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날씨만큼이나 뜨거운 공간 동흥동과 서흥동이 서귀포 문화의 중심부로 부상하고 있다. 동흥동에는 문화아트홀이 있고 서흥동 삼매봉 인근에 위치, 19일 개관을 앞두고 있는 서귀포 예술의 전당(관장 오남선)이 있기 때문이다. 능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서귀포 문화의 중심에 위치한 서귀포예술의전당에서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지역문화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을 만나 보았다. 지역에서 8년 동안 일 잘하는 도의원으로 손꼽히는 위성곤의원과 저지리 예술인 마을에서 갤러리노리를 통해 지역 예술문화를 견인하고 있는 이명복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서귀포 예술의전당 실외에서 이명복작가

서귀포 시민의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한 서귀포 예술의 전당

이명복작가는 서귀포예술의전당이 주목받고 있는 이유로 “곡선으로 만들어진 벽면의 구성이라는 외형적 특징은 물론 서귀포시민의 문화적 욕구, 문화 향유권의 지속적 충족에 관한 역할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사실 서귀포는 이전에 공연문화가 별로 없었던 공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제대로 된 공연을 보려면 제주시로 가야하는 불편함이 있었고 지역 아이들을 위한 공연장에 어울리는 공연 기획 자체를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결국 시민들은 스스로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제주시로 이동해야하는 현상도 빈번하였다. 하지만 이명복작가는 “이제 서귀포 예술의 전당의 개관을 통해 즐기는 과정에서 문화적 욕구가 만들어지고 늘어나면서 문화시장 자체가 확대될 수 있기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19일 개관 축하공연을 시작으로 개관하는 서귀포예술의전당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인과 시민들의 오랜 염원이던 복합문화예술공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서귀포예술의전당은 총부지면적 4만4240㎡에 건물 연면적이 8481㎡이며 지하4층 지상 2층으로 대공연장 802석, 소공연장 190석 규모이다. 서귀포예술의전당 공연기획자 김태관씨는 “전시관, 야외 공연장 등이 갖춰져 있어 지역민은 물론 여행객들에게도 인기를 끌 전망이다. 개관 기념 축하공연은 제주도립서귀포예술단, 제주도립교향악단, 제주도립합창단, 제주KBS 어린이합창단, 서귀포YWCA합창단, 소프라노 강혜명, 바리톤 김동규, 피아노 유영욱, 국악인 오정해 등이 출연하는 그랜드 공연으로 꾸며진다. 개관 후에도 40일간 아트 페스티벌 공연을 준비하는 등 품격을 갖춘 공연을 위한 조명과 음향부문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고 전했다.

문화향기 가득한 여행과 공간의 교집합 만들기

이중섭거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예술의 전당을 지나 저지리 예술인 마을에서 끝나는 제주문화 실크로드. 그 중심에는 여행객들의 반응이 커지고 지갑을 열수 있는 쇼핑 클러스트의 구성이 있다. 위성곤 의원은 “공연과 쇼핑, 충분히 상상이 가는 이야기이다. 특히 여행객들의 여행 패턴은 숙박지가 좌우한다. 특히 중국인이 아닌 국내 관광객의 여행 패턴을 살펴보면 10분 단위의 동선 중심이다, 무료함을 달래는 정도이다. 이를 확장시켜 줄 수 있는 히든카드는 역시 보고 즐기고 머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는 일이다. 제주시와 다르게 서귀포시가 차별점을 줄 수 있는 포인트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한다. 사실 여행과 공간의 교집합에서 중요한 것은 소프트웨어 즉 공연 프로그램이나 전시 기획 같은 컨텐츠를 곱을 수 있다. 위성곤의원이 꼽은 예를 살펴보면 향후 관광 상품으로서 락페스티벌의 성공 가능성, 이를 지원할 수 있는 3000여명 정도가 앉을 수 있는 야외 음악당, 200여평의 문화창작소 공간을 염두에 두고 설계용역중인 서귀포 문화예술인의 집 등이다. 그의 고민은 서귀포 지역에 많은 예술가들이 찾게 만들고 이주 형태로 예술가들이 그들만의 레지던시를 가질 수 있게 돕는 일이다. 이 공간을 통해 교류 혹은 만남과 소통의 공간으로 장려하는 일을 고민한다. 이는 마을발전 프로젝트 진행과는 다른 시 단위의 고민으로 녹음도 하고 어울리기도 하고 게스트하우스로 이용하며 쉴 수 있게 도와주는 일로 서귀포 문화사업회도 지원에 고민하고 있다고 전한다.

