시작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아니라고 말한다. 일반적으로 수입에 비례해 지출이 증가하므로 많이 벌면 벌수록 더 많이 쓰게 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노후준비의 시작은 얼마를 버느냐가 아니라 쓰느냐에 달려 있다.

이승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선임은 이를 쉽게 ‘카페라떼 효과’에 비유했다. 카페라떼 효과는 친구를 만나거나 점심식사 후 마시는 커피 한잔 값을 아낄 경우 기대 이상의 재산을 축적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로 요즘 커피 한잔 값은 약 4000~5000원 수준이다. 만약 4000원짜리 커피를 한 달 동안 꾸준히 마신다면 월 12만원가량을 커피에 지출하게 되고, 1년이면 지출액은 144만원으로 커진다.

이 비용을 커피를 마시는데 쓰지 않고 30년 간 4% 연복리 상품에 저축한다면 30년 후 8000만원의 목돈을 모을 수 있다. 게다가 커피 가격에 3%의 물가상승률을 반영을 반영해 이 금액대로 저축을 한다면 금액은 1억2000만원으로 4000만원 가량 늘어난다. 이는 소비를 줄여 목돈 마련에 성공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다.

지출을 줄이고 노후준비를 시작하려는 이 씨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재무 설계다. 재무 설계를 통해 현재 자산 및 부채 수준과 정기 지출 내용 등을 토대로 매월 적립금액을 책정해야 한다. 만약 재무설계가 어렵다면 금융기관에서 제공하는 시뮬레이션을 통해 알아보는 방법도 있다.

현재 우리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는 홈페이지에서 관련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이중 우리투자증권은 홈페이지 상단메뉴에서 ‘100세시대’를 클릭 한 후 좌측 메뉴에서 ‘100세시대 자산관리’를 찾아 준비지수를 누르면 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골든라이프연구센터’에서도 ‘KB골든라이프 노후설계시스템’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효과적인 자금운용을 위해서는 목적자금별로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정희 우리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담당자는 “목표 정립 없이 바로 실행에 들어갈 경우 자금운용에 실패할 확률이 높다”며, “목적자금별로 목표수익률과 기간을 설정하는 것이 투자의 정석”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렇게 목적자금별로 운영할 경우 현금흐름을 원활하게 할 수 있어 결혼이나 전・월세자금 등 갑작스레 발생하는 일에 빠른 대응은 물론 장기투자도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재무설계가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인 투사 상품 선택에 들어가야 한다. 안정형과 공격형 등 자신의 투자 유형에 따라 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원한다면 주식형보다는 채권형펀드가 적합하며, ‘동양 High Plus 증권투자신탁1호(채권)A’, ‘하나UBS인Best연금증권투자신탁(제1호)[채권]’, ‘우리100세시대4050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제1호[채권혼합]C1’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우리100세시대4050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제1호[채권혼합]C1’와 ‘우리100세시대5060증권전환형자투자신탁제1호[채권]C1’는 연령대별로 다양한 자산배분의 선택이 가능하며, 펀드간 자유로운 전환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채권, 보험, 신탁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노후준비를 할 수 있다. 반면 적극적인 수익 창출을 원한다면 채권이나 보험 보다는 주식형펀드와 ELS, DLS를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정한 비율로 월 저축액 늘려가야 효과적

노후준비에 있어 많은 적립금 확보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를 위해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정률저축 방법을 활용하라고 말한다. 정률정축이란 자신의 소득대비 일정한 비율을 일시금 준비에 할애하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소득 증가와 함께 저축액도 늘어나 자연스럽게 증액저축으로 이어진다.

연봉이 2400만원으로 시작해 매년 5%씩 증가한다고 가정할 경우 연복리 4%로 연봉의 10%씩 20년간 정률 저축이 가능하다. 이때 정률저축은 연봉상승과 함께 증액저축 효과가 더해져 1억1000만원 이상의 목돈을 모을 수 있는 반면 단순히 매달 20만원씩 정액저축을 하면 20년 동안 7360만원 정도만 확보할 수 있다.

급여이체와 자동이체 등을 통해 자동 저축과 자동 재배분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효과적인 노후준비 방법 중 하나다. 특히 자신의 투자 성향에 맞춰 현금, 채권, 주식 등 비중이 자동 조절되는 시스템까지 구축하면 더욱 좋다.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변액상품은 자동재배분 시스템을 활용해 운영되고 있는 대표 상품이다.

자동재배분 기능은 펀드매니저가 시장상황에 따라 펀드비율을 자동으로 변경하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기간에 따라 고객이 정한 펀드비율로 자동으로 환원되는 원리다. 가입시점에서 주식에 50%, 채권에 50% 비율로 10000원을 각각 투자했다고 가정해보자. 6개월 후 주식이 많이 올라 주식에 투자한 10000원은 15000원이, 채권은 11000원이 됐다. 자동재배분시스템은 이를 기존 기준인 50 대 50 비율을 맞추기 위해 주식에서 2000원을 환매해 채권에 자동으로 투입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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