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변국과의 외교 정책 3대 키워드로  '개방-협력-평화'를 제시했다.

한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61) 중국 국가주석은 4일 오전 서울대학교 관악캠퍼스 글로벌공학교육센터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아시아가 발전하려면 개방과 협력, 평화가 중요하다"며 이같이 3대 키워드를 밝혔다.

시 주석은 중국의 성장이 주변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평화와 협력을 중시하고 주변국으로부터 배우는 나라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30여년간의 빠른 성장으로 각 분야에서 현저한 성과를 이뤘다"며 "중국의 발전을 두고 일각에서는 '매서운 악마'로 표현하는 등 위협이 된다고 예상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옳지 않다"며 재차 주변국과 개방-협력-평화의 원칙을 이행할 것임을 피력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이 함께 평화에 기여하고 아시아 지역에 공헌하는 동반자가 되자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시 주석은 "아시아 각국과 단합해 국제·정치·경제 위협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며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상(FTA)을 연말까지 타결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해서 '친구가 된 뒤 장사를 하자'고 얘기했다"며 "이 같은 ‘선의후리(先義後理)’의 사상은 양국이 나아갈 옳은 관계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양국간 의리의 중요성을 부각시켰다.

시 주석은 "21세기는 협력의 세계로, 중국은 다른 나라의 이익을 희생하는 대가로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지 않겠다"며 "중국은 세계 각국의 공동 발전·번영을 위한 개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강연 내내 대한민국과의 우호관계를 강조했다.

"중국은 한국의 최대 동반자이자 수출입 대상국, 해외 투자 대상국, 해외 유학·여행 목적지"라고 언급한 그는 "한국도 중국의 가장 중요한 무역 투자 대상국 중 하나다. 한중 교역액은 이미 한·미, 한·일, 한·EU 교역액을 합친 규모보다 많다"며 양국간 우호가 각별함을 드러냈다.  특히 지난 2008년 중국 쓰촨 대지진 때 한국의 각계에서 구호지원해 준 사실을 거론하며 "앞으로 기쁨과 의로움을 더 많이 공유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양국 우호관계를 강조하며 최근 집단적 자위권을 추진하겠다고 결정한 일본을 의식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역사상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했을 때마다 중·한 양국은 서로를 도우며 고통을 함께 극복했다"며 "특히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양국 국민들은 전쟁터로 함께 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20세기 상반기에 일본은 한반도를 병참기지로 삼고 중국 국토를 공격하는 등 야만적인 침략을 자행해 양국이 큰 고난을 겪었다"며 "대외전쟁이 가장 치열했을 시절, 양국은 생사를 같이했다"고 한-중 간 특별한 관계를 확인시켰다.

그는 "'별에서 온 그대'를 비롯한 한류 드라마는 중국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사랑했다. 양국 청년들이 서로 배우고 창조하며 중한 친선에 충실한 계승자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편, 시 주석은 이날 강연을 시작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한국어로 인사했고, 강연 말미에는 "대한민국 사랑합니다"라고 말해 참석자들로부터 30여초 동안 기립박수를 받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오후 박대통령과 함께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고, 포럼 직전에는 한국 기업 총수들과  인사하는 VIP 간담회를 가졌다.

VIP 간담회에는 우리 측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두산그룹 회장),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GS그룹 회장), 한덕수 한국무역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김순옥 한국여성경영자총협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구 현대차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김창근 SK 수펙스추구협의회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오영호 코트라 사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신태용 수입협회장, 서병문 비엠금속 대표 등이 참석했다.

중국 측에서는 중국 최대 검색포탈 기업 바이두의 리옌홍 회장,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 세계적인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 기술유한공사의 런정페이 회장, 톈궈리 중국은행 회장, 뉴시밍 중국교통은행 회장, 쓰셴민 중국남방항공 회장, 왕샤오추 차이나텔레콤 회장, 창샤오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난춘후이 정타이그룹 회장, 류자차이 충칭강철 회장, 왕원인 정웨이국제그룹 회장, 한팡밍 TCL그룹 부회장, 위위안보 옌타이 빙룬그룹 회장, 쑨리창 옌타이 장위그룹 회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