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강.. 동강이란 단어만 나오면 난 왠지 설렌다. 왜일까? 왜?

단순히 최고의 비경을 간직한 곳이라서? 동강은 나에게 어떤 의미이기에 ‘동강 동강’ 하면 마음이 설레는지... 그 설렘이 잊혀질까 하여 이번 취재도 평소 친한 지인과 함께했다.

다른 많은 절경을 제쳐두고 동강에 가자고 했다. 동강은 승우여행사의 상품과는 관련 없는 지역이었지만 흔쾌히 가자고 했다. 어떤 이끌림 때문인지.

우리가 간 곳은 동강의 칠족령과 제장나루, 연포마을, 소사마을이다. 동강에 문화 생태 탐방로가 생겼다 하여 찾았다.

동강은 많은 사람이 영월 동강이라 한다. 하지만 동강의 대부분은 정선지역이며 더 멋진 비경을 가진 곳 또한 정선이다. 동강은 아우라지에서 시작해 가수리까지 온 조양강이 끝나면서 시작된다. 정선 가수리에서 영월 하송리까지의 구간을 동강이라 한다.

개인적으로도 정선읍에 갈 때 시간적인 여유가 있다면 꼭 신동사거리에서 고성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동강을 따라 드라이브 삼아 간다. 정말 우리나라 드라이브 코스 중에 가장 좋은 곳이 아닌가 싶다.

칠족령은 백운산 자락에 있다. 한 20여 분간 깔딱고개를 올라가야 만날 수 있는 곳이다. 전망은 역시나 좋다. 물이 350도 물도리를 치며 바세라는 곳을 훑고 지나간다. 칠족령에서 볼 수 있는 풍광이다. 칠족령을 따라 하늘벽 구름다리 쪽으로 뼝대길 트레킹이 시작된다. 돌길이며 약간 위험하다. 한 발 한 발을 조심히 내딛어야 한다.

칠족령이란 말의 어원은 이렇다. 옛날에 제장마을에 사는 선비가 옻을 끓이고 있었는데 기르던 개가 사라져서 찾으러 나섰다고 한다. 다행히 개가 발에 옻을 묻힌 채로 나갔기에 따라갈 수가 있었는데 그 발자국을 따라 올라가보니 기가 막힌 절경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래서 옻 칠자에 발 족자를 써서 칠족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재미있는 유래가 생긴 곳이다.

위험한 길을 가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비경을 가지고 있다. 길을 따라 내려오면 연포마을이 나온다. 연포마을은 조그만 강변마을인데 드라마 ‘선생 김봉두’의 촬영을 하고 난 후 캠핑족들이 많이 온다. 몇 대의 캠핑카가 와서 자리를 잡고 있다.

연포마을에서 소사마을을 연결하는 다리 쪽으로 가니 ‘아, 역시 동강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물빛이 너무 아름다운... 아니 지금 이 시기에만 볼 수 있는 풍광이랄까?

취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뒤로한 채 혼자 강변을 따라 걸어 가봤다. 뼝때(바위절벽)가 반영된 강. 물속의 바위가 마치 거울로 비치고 있듯 나란히 놓여 있는 모습. 물새 두 마리가 서로 같이 오손도손 있다 내 발자국 소리를 듣고 날아갔다. 분명 두 마리였는데 날아가는 모습을 보니 네 마리... 선명한 네 마리의 새가 날아간다. 두 마리는 점점 흐릿해지고 두 마리는 점점 하늘 높이 올라갔다.

너무나도 고요한 동강. 여름 시즌이 오면 이곳에 래프팅 행렬이 줄을 지어서 내려오겠지만 나는 물새와 함께한 지금이 정말 좋다.

동강의 작은 강변마을 이야기를 들으며 눈을 지그시 감아본다.

가는 길] 중앙고속도로 제천 나들목 / 38호선 국도 / 정선 신동사거리에서 좌회전 / 고성삼거리 / 제장나루 방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