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경제연구소들이 장기화된 내수 침체가 몰고 올 한국경제의 위기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 디플레이션 우려된다’ 보고서에서 세월호 침몰 참사로 인한 경제적 고통이 서민형 자영업자에게 집중되면서 내수경기 둔화가 더욱 심화되는 ‘내수 디플레이션’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수 경기가 ▲민간소비 둔화 속 세월호 충격 가중 ▲설비투자 부진 속 건설경기 회복세 둔화 ▲고용증가 속 일자리의 질 악화 ▲주택시장 회복 속 전세 및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한 위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질소득 정체와 미래 불안 등으로 민간의 소비가 위축되는 가운데 일자리의 질은 점차 떨어지고,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가계의 빚이 늘어나는 총체적 난국이라 지적한 것이다.

‘내수 침체에 따른 경제적 기회 손실 추정’ 보고서에서는 우리나라의 내수 비중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2013년 74.3%로 최저치를 기록했고, 주요 선진국에 비해 위축 정도가 가장 심각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 보고서에서 현대경제연구원은 내수 침체로 잃어버린 잠재성장률이 0.4%p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도 내수 악화로 인한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다시 생각한다‘ 보고서에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저성장과 저물가 국면에 진입한 수년 이후 디플레이션이 본격화된 일본의 사례를 감안할 때, 향후 우리나라도 수요부진과 원화 강세 등으로 인한 저성장·저물가 기조가 계속되면 일본식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불확실한 국내외 경제여건을 고려할 때 2014년 전망은 하방 리스크가 더욱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약 성장률 등에서 숫자상의 개선이 이루어지더라도 소비 증가를 제약하고 있는 가계부채 등의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체감할 수 있는 내수 회복이 나타나기는 힘들다는 해석이다.

그렇다면 침체된 내수를 살리기 위한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에 대해 대한상공회의소는 ‘내수활성화를 위한 10대과제 제언’으로 답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일자리 창출형 규제개혁을 되도록 빨리 진행하고 신규 도입되는 노동·환경규제 등으로 기업의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지 않도록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조업의 국내복귀 및 국내투자풍토 조성에 본격적으로 나서줄 것과 서비스업 활성화를 통해 중국인 관광객 맞춤형 지원책을 내세워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기업 차원에서는 내실있는 일자리 창출과 적극적인 기자재·물품 구매로 내수 활성화에 나설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