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련하여 융통성이 없음을 이르는 말
춘추 전국 시대 초(楚)나라 때의 이야기이다. 어떤 사람이 칼을 품에 안고 양쯔강을 건너고 있었는데 한가운데쯤 왔을 때 칼을 물에 빠뜨리고 말았다. 그는 바로 주머니칼을 꺼내서 배에 자국을 내어 빠뜨린 부분을 표시해 두었다.

‘떨어진 자리에 표시해 놓았으니 칼을 찾을 수 있겠지.’ 그는 배가 언덕에 닿자마자 뱃전에 표시해 두었던 물속으로 뛰어 들었으나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가 없었다.

각주구검의 고사성어를 보면 그 ‘바보스러움’에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다. 물속에 칼이 빠졌는데 배에다가 자국을 남겼으니 그 배가 그 물 위에 고정하여 있었다면 몰라도 배를 이미 움직이고 났으니 무슨 수로 찾을까?

이 어처구니없는 바보스러움을 우리는 반복하기도 한다. 그 바보스러움은 각주구검의 그것과 같이 시간성과 공간의 변화라는 점을 무시한 목적의 설정이라는 것이다.

한때 조개구이집이 무척 성황이었던 적이 있다. 그 땐 너도 나도 조개구이집을 했다. 그러다 어느날 조개구이집은 모두 문을 닫고 예전의 조개구이집 만큼의 숫자로 줄어들었다. 우린 신문을 보면서 혹은 주위를 보면서 요즘은 무엇이 잘 된다고 하더라는 정보에 자신도 그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된다.

보통 이런 정보의 80%는 각주구검과 같은 어리석음이다. 사업적으로 보면 시장이 커진다는 말은 보통 수요가 커진다고 할 수 있는데 여기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하나는 유행이라 하고 하나는 추세라고 한다. 여기서 유행을 점이라 한다면 추세는 선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사업이라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라는 것이 1990년 말에서 2000년대 초반에 너무도 심하게 달아올랐다가, 2000년대 초반 유료화에 족족 실패하는 회사가 등장하며 거품론이나 비관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분명 온라인화, 인터넷화는 추세에 해당한다. 선을 긋다 보면 내리막 오르막이 있지만 어쨌든 추세선은 점점 중요해지고 상향선을 그리게 된다.

아마 앞으로의 환경사업, 보건, 의료 관련 사업, 청정에너지 사업, 교육사업 등이 그러한 추세선을 보일 것이다. 여기에 비해 유행은 점에 해당한다. 장사도 길게 하려면 유행보다는 추세를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사람은 한자 사업을 하고 있다. 한자는 유행에도 둔감하고 추세선도 상향선이라고 단정할 수 있지 않다.

이런 경우는 유행에도 추세에도 해당하지 않지만 한글의 70%가 한자어인 이상, 유행에 둔감한 대신 유행에 민감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고, 동아시아 경제대국이 점점 세계적 영향력이 커지는 추세에 주역이 되는 중국, 한국, 일본이 한자 문명권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세계적 추세는 한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 되니 글로벌하게 보면 상향 곡선의 시장이 될 수도 있겠다.

‘한자통’ 교육지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