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참치가 참치 캔 누적판매량 50억 개를 돌파했다. 지난 1982년 국내 출시 후 32년 만에 이뤄낸 업계 최초의 대기록이다. 동원참치는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1위의 참치 브랜드를 구축해 온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중국과 미국, 아프리카 등 세계 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에는 세계 최대의 참치회사 스타키스트를 인수하는 등 세계 1위 참치캔 제조‧유통회사로의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82년 당시 국내 최초로 동원이 참치캔 제품을 선보였다. [사진=동원F&B 제공]
동원, 1982년 ‘고급식품’으로서의 참치 시장 열어

참치 캔 제품은 국민소득 2000달러 이하인 나라에서는 팔리지 않는 선진국 식품이다. 1982년 당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국민소득 2000달러 시대가 되면 참치 캔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아무도 생각해내지 못한 국내 참치 캔 제품을 개발, 출시에 나섰다.

당시 동원산업은 제품 출시 초기 소비자들의 마인드 포지셔닝(Mind Positioning)의 성패가 향후 마케팅의 성공 여부를 좌우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우선 참치가 고급 어류인 점에 착안해 참치 캔을 ‘고급식품’, ‘선진국형 식품’으로 포지셔닝, 1차 소비자 대상을 중‧상류층으로 선정했다.

이러한 포지셔닝으로 제품의 수요 시장을 확실히 정한 동원은 소비자에게 고급식품의 인식을 확고히 심어 주기 위해 광고에 헬리콥터와 참치잡이어선을 등장시켰다.

또한 동원은 제품 이름도 ‘동원참치 살코기캔’으로 바꿨다. 미디어 광고 이전의 초기 제품명은 ‘동원참치’였으나 우리나라 사람의 식습관이 닭고기보다는 쇠고기를 더 선호하기 때문에 참치의 이미지에 육류 고기의 이미지인 ‘살코기캔’을 덧붙이게 됐던 것.

동원의 모든 임직원은 현장 마케팅을 펼치며 참치캔 판매에 총력을 펼쳤다. 당시 동원산업의 모든 임직원은 평일에 전국 매장을 돌며 직접 제품 진열 및 1일 판매 사원으로 뛰었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유원지나 기차역 주변, 등산로 입구 등에서 동원참치를 넣어 끓인 김치찌개의 시식 행사 등을 펼치며 행락객을 대상으로 제품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벌였다. 그 결과 동원참치는 현재 시장 점유율 70%가 넘는 참치캔 대표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사진=동원F&B 제공]

참치, ‘건강식품’으로 ‘제2전성기’ 맞아

2000년대 이전까지 참치캔은 언제 어디서나 쉽게 먹을 수 있는 ‘편의식품’의 성격이 강했다. 도시락 반찬이나 여행 필수품으로 참치가 빠질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편의 식품의 다양화로 굳건했던 참치캔의 입지가 위협을 받기 시작했다. 이 때, 동원F&B에서 펼친 전략이 바로 참치의 브랜드 가치 혁신이다. 업계 1위로서 타사와 경쟁하기 보다는 참치 자체의 가치를 향상시켜 시장 전체를 성장을 꾀한 것이다.

가치혁신의 주요 컨셉은 ‘건강식품’으로써의 참치를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참치는 고단백 저지방 수산물로 칼슘, DHA, EPA, 단백질, 오메가6, 비타민 등 인체에 유익한 영양성분이 들어있는 건강식품이다. 참치에 많은 오메가-3 지방산이 치매 예방과 고혈압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것은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에 미 FDA에서는 임산부, 수유여성, 어린이 등은 영양이 풍부한 참치캔을 일주일에 230g~340g씩 꾸준히 먹어야 좋다는 내용의 ‘건강권고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참치캔은 ‘편의식품’으로 통했으며, 특히 ‘캔’ 식품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이를 건강식품으로 연결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에 동원F&B는 2000년 이후 “바다에서 온 건강”이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참치의 영양성을 부각시키며 광고, 홍보 등 마케팅 활동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이러한 마케팅 전략은 건강을 지향하는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참치의 ‘제2전성기’를 만들어냈다. 2003년 2000억 원대에 머물러 있던 연간 매출액도 2012년에는 3000억을 돌파했으며, 지난해는 총 2억2000만개의 참치캔 제품을 판매해 315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동원F&B의 참치 가치 혁신은 제품 개발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기존의 스탠다드 참치 외에 올리브유참치, 포도씨유 참치 등 프리미엄 참치 제품을 내놓았다. 지난 2010년에는 업계 최초로 독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네모 큐브 모양의 ‘델큐브참치’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에는 카레, 마요네즈, 짜장 등 다양한 맛이 가미된 가미참치캔을 출시했다. 그밖에도 매운고추참치, 마요참치, 볶음카레참치, 볶음짜장참치, 쌈장참치 등 다양한 제품이 소비자의 입맛을 유혹한다.

 

동원, 미국 ‘스타키스트’ 인수… 세계 최고 참치캔 회사로 발 돋음

동원그룹은 지난 2008년 6월 30일 세계 최대 참치 회사 ‘스타키스트’와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10월 6일, 스타키스트를 3억 6300만 달러(약 3800억원)에 인수했다. 스타키스트는 미국시장 참치캔 브랜드 1위 업체로 미국 시장 점유율이 40%에 육박한다. 이 회사는 미국과 남미 시장에 걸쳐 180개 업체에 제품을 공급하는 등 탄탄한 현지 유통망을 다져놓고 있다. 특히 스타키스트는 동원그룹 김재철 회장이 원양사업을 막 시작할 당시 제품을 만들어 납품했던 기업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동원은 또한 지난 2011년 11월 세네갈 국영기업으로 운영되던 ‘SNCDS’사를 인수하면서 아프리카 참치캔 시장에도 진출했다. 동원은 이후 S.C.A SA(Societe de Conserverie en Afrique S.A.)로 새롭게 법인을 설립해 향후 유럽 및 북아프리카, 중동 시장 개척을 위한 전략적 교두보로 활용해갈 방침이다.

동원 참치캔은 중국 시장도 넘보고 있다. 지난해 2월에는 중국 ‘광명그룹’과 중국 참치캔 시장 진출에 관한 사업 제휴를 체결한 후 지난해 8월부터 상해 내 100여개 대형마트 등에서 중화풍 참치캔을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식자재 회사인 BGH그룹과 손잡고 식자재용 참치캔 시장에도 진출하는 등 중국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발을 뻗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