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3일 오전 4시(한국시간)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리의 이스타지우 베이라-히우에서 열린 알제리와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2-4로 완패했다.

화려한 개인기와 정확한 패스플레이, 창의적인 움직임을 가진 알제리 선수들을 막기에 한국의 수비진은 너무 허약했다. 알제리가 그라운드를 넓게 쓴 반면에 한국은 활용하지 못했다.

초반부터 포백 모두 불안한 모습이었다. 특히 좌우 풀백인 윤석영(QPR)과 이용(울산)은 알제리의 공격진에 속수무책이었다. 패스미스도 잦았다.

첫 골은 전반 26분 알제리에서 먼저 터졌다. 전반 26분 알제리의 롱패스에 홍 감독이 가장 아끼는 중앙수비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홍정호(아우크스부르크) 콤비가 수비 뒷 공간을 허용했다. 마지막까지 쫓았지만 이슬람 슬리마니(스포르팅 리스본)는 가볍게 선제골을 터뜨렸다.

첫 골을 허용하자 급격한 집중력 저하까지 드러냈다. 2분 만에 코너킥 세트피스에서 라피크 할리시(아카데미카)에게 헤딩골을 내줬다.

0-2로 분위기가 완전히 넘어갔지만 알제리는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알제리는 전반 38분에 압델무멘 자부(아프리칸)의 추가골로 3골 차까지 벌렸다. 이번에도 한국 수비진은 우왕좌왕하다가 쉽게 기회를 넘겼다.

후반 5분 손흥민(레버쿠젠)의 만회골로 분위기를 바꾸는 듯 했지만 후반 17분 야신 브라히미(그라나다)에게 쐐기골을 허용했다. 알제리는 2대1 패스로 한국의 수비라인을 가볍게 따돌렸다. 한국은 수적 우위에도 공과 상대의 움직임을 잡지 못했다.

알제리는 러시아전과 달리 선발 라인업에서 무려 5명이나 변화를 주며 공격적인 운영을 펼쳤다. 하지만 한국은 이에 대한 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모습이었다

이로써 1무1패(승점 1)로 H조 최하위가 된 한국은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졌다. 남은 상대는 가장 먼저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다.

최종 상대인 벨기에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H조 최강임을 감안할 때, 순탄치 않은 마지막 행보다. 설령 벨기에를 꺾는다고 해도 1승1무1패가 돼 러시아-알제리의 경기 결과에 신경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초라한 상황이다.

이제 골득실에서 가장 불리한 위치에 있는 한국은 벨기에전에서 두 골차 이상 대승을 거둔 후 행운을 바라봐야 하는 입장이 됐다.

남은 벨기에와의 마지막 경기는 오는 27일 새벽 5시에 펼쳐진다. 그리고 러시아-알제리의 경기도 같은 시간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