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22일 열린 ‘슈퍼스타 K2’ 결승전 방송 화면에 소개된 SMS 투표 방법.


단일 오디션 사상 최다 인원인 134만6402명이 참가한 대국민 공개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2’가 수많은 화제를 남기고 지난 10월22일 막을 내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슈퍼스타 K2는 세대를 초월하는 높은 인기를 보이며 케이블TV 방송 사상 최초로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는 등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올해 대회 우승자는 환풍기 수리공 출신의 가수 지망생 허각. 외모, 학력, 주변 환경 등에서 각종 단점을 고루 갖춘(?) 허각의 우승을 두고 사람들은 ‘인간 승리’ ‘한국판 폴 포츠’라는 수식어를 붙였다.

하지만 허각은 우승자가 못 될 뻔 했다. 그만큼 위기가 많았다. 지난 10월8일 열린 TOP 3 선발전과 10월15일 준결승전이 결정적 위기였다. 이때 허각이 현장 심사위원들로부터 받은 평가 점수는 참가자 중 가장 낮았다.

허각의 팬 층도 경쟁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얇아 투표에서도 불리하다는 점도 단점이었다. 노래 실력은 좋았지만, 그를 받쳐주는 인기도가 문제였다. 하지만 허각은 기적적으로 살아남았고 결국 최후의 1인으로 뽑혔다.

허각의 생존 비결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비밀은 슈퍼스타 K의 평가 방식에 있다. 슈퍼스타 K는 방송 중에 집계되는 대국민 문자메시지 투표 점수 60%, 현장 심사위원 점수 30%, 인터넷 사전 투표 점수 10%를 합산해 합격자를 가리고 있다. 점수 비중으로 봐도 시청자 문자메시지 투표의 영향력은 매우 크다.

허각은 바로 이 대국민 문자메시지 투표에서 기적을 만들었다. TOP 3 선발전에서는 강승윤을 간신히 물리쳤고, 준결승전에서는 경쟁자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점수를 얻었다. 또한 결승에서는 2시간 만에 130만 건 이상의 표를 얻었다.

“문화 참여 계층 확산 매개체 됐다”

슈퍼스타 K의 마케팅을 담당했던 오지은 엠넷미디어 대리는 “그동안 대중문화를 추종했던 계층은 여성과 청소년이었다”면서 “슈퍼스타 K는 문화 참여의 계층이 남성과 청년 계층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고, 그 확산의 매개체가 문자메시지였다”고 말했다.

실제로 결승 당일 문자메시지 투표 결과를 개략적으로 분석한 결과 20대 남성의 표가 허각에게 많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20~40대 아저씨 부대의 문자메시지 몰표설’도 이러한 분석과 무관하지 않다.

오 대리는 “슈퍼스타 K 문자메시지 투표의 성공은 높은 수준의 IT 기술을 통해 대중문화에 대한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진 대표적 사례”라고 덧붙였다. ‘슈퍼스타 K’외에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시민들의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는 사례는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가장 뚜렷한 사례가 프로야구 등 스포츠 중계 도중에 화면으로 표출되는 시청자들의 실시간 응원 메시지. 실시간 응원 메시지는 한 경기 당 평균 2만~4만 건 정도 도착하고 있다.

빅게임의 경우 1분 당 최대 300건에 가까운 메시지가 쏟아지곤 한다. 휴대폰 문자 결제업체 관계자인 유승수 다날 사업본부장은 “문화 참여에 대한 매개체로 문자메시지의 유용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되고 있다”면서 “앞으로 펼쳐질 대형 이벤트에서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통한 참여의 폭은 갈수록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백현 기자 jjeom2@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