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급 최초 1.6GDI 엔진·6에어백 도입, 6단 자동변속기 장착, 연비 16.7km/ℓ, 중형차급 마력 140ps·토크 17.0kg·m.’

현대차의 소형차 ‘엑센트’의 스펙이다. 경쟁력으로 내세운 동력 및 주행 성능이지만 운전자 입장에선 썩 와닿지 않는다. 자동차 전문가가 아닌 이상 특별한 감동은 없을 듯싶다. 자동차를 구입할 때 어떤 엔진이 사용됐는지, 마력은 얼마나 되는지를 꼼꼼하게 챙기는 사람이 많지 않으니 말이다.

6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기 때문에 고속 주행임에도 소음이 적다.


하지만 시승을 위해 전북 부안군 대명리조트에 쭉 늘어서 있는 신형 엑센트를 본 순간 입이 쩍 벌어졌다. 성능은 제쳐두고 디자인에서 소형차라는 느낌이 전혀 나지 않았다. YF소나타와 신형 아반떼를 꼭 빼닮은 외관은 멋스럽기까지 하다. 얼핏 보면 제네시스 쿠페와 같은 스포츠세단 느낌도 든다.

직접 운전대를 잡았다. 외관 못지않게 실내 디자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중형차의 실내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하다. 기존 소형차의 내부를 생각했다면 큰 오산. 확연히 다른 점 몇 가지가 눈에 띈다. 우선 스마트키와 스마트버튼이 장착돼 있다. 또 계기판에 갖춰진 슈퍼클러스터비전도 갖춰져 있다. 중형차급에서 볼 수 있었던 기능들은 매력적이다.

가속페달을 밟자 시속 150Km까지 무리 없이 올라간다. 6단 변속기가 장착돼 있기 때문에 고속 주행임에도 소음이 적다. 곡선이 많기로 유명한 부안의 해안도로지만 코너링도 부드럽다.

특히 기어가 변속될 때 울렁거림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가속 시 딜레이 시간이 짧은 것도 특징. 골프가방 3∼4개가 들어가고도 남을 정도의 넓은 트렁크도 있다. 이 정도면 현대차가 소형차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동급 최강’임을 내세웠던 설명이 과장은 아니다.

신형 엑센트의 연비는 연비 16.7km/ℓ다. 5만 원(ℓ당 1750원 기준)의 기름을 주유했다고 했을 때 477Km(서울-부산)의 주행이 가능하다. 양승석 현대차 사장은 “젊은 층의 구매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멋스러운 디자인과 동급 최강의 성능을 실현시켰다”고 말했다.

신형 엑센트는 1400cc와 1600cc 두 개 모델이 출시된다. 각각 동급 최고 성능을 바탕으로 소형차에 대한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과거 소형차의 단점으로 단조로운 디자인이 꼽혔지만 이점을 극복,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아 국내 5만대, 해외 50만대의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형 엑센트의 가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각에선 1200만 원대에서 1600만 원대로 책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부안(전주)=김세형 기자 fax123@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