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아마존닷컴 캡처.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던 '아마존닷컴(이하 아마존)'이 이제는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E-북 리더기와 태블릿 PC로만 그칠 줄 알았던 'Made by Amazon'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아마존이 내놓은 전략 스마트폰인 '파이어폰(Firephone)'은 스마트폰 생태계에 적지 않은 파급력을 줄 것으로 그려진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시애틀에서 제프 베조스는 아마존의 파이어폰을 들고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아마존은 애플과 삼성, 중국업체들의 거센 도전 속에 후발주자였지만, 공개를 앞둔 제프 베조스의 CEO에게는 자신감이 넘쳤다.

이유는 확실했다. 아마존의 파이어폰은 '신선'했고 '차별화'로 무장돼 있어서였다. 베조스는 이날 컨퍼런스에서 "'아마존이라면 어떻게 다를까'하는 질문에 '고객 우선'이라고 답할 수  있다"며 "파이어폰은 아마존 프라임 회원(Amazon Prime membership)과 이미 킨들 등으로 아마존의 콘텐츠를 누리고 있는 소비자에게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된 파이어폰의 기기적 사양의 차별화는 사실상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새로울 것이 없다. 고릴라 글래스3 액정, 고무 프레임, 5핀 USB 배터리 케이블, 4.7인치 IPS LCD HD 디스플레이, 1300만 화소 후방 카메라, 210만 화소 전면 카메라, 2.2Ghz 쿼드코어 퀄컴 스냅드래곤 800 칩, 2GB 램. 최신 사양이라고 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하지만 파이어폰이 될 이유는다른 데 있다. 바로 콘텐츠 프로바이더(Contents Provider)로서의 명실상부한 위치와 리테일로서의 강자의 지위를 담아냈다는 점이다. 제프 베조스도 이를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그는 파이어폰을 소개하기에 앞서 "아마존은 수백만 회사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으며 거대한 생태계(Huge Ecosystem)가 이미 구축돼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파이어폰은 아마존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한 손으로 쉽게, 빠르게, 저렴하게 누릴 수 있다. 아마존은 이미 영화와 TV 쇼 프로그램 관련 콘텐츠를 500만개 보유하고 있으며, 신문·잡지·E-BOOK 등 읽을 거리의 수도 다른 사업자에 비해 월등히 많다.

또 스트리밍 뮤직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을 알리면서 영상, 음악, 문서 등 전방위적인 콘텐츠를 쉽게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내세웠다.

콘텐츠 보유량이 절대적으로 많다보니 음악과 영화 검색도 손쉽다. 기존 스마트폰에서는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음악의 한 구절만 듣고도 검색 결과를 찾아줬다. 그러나 여기에 한발 앞서 영화의 한 장면과 대사를 들으면 이게 어떤 영화인 지 알아낼 수 있다. 관련 정보를 갖고 있는 기업과의 연동 외에도 독자적으로 보유하고 있는 영상 콘텐츠가 많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콘텐츠 프로바이더 외에 해외 사업자들과 구축한 비즈니스 모델도 파이어폰에서는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할 전망이다. 파이어폰에 내장된 '파이어플라이(Firefly)'기능은 스마트폰 옆의 버튼을 누르면 책과 음악CD, DVD, 게임 표지만으로도 관련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은 검색한 내용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리테일의 강자다운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기능인 셈이다.

그밖에 親고객 성향을 엿볼 수 있는 몇몇 기능도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작은 채팅창으로 1년 내내 무료로 스마트폰 사용법을 물어볼 수 있는'메이데이(Mayday)', 사진을 지우지 않아도 되는 무료 무제한 아마존 클라우두 소바수를 내걸었다. 애플이 5GB를 기본 제공하고, 10GB 추가 금액을 20달러(2만 2000원 선)대에 받고 있는 것과는 다른 전략이다.

이외에 전면 디스플레이에 4개의 센서가 부착돼 틸트와 오토스크롤, 회전으로 퀵 메뉴를 가져올 수 있다.아마존이 '다이내믹 퍼스펙티브(Dynamic perspective)'로 이름붙인 이 기능은 어떤 각도에서 스마트폰을 보든 3D 효과를 내는 듯 보이게 한다. 이 기능은 지도 상에서도 적용돼 길찾기 기능을 손쉽게 만들었다.

아마존 파이어폰은 다음달 25일 미국 이동통신사 AT&T를 통해 출시되며 32GB와 64GB 두 종류로 나온다. 아마존 프라임 회원가가 적용돼며 199달러에서 649달러로 가격은 책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