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바랐지만,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국 축구가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H조 마지막 경기에서 벨기에에 0-1로 무릎 꿇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성적은 1무2패. 한국팀의 월드컵 본선 성적 ‘무승’은 지난 1998년 프랑스 대회(1무2패) 이후 16년 만의 수모였다. 또한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 이은 두 대회 연속 16강 진출도 무산됐다.

홍명보 감독의 월드컵 태극전사들은 27일(한국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코린치앙스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 월드컵 H조 최종전에서 전반전 퇴장으로 1명이 빠진 벨기에를 상대로 1승과 함께 16강 진출의 실날같은 희망을 성취하려 했으나 오히려 후반 33분 벨기에 수비수인 얀 페르통언(토트넘)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허용하고 말았다.

같은 시간에 치러진 러시아와 알제리간 시합은 1-1로 끝나, 결국 H조 최종성적은 3전전승을 챙긴 벨기에가 1위, 1승1무1패의 알제리가 2위로 두 팀이 나란히 16강에 진출했다. 한국처럼 1승을 올리지 못한 2무1패의 러시아도 조별리그 탈락의 쓴잔을 마셔야 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홍명보 감독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많이 부족했고 그 중에도 내가 가장 부족했다”며 한국팀의 탈락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세계 축구와 차이를 묻는 질문에 홍 감독은 “우리가 많이 부족하지만 선수들이 아직 젊고 미래가 촉망된다”며 “한국 축구를 위해 선수들은 계속 발전해야 한다”며 브라질 월드컵을 계기로 한국축구가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의 일문일답 내용.

-16강에 실패했다. 결정적인 요소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시아의 부진은.

"다른 아시아 팀들 모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은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월드컵을 나오기에는 감독인 내가 가장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

-결승은 누가 오를 것 같는가.

"생각 안 해봤다."

-선수와 감독 자신에게 점수를 매겨본다면.

"선수들을 점수로 말하기는 좀 그렇다. 가지고 있는 것에서 시행착오도 겪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개인적으로 말했듯이 나에 대해선 내가 평가하기는 그렇지만 역시 내가 가장 부족한 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가장 골이 필요했던 경기였는데.

"실질적으로 상대가 1명 퇴장당하기 전까지는 열세였지만 그 안에서 좋은 카운터어택 상황을 만들 수 있었다. 퇴장당하면서 전체적으로 상황이 바뀌다보니 우리 선수들이 공격적인 것에 중점을 뒀다. 공이 사이드로 나가서 올라왔으면 좀 더 나은 찬스가 올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한다. 가운데로 집중된 것 같다."

-10명을 상대로 했는데 이기지 못했다. 아시아 축구가 승리하지 못한 이유는.

"이번 월드컵에 참가한 국가들은 나름대로 각 팀에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아직까지는 벽이 있다는 느낌도 받는 게 사실이다."

-감독이 잘못했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감독을 계속할 것인가, 아니면 사퇴할 것인가.

"지금 이 자리에서는 말하기 그렇고 내가 알아서 잘 말하겠다."

-한국이 월드컵 결승에 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항상 우리 선수들은 꿈을 가지고 있다. 꿈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노력을 해야 한다. 각 팀마다 다른 스타일의 경기를 하는 것은 맞지만 월드컵에 도전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가 벨기에처럼 귀화 선수를 활용할 생각이 있나. 그렇게 하면 수비가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우리 수비수들에서도 재능있는 선수들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좀더 나은 리그에서 뛸 수 있다면 좀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보지만 선수들이 항상 최선을 다해왔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불만을 갖거나 하는 것은 없다."

-전술적으로 준비한 것 중에 제일 잘 된 점과 안 된 점을 꼽는다면.

"안 된 점은 알제리전에서 전반에 3골을 내주며서 팀이 무너졌다. 그 부분이 제일 아쉬운 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후반에 조커, 준비한 것이 있었지만 쓰기 전에 상황이 그렇게 됐다. 아쉬운 점은 있지만 우리 선수들은 준비하고, 잘 했다고 생각한다."

-성적과 관계없이 후회없는 경기를 하고 싶다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주어진 시간에서 최선을 다했고, 월드컵에서 개인적으로 후회를 남기지 않는게 목표였다. 실력이 부족했지만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후회는 없고, 긍정적인 것은 우리 선수들이 큰 경기를 경험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도자로서 계속 성공을 하다가 실패에 직면했다. 계약을 채우는 게 책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지.

"기본적으로 다른 사람들의 생각에 지배를 당하지 않는다. (지금껏)그래 왔고,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지만 지금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것들을 받아들이겠다. 이 팀은 처음부터 시작을 했고,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월드컵까지 책임을 갖는다는 것에 변화는 없다."

-박주영을 뺐는데.

"면담은 없었고, 이 경기에 필요한 선수를 투입했고, 그 부분에 대해서 다른 선수들이 충분히 역할을 해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