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합리적인 가격에 맘에 쏙 드는 물건을 사기 위해 수 시간 인터넷 서핑을 하지 않아도 되고, 발품을 팔지 않아도 된다. 이 중심에는 유통업체들의 사물인터넷 접목에 있다. 아마존의 '대시(Dash)'와 비콘 서비스가 시범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쇼핑은 수고 없이 누릴 수 있을 전망이다.

황혜정 LG경제연구원은 23일 낸 '손가락 까딱하지 않고 쇼핑하는 시대' 보고서를 통해 유통산업과 커머스(Commerce)의 새로운 가치 창출은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가가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 연구원은 "유통업이 상품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의 지리·시간·정보적 장벽을 최소화하는 게 업종의 본질적 가치"라면서 "여기에 인터넷 연결성을 접목해 이제는 '제로 에포트 커머스(Zero Effort Commerce)'의 시대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로 에포트 커머스는 이베이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해 원하는 제품을 한번에 얻을 수 있는 쇼핑 행동이다. 

이베이의 시나리오에 따르면 어떤 여성이 출근길에 지나친 매장에서 맘에 드는 구두를 발견했을 때 그냥 스마트 폰으로 사진을찍기만 하면 폰이 스스로 제품을 검색하여자동으로 구매 목록에 띄운다. 마음에 들어구매 버튼을 누르면 바로 집으로 배송된다. 과거 이력으로 이미 신발 사이즈와 집 주소등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마치 원하는 제품을 지정해주고 구매 결정만 하면 나머지 과정은 알아서 처리해주는 가상 쇼핑 도우미(Virtual Shopping Assistant)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황 연구원은 "이베이가 주장하는 제로 에포트 커머스는어찌 보면 업의 본질이라는 면에서 유통 혹은커머스의 궁극적인 지향점일 것"이라며 "시간과노력이 전혀 들지 않는 ‘제로’까지는 요원하겠지만 소비자의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고 원하는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는 방향으로 유통은 점점 진화화고 있다. 소득이 높아지고 시간에 대한 가치가 커질수록 이것은 더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통업이 지금까지 다양한 제품 구색과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했다면, 앞으로는 마음먹었을 때 이를 얼마나 쉽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있게 하느냐는 편의성(Convenience)도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단순한 주문 방법 하나가 구매를 결정짓는주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구매 과정의 여러 단계에서 소비자의 시간과 노력을 덜 들이게 하는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유통 산업에서 향후 중요한 경쟁의 축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