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의 상승세가 거침없다. 서 회장의 지분 가치 증가액 추세를 보면 그렇다. 단편적으로 올해 연초 서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2조 7천억 원이었다. 6월 말에는 4조 3000억 원으로 점프했다. 불과 6개월 만에 1조 6000억 원 정도나 되는 주식평가액이 오른 것이다.

서 회장은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 두 종목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보유 주식 모두 연초 대비 6월 말 주가가 뛰면서 주식평가액도 덩달아 증가했다. 아모레G인 경우 올 1월 2일 보통주 종가는 46만 6000원인데, 6월 30일에는 74만 7000원까지 수직상승했다. 이후에도 주가는 상승 해, 7월 4일에는 79만 5000원까지 올랐다. 80만 원까지 근접한 것. 아모레퍼시픽 주가도 연초 1백만 7000원에서 6월 말 152만 4000원으로 치솟았다. 조만간 160만 원대도 거침없이 뚫고 올라갈 기세다. 서 회장은 아모레G와 아모레퍼시픽 주식을 각각 444만 3959주, 62만 6445주를 보유하고 있다. 연초와 6월 말 기준 보유주식 수는 동일하다. 사법처리 등으로 그룹 총수들이 울상 지울 때, 서 회장은 크게 웃어 대조를 보였다.

 ◆KCC 정몽진 회장 2970억 원 올랐고…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 5904억원 내렸다

조사 대상 38개 기업집단 중 연초(1월 2일) 대비 2분기(6월 30일)에 주식 평가액이 오른 그룹 총수는 22명이었다. 나머지 16명은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단순 주식평가액 증감 현황만 놓고 보면 앞서 서경배 회장이 가장 많이 올랐다. 이어 KCC 정몽진 회장이 2971억 원 상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정 회장은 연초 8557억 원에서 6월 말에는 1조 1528억 원으로 1분기에 이어 2분기 때도 1조원 대 주식자산 클럽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정 회장은 유일하게 KCC 주식 종목만 보유중이다. 정 회장의 주식 가치는 연초 45만 8000원에서 6월 말 61만 7000원으로 뛰면서 주식평가액도 덩달아 올랐다.

이어 CJ제일제당 이재현 회장(2898억 원↑), SK 최태원 회장(2582억 원↑), 현대차 정몽구 회장(2393억 원↑) 등도 연초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이 크게 오른 총수 명단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 때문에 울상을 지은 총수도 있었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는 6개월 사이에 5904억 원이나 되는 지분가치가 사라져버렸다. 연초 대비 30.2%나 주식평가액이 쪼그라든 것. 연초 25만 3500원이던 현대중공업 주가는 6월 30일에 17만 7000원까지 미끄러지면서 지분 가치도 하락세를 맴돌았다.

이어 신세계 이명희 회장(2461억 원↓), 한화 김승연 회장(1960억 원↓), 현대백화점 정지선 회장(761억 원↓), OCI 이수영 회장(690억 원↓) 등도 지분 가치가 연초보다 6월 말에 주저앉았다.

 ◆세아 이순형 회장 49.5% 상승했고…동국제강 장세주 회장 44.4% 하락했다

연초 대비 6월 말 주식평가액 증감율에서도 총수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가장 크게 오른 총수는 앞서 서경배 회장으로 57.1%나 폭발 증가했다. 연초 대비 1분기에는 38.6%로 뛰었었는데, 2분기에는 20% 가까이 더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세아 이순형 회장도 연초 대비 49.5%로 크게 올랐다. 연초 1278억 원에서 6월 말 1912억 원으로 633억 원이나 지분 가치가 높아졌다. 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은 939억 원 올라 39.8% 증가했다. KCC 정몽진 회장도 34.7%로 30% 이상 성장했다. 코오롱 이웅열 회장 역시 25.5%(378억 원↑)나 주식평가액 증가율이 뛰었다.

지분 가치 증감율이 크게 감소한 총수 중에는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이 가장 먼저 꼽혔다. 연초 대비 44.4%나 급감했다. 주식 지분 가치가 거의 반토막 가까이 증발해버린 셈이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주식 종목만 갖고 있는데, 연초 1만 2600원 하던 주식이 6월 말에는 7000원까지 떨어졌다. 장 회장에게는 3분기 이후 주가 관리에 비상이 걸린 셈이다.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와 한화 김승연 회장도 각각 30.2%, 30.0% 줄어들었다. 이어 현대 현정은 회장(19.1%↓), 동부 김준기 회장(16.4%↓)도 감소세에 합류하며 체면을 구겼다. 연초 대비 주식평가액으로는 현 회장과 김 회장이 각각 78억 원, 565억 원 가량 줄었다.

◆주식평가액 1위 이건희 회장 11조 원…주식 1조원 클럽 9명에서 10명으로 더 늘어

이번 조사 대상 38개 그룹 총수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 종목은 99개다. 이중 연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식이 오른 곳은 60곳이었고, 나머지는 더 떨어졌다.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 중 증가율이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은 두산건설으로 확인됐다. 이 주식 종목은 연초 1755원에 불과했는데, 6월 말에는 1만 4500원으로 무려 726.2%나 수직 증가했다. 이어 대림산업 계열사인 삼호도 3300원에서 1만 1700원으로 254.5% 고공비행했다. 코오롱글로벌도 3040원에서 9800원으로 222.4% 증가하는 저력을 보였다.

주식 평가액 순으로 올 2분기 주식 부자 1위는 삼성 이건희 회장이었다. 이 회장은 6월 말 기준으로 11조 34억 원으로 그룹 총수 중 최고임을 재입증했다. 이는 연초 10조 8825억 원 보다 1208억 원(1.1%↑) 오른 것이다. 하지만 3월 말 주식 자산 11조 173억 원보다는 139억 원(0.1%↓)로 소폭 하락했다. 이 회장의 경우 11조 원 초반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외에도 주식 자산 1조원 이상 되는 그룹 총수로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6조 8852억 원),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4조 3349억 원), SK 최태원 회장(2조 7600억 원), CJ제일제당(1조 7894억 원), 신세계 이명희 회장(1조 4978억 원),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1조 3660억 원),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1조 2785억 원), LG 구본무 회장(1조 2111억 원), KCC 정몽진 회장(1조 1528억 원) 등이 포함됐다.

한편 38개 기업집단 총수들의 주식 종목을 살펴보면, 올 연초 대비 2분기에 건설, 화학, 식품 등을 지칭하는 설(設)・화(化)・식(食) 종목은 다소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증권을 포함한 금융, 중공업・철강, 유통 등의 금(金)・철(鐵)・통(通) 관련 주식은 다소 하락한 경우가 많아 대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