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와 행복을 접목, 참 행복에 이르는 법을 연구하고 행복한 노후를 준비하는 방법 등에 대해 활발한 강의를 펼치고 있는 오종남 서울대 SPARC 주임교수. 그는 ‘남과 비교하지 말라’는 세간의 가르침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정말 행복해지는 비결은 ‘비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단, 목 디스크를 조심하라는 재미있는 당부를 남겼다.

비교할 때 사람들은 통상 위만 쳐다보기 때문이란다. 오 교수는 행복할 수 있는 첫 번째 방법으로 “나보다 나은 사람만 보지 말고 전후좌우를 살펴 나만큼 힘든 사람을 발견하라”고 말했다. 이어 “목이 피곤하면 잠시 아래를 내려다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송원제 기자)

나보다 어려운 사람들이 적지 않음을 알게 된다”며 행복에 이르는 두 번째 방법을 제시했다. 그가 행복론에 구체적으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2002년 한국인 최초 통계청장으로 근무하면서부터다.

생명표와 신생아 출산 통계를 들여다 볼 기회가 생겼는데 저출산 고령화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게 된 것. 인식 전환의 필요성을 역설하다가 2004년 9월 미국 워싱턴DC에서 IMF상임이사로 근무 시절, 한인 동포 대상의 ‘오종남의 행복 이야기’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행복 전도사로서 본격적인 길을 걷게 됐다, 그리고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는데 보탬이 되고자 <은퇴 후 30년을 준비하라>는 책도 냈다.

최근 일본의 한 경제신문에서 ‘고령화 되는 한국의 자존심, 어디로 가야 하나’란 기사가 났다. 환갑 이후 30년을 더 산다고 봤을 때 쓸 데 없는 자존심만 세우다가는 나머지 인생을 살아나갈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

오 교수는 “무역업을 하던 사람이 퇴직 후에도 동급의 일을 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일을 계속 하고 싶다면 아파트 경비원이나 택시기사도 할 수 있는 자세가 돼야 한다”며 “자기 자신을 바꾸지 않으면 행복한 인생 2막을 펼쳐나갈 수 없다”고 말했다.

‘은퇴(retirement)’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이제까지 달려온 길을 달리 가기 위해 타이어를 바꿔 끼는 것이라고 했다. 덧붙여 삶의 보람은 계속 일하는 즐거움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