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중정상회담에서 원-위안(元) 직거래시장 개설,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등 한중 양국간 금융통화협력이 가속 페달을 밟음에 따라 선제적 대응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대경제연구원은 6일 ‘경제주평’을 통해 향후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가 빠르게 진전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최근 전세계 무역·금융 결제 및 지급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세계 2위, 7위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 통화 스와프와 위안화 역외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등 중국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노력이 가속화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 중국 위안화는 통화의 기능별, 용도별, 지역별 등 3가지 기준으로 볼 때, ‘2단계 진입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통화국제화 여건을 바탕으로 위안화 국제화 수준을 판단할 경우 위안화는 미 달러 대비 약 29~40%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보고서는 평가했다. 일본 엔화와 대한민국 원화의 국제화 수준은 미 달러 대비 각각 46.1~46.8%, 15.9~32.7%로 나타났다. 위안화의 국제화 수준은 엔화 보다는 낮지만 원화 보다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한중일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국제화에 대비해 5대 시사점을 제시했다. 첫째 위안화 수요 증가로 원화의 상대적 지위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국내 외환시장 충격 시뮬레이션 가동을 통해 사전적으로 검토 및 대응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둘째는 원화 국제화 전략에 대한 전면적이고 중장기적인 로드맵을 강구해야 하며, 셋째는 한·중 FTA 협상에서 국내에서 위안화 수요 증대를 감안한 양국간 금융및 산업별 협력관계 재구축을 사전에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넷째는 통화스와프 활용,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 등 기회를 활용해야 하며, 다섯째, 향후 중국 금융시장 개방화에 맞춰 대(對)중국진출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위안화의 국제화 수준에 대한 현대경제연구원의 평가가 눈길을 끈다.첫째, 최근 중국의 경제 규모는 일본의 국제화시기보다 3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세계 GDP 중 중국의 비중은 위안화 국제화가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연평균 약 17%씩 증가했으며, 세계수출 비중도 이기간 동안 연평균 16.4%씩 늘어났다는 것이다. 이는 일본의 엔화국제화가 본격화된 1980년부터 1985년 사이 세계에서 일본의 GDP와 수출 비중이 각각 연평균 5.0%, 6.3% 증가한 것보다 약 3배 빠른 성장세다.

둘째, 물가 및 환율변동성은 점차 안정화 되나, 환율제도의 시장화 수준은 미흡한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일본과 비교해 중국의 물가와 환율은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다만, 환율은 중국이 2005년 이래로 관리변동환율제를 고수하고 있어 1973년 완전변동환율제로 전환된 일본보다 시장화 수준이 낮은 단계에 머물고 있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셋째, 무역결제 비중은 일본의 엔화 국제화시기(1980~1985년)보다 약 48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일본의 엔화 국제화시기와 비교해 총수출 가운데 위안화 무역결제 비중은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FTA 체결, 통화 스왑 등 확대로 향후 위안화 수요 확대 여건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2009~2013년까지 중국의 무역결제 비중 평균은 5.8%로 일본의 엔화 국제화 시기인 1980~1985년 기간중 엔화를 통한 무역결제 비중 평균 19.6%의 3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일본은 5년간 연평균 8% 증가에 그쳤으나, 중국은 연평균 약 385%나 폭증하는 등 무역결제 증가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넷째, 중국 위안화의 자본개방도는 일본 엔화국제화 시기(1995~1999년)의 약 65%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의 자본시장 개방은 2013년 말 현재 67.4%로 미국 288.5%, 일본 193.8%에 비해 각각 23%, 34%에 불과하다. 더욱이 2009년부터 2013년까지의 중국 자본개방도 평균 67%로 과거 일본 국제화시기인 1995년부터 1999년까지 개방도 평균 96.4%의 65%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다섯째, 외환거래 규모는 미미하나, 거래 증가 속도는 일본의 엔화 국제화시기보다 빠르다. 2010~2013년까지 세계 외환시장에서 중국의 일일 거래 비중은 평균 1.5%로 지난 1989~1998년 사이 일본의 엔화 국제화 시기 당시 평균 24.4%의 6%에 불과하다. 하지만 거래 증가 속도는 일본이 연평균 2.4% 감소하는 반면 중국은 34.7%씩 급증하는 등 외환시장에서의 위안화 거래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