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돌아온 2014 월드컵으로 거리응원도 펼쳐지고, 붉은악마들도 나오고,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를 겨냥하느라 바쁜 것이 한국의 요즘이다.

중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맥도날드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중국 내 점포에서 축구와 관련된 이벤트를 내걸고 손님들을 유혹한다. 일부 중국 축구팬들은 브라질 월드컵을 시청하려고 밤을 지새우다가 뇌출혈, 심장마비 등으로 숨지기도 했다. 브라질과의 시차가 11시간이나 나는데 평소 고혈압 등의 지병이 있던 사람들이 잠도 자지 않은 채 축구를 관람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다.

월드컵 축구를 보고 싶은 열망에 아예 가짜 병원 진단서를 만들어서 결근하고 축구를 보는 극성팬까지 등장했다. 인터넷에서 가짜 진단서를 몇십 위안에서 몇백 위안에 구매한 후 회사에 제출해서 병가를 얻은 후 월드컵을 시청하는 것이다. 밤을 새워가며 월드컵을 시청하는 축구팬들을 위한 올빼미 보험도 등장했다. 혹시 축구를 보다가 만일의 불상사가 생기면 보험금을 탈 수 있는 상품이다.

중국의 축구 열기는 월드컵 이전부터 유럽 축구에 대한 인기로부터 시작됐다. 중국 길거리 곳곳에서 유럽 축구팀의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유럽 리그 경기가 벌어지는 날이면 술집이나 음식점에서는 대형 화면으로 중계되는 축구 경기 삼매경에 빠진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이렇게나 뜨거운 중국의 축구 열기가 그러나 정작 중국팀의 활약에는 크게 작용하지 못했는지 올해도 중국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중국팀이 월드컵 예선을 통과한 것은 2002년 한국과 일본에서 열린 월드컵 한 번뿐이었다.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잘 알려진 축구광으로 월드컵 우승이 꿈이라고 할 정도인데 정작 중국팀의 월드컵 결선 진출은 늘 무산돼서 남의 잔치만 구경하는 셈이 되고 있다.

월드컵 경기 방송을 크게 틀어놓고 듣던 택시기사에게 “다른 나라 경기만 듣지 말고 중국팀 경기 중계도 들을 때가 되지 않았느냐”라고 말을 건네자 “중국팀은 아마도 잠이나 자고 있을 것”이라고 퉁명스레 답을 건넸다.

중국 정부는 축구 발전을 위해서 막대한 금액의 투자를 진행하고 외국 선수들도 적극 기용해서 해외의 기술력과 전술을 배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선수 외에 유명한 감독들을 영입하는 데에도 주저하지 않아서 이탈리아 국가대표팀을 맡았던 리피 감독과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맡았던 그레고리오 만사노 감독 등이 중국 축구팀에 영입됐다. 중국의 축구 리그인 슈퍼리그에는 많은 외국인 선수가 있는데 한국 선수들도 약 15%가량 차지하고 있다.

 

기업들의 공격적 투자도 이어져서 전자상거래 공룡인 알리바바그룹은 지난 6월 5일 중국의 1위 축구단인 광저우 헝다(恒大·에버그란데)FC를 인수했다. 광저우 헝다의 1년 예산은 무려 1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기자회견에서 헝다 인수가 중국 축구에 대한 투자라고 밝힌 바 있다. 축구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에도 불구하고 성적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 외국 전문가들과 중국 내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뛰어난 축구선수가 나올 수 있는 저변이 확대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중국 청소년 대부분이 농구를 즐긴다. 축구를 하는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유소년 축구팀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아서 애초에 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대부분 청소년이 대학입시에만 매달려서 운동을 소홀히하는 것도 이유의 하나로 분석됐다. 1자녀 정책으로 인해서 개인주의가 팽배해서 팀을 앞세우고 자신을 희생하는 협동심과 조화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또 1999년부터 1부 리그인 슈퍼리그의 대대적인 승부조작에 가담해서 뇌물을 받고 승부를 조작한 중국 최초의 월드컵 심판인 루쥔 및 중국축구협회 부주석인 난융 등이 중형의 징역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후 많이 정화되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뇌물수수 등의 부패고리가 남아 있어서 능력 있는 축구선수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냄새 고약한 취두부, 맛은 좋다고?

중국을 방문하는 한국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독특한 중국의 음식 향이다. 한국에서 맡을 수 없었던 향 때문에 입맛을 잃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악명이 높은 것이 바로 ‘취두부(臭豆腐)’다. 이름이 말해주듯이 냄새가 고약한 두부라는 뜻인데 우리나라의 청국장처럼 발효시켜서 발냄새처럼 퀴퀴한 냄새도 나고 쓰레기 썩는 듯한 냄새가 나서 처음 냄새를 맡는 사람들은 상당히 괴로워한다.

취두부는 중국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특히 관광지에서는 빠지지 않고 만날 수 있는 음식이다. 취두부는 튀겨서 새콤달콤한 소스나 매운맛 소스를 뿌려 먹거나 쪄서 먹기도 하고 생선과 고기에 넣어서 요리를 해먹기도 한다.

그러나 관광지에서 제일 인기 있는 것은 들고 다니면서 먹을 수 있도록 튀긴 취두부를 소스와 함께 1회용 용기에 담아주는 것이다. 퀴퀴한 냄새에도 불구하고 취두부는 어린아이에서부터 노인들까지 모두 좋아하는 중국의 국민간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냄새는 고약해도 감칠맛이 나고 구수하다는 것이 인기의 이유로 때때로 냄새가 고약하기로 유명한 두리안에 비교되기도 한다.

취두부의 유래에는 여러 설이 있는데 명나라의 초대 황제인 주원장은 어린 시절 가난하게 자랐는데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썩은 두부를 튀겨서 먹은 데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과거시험을 보러 온 선비가 상한 두부를 버리기 아까워서 조리해서 판 데서 유래했다는 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