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홈플러스 제공

그동안 식품과 생활용품 구입처로만 이용돼왔던 마트가 새로운 유통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다. 바로 패션계의 핫 아이템 SPA(제조·직매형) 브랜드가 마트 내에 입점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패션 유통처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 엄마는 바쁘다. 아이들 저녁 먹거리를 구입하기 위해 마트에 가서 장을 봐야 하는데, 남편은 회사 워크숍에 입고 갈 캐주얼한 티셔츠를 사다달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계절이 바뀌었는데 아이들 반팔 티셔츠도 부족해 몇벌 더 사야 한다. 오늘은 저녁 먹거리 구입과 함께 계획에 없던 쇼핑도 해야 할 상황. 요즘 엄마들은 이럴 때 마트로 향한다. 최근 마트에 다양한 SPA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먹거리와 의류 쇼핑을 동시에 할 수 있기 때문에 바쁜 엄마들이 시간을 절약하는 데 제격이다.

신선·가공식품과 생활용품 판매의 대명사였던 대형마트가 최근 SPA 브랜드를 경쟁적으로 유치하며 새로운 패션유통 각축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5월 30일 인천 작전점, 간석점, 동광주점, 대구 성서점, 부산 아시아드점 총 5개 점포에 유니클로 매장을 동시 오픈한 데 이어 이달 13일에도 2개 매장을 추가로 열었다. 이로써 홈플러스 내 유니클로 매장은 기존 8개에서 15개로 확대됐다.

매장 규모는 평균 992m²(300평)로, 대형마트 입점 패션매장 규모가 평균 50~66m²(15~20평) 수준임을 감안하면 무려 20배에 가까운 공간을 유니클로에 할애한 셈이다. 특히 부천상동점 매장은 1~2층 복층 구조의 1653m²(500평) 규모다.

홈플러스는 기존에도 에잇세컨즈 1개, 탑텐 6개, 오렌지팩토리 2개, 슈스파 1개 등 10개의 SPA 브랜드 매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미쏘, 스파오 등 다양한 브랜드를 추가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SPA 브랜드 유치에 적극적인 이유는 ‘높은 집객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5월 유니클로가 입점한 홈플러스 강서점, 해운대점, 칠곡점은 최근 1년간 몰 임대매장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대 66.8%까지 늘었다. 강서점, 해운대점, 칠곡점 몰 임대매장 매출이 각각 기존 대비 11.4%, 66.8%, 7.9% 증가했으며, 직영매장 역시 객수는 각각 6.3%, 5.5%, 2.7%, 매출은 각각 0.7%, 2.6%, 2.3%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문을 연 홈플러스 유니클로 7개 매장에서만 2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 밖에도 지난해 기타 SPA 브랜드 입점과 함께 점포 리노베이션을 진행한 몰 임대매장은 기존보다 매출이 평균 42.2%, 직영매장은 평균 8.9% 신장했다. 2010년 국내에 도입한 SPA 브랜드 플로렌스&프레드 역시 대형마트 강제휴무 영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8%나 신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홈플러스 몰여성캐주얼팀 김소희 바이어는 “합리적인 가격과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빠른 상품 구성으로 SPA 브랜드의 인기는 지속 성장하고 있다”며 “일반 SPA 매장보다 가족 단위 이용고객이 많은 대형마트의 특성을 반영해 키즈 상품 매대를 확대하고 신발, 잡화, 이너웨어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SPA 브랜드를 추가로 도입해 고객의 기호를 만족시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