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모았던 23일 새벽의 월드컵 축구 알제리 전(戰)이 2 대 4로 완패하면서 한국의 2회 연속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에 비상등이 켜졌다. 이제 한국은 오는 27일 새벽 5시 H조 최강팀 벨기에와 마지막 조별 리그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그나마 실낱같은 16강 진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국민적 관심사인 월드컵 축구의 패배로 국민들의 사기가 한풀 꺾인 가운데 같은 날 열린 미국 메이저 야구에서 LA다저스 류현진 선수는 14경기 등판만에 시즌 9승째를 수확함으로써 지난해보다 한 달정도 빠른 승수쌓기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미셸 위(25·한국명 위성미·나이키골프) 선수는 프로 전향이후 9년 만에 이날 처음으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US여자오픈(총상금 325만 달러)에서 우승함으로써 생애 첫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거머쥐는 쾌거를 거뒀다.

국민적 최대 관심사인 월드컵 축구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류현진과 미셸위 선수가 이국땅에서 전해온 낭보는 그나마 무더위를 씻을 수 있는 한줄기 위안이 됐다.한편 대한민국이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하려면 바늘구멍 뚫기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우선 27일 새벽 치러질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무조건 승리해야 한다. 이미 2승으로 승점(6점)을 챙긴 벨기에는 한국에 패하는 최악의 경우에도 16강 진출이 확정되므로 전력 비축을 위해 전력투구하지 않을 가능성도 점쳐지기는 한다.

아울러 27일 새벽 5시 같은 시간에 치러지는 러시아-알제리전에서 러시아가 승리해야 한국의 16강 진출을 위한 최저요건이 갖춰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2승1패인 벨기에는 조 1위로 16강에 진출하고, 1승1무1패가 되는 한국과 러시아간에 골득실에서 이기는 팀이 2위로 16강 티켓을 움켜쥐게 된다. 다만, 알제리가 러시아를 꺾는 경우는 한국이 벨기에를 이겨도 소용이 없다. 알제리가 2승으로 벨기에와 나란히 16강에 오르기 때문이다. 알제리가 러시아와 무승부를 기록하는 경우에는 한국과 알제리가 나란히 1승1무1패가 되므로 골득실을 따져 조 2위를 가리게 된다.

승점이 같을 경우에는 골득실-다득점-승자승-해당 팀 간 경기 골득실-해당 팀 간 경기 다득점-추첨 순으로 순위를 정하게 된다. 이 경우에는 알제리에 2골차로 패한 한국이 불리하다.FIFA랭킹 1위 스페인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고 16강 문턱에서 좌절하는 등 이변이 많은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의 16강행이 이뤄지려면 이변이 연속해 일어나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한편 류현진 선수는 앞서 이날 새벽 5시10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MLB)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시즌 9승째(3패)를 챙겼다.

류현진은 현재 팀 내에서 잭 그레인키와 함께 다승부문 공동 선두로, 내셔널리그 전체에서는 그레인키와 함께 다승 공동 3위를 기록하고 있다. 10승을 기록해 다승 공동선두인 알프레도 시몬(신시내티 레즈),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는 불과 1개 차이므로 다승왕도 노려볼만 하다. 류현진선수가 지난해 30경기에 등판한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15승 이상도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셸 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파인허스트 골프장 2번 코스(파70·6649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이븐파 70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언더파 278타가 된 미셸 위는 세계랭킹 1위 스테이시 루이스(29·미국)를 2타 차로 제치고 생애 첫 메이저대회 석권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