서귀포예술의전당의 히든카드는 ‘일만 팔천 신들의 제주 이야기’

사실 제주의 신화 속에는 ‘일만팔천’이라 통칭되는 수많은 신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신들의 이야기 속에는 제주인들의 생활문화뿐 아니라 언어, 가치관 등이 담겨 있어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 신화의 상당수가 무속이라는 굿의 현장에서 구송되며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 문봉순실장은 “제주전통문화연구소는 제주 전통문화 MICE 행사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공연단체와 공동으로 제주전통문화의 보고라 할 수 있는 제주굿과 신화를 바탕으로 놀이굿 상품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놀이굿 상품은 콘텐츠들을 재가공하여 새로운 형식의 문화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 제주만의 독특한 문화자산을 현대화하고 상품화한 작품이다”라고 말했다. 만약 서귀포예술의전당이 (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를 공연 사업의 파트너로 주목한다면 양측의 컨텐츠 시너지는 물론 도민들과 여행객들도 행복해질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사)제주전통문화연구소 문봉순실장이 공연 컨텐츠로 주목할 만 한 추천 스토리들을 소개해 보면

* 굿춤으로 엮은 춤굿 ‘생불할망’

굿춤 ‘생불할망’은 제주도의 산육신(産育神) 삼승할망 이야기를 바탕으로 진행되는 ‘불도맞이’를 춤굿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신과 인간을 중재하는 심방(무당)의 춤사위 속에 담긴 우주 생성 소멸의 크고 작은 움직임을 체계화 하여,  제주의 굿 제차에 등장하는 춤의 상징성과 의미를 재해석하고 이를 춤으로서 재창조한 예술작품이다.

민요패 소리왓의 마임 초공 세상을 밝 히다(출처 제주전통문화연구소)

* 몸짓으로 엮은 제주신화 ‘초공, 세상을 밝히다’

‘초공본풀이’는 제주도 큰굿의 굿법과 함께 심방의 수호신이라고 하는 무조신(巫祖神) ‘젯부기 삼형제’가 세상에 태어나 왜 굿을 하게 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신화다. ‘초공, 세상을 밝히다’는 ‘초공본풀이’를 마임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 판소리로 탄생한 제주신화 ‘농경신 자청비의 사랑’

‘세경’은 땅을 뜻하며, 땅이란 의미 속에는 ‘농사를 짓다’ ‘땅속에 묻히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다. 제주도 농경신화 ‘세경본풀이’는 농경신 자청비에 대한 이야기이며, 자청비는 ‘미(美)의 신’, ‘여성영웅(英雄)신’, ‘지혜의 신’, ‘생산과 풍요(豊饒)의 신’, ‘사랑과 낭만의 신’, ‘양성(兩性)의 신’으로서 다양한 함의를 가진 여신이라 할 수 있다. ‘농경신 자청비의 사랑’은 ‘세경본풀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판소리 작품이다.

또한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극단 세이레, 간드락 등에서 제주전통문화를 소재로 만들어진 다양한 작품들이 개발되어 있다고 한다. 대표적인 두 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민요패 소리왓의 삼승할망 꽃놀래(출처 제주전통문화연구소)

* 민요패 소리왓의 “삼승할망꽃놀래”

제주도 신화에는 두 명의 삼승할망이 꽃가꾸기 시합을 통해 이승과 저승을 나누어 관장하게 된 재미있는 내력이 전해오고 있다. ‘삼승할망꽃놀래’는 삼승할망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이야기 하는 가족소리판굿이다.

* 놀이패 한라산의 “마당굿 세경놀이”

제주도 신화 중 농신인 자청비이야기와 풍농을 기원하는 굿놀이 세경놀이를 바탕으로 신화의 의미와 굿놀이의 놀이정신을 새롭게 풀어낸 제주도 전형의 마당굿이다.

실험적 문화 예술 퍼포먼스는 서귀포의 힘

위성곤의원과 이명복작가는 이구동성으로 “보고 즐기고 머물고 싶은 서귀포 문화벨트는 가장 먼저 중견작가 보다 실험 정신이 많은 청년 예술작가들이 많이 참여했으면 좋겠다. 이런 청년작가들의 실험이 결국은 그들에게 에너지를 얻어 서귀포 지역 발전에 전이시키는 역할이 제주에 맞다”고 이야기한다,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그런 사람(작가)들을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일. 지역 주민들에게 고립감을 덜어 줄 수 있는 일, 그것이야말로 서귀포예술의전당이 고민해야 할 일이다. 그런 퍼포먼스 네트웍이 공유될 수만 있다면 관광객들은 저절로 서귀포를 찾아오기 마련이다.

왼쪽 이명복 작가와 오른쪽 위성곤 의원

지금 세상은 인문학적 철학에 기반을 둔 융복합의 시대이다. 제주 여행 시장에도 예외가 없다. 철학이 없거나 혼자만으로는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싱가포르나 홍콩은 벤치마킹 대상이 아니라 터부시해야할 경쟁상대일 뿐이다. 제주특별자치도만의 여행에 대한 철학을 가지고 다양한 문화 동인들을 융복합화된 상품으로 특화되어질 때 제주특별자치도만의 경쟁력이 생긴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문화예술 관광 클러스트는 보물섬 제주다운 천혜의 공간과 킬러 공연이라는 컨텐츠, 그리고 지역 특산물을 연계한 쇼핑이 결합되어지면서 이성보다는 집단 홀릭같은 마성에 빠져들 수 있는 브랜드 상품화가 답이다. 제주 이야기로 철학적 기반을 갖춘 시나리오에 외국인 고객이 열광하고 해외 수출 실적도 노려볼 수 있고 지역의 고용 창출 및 경제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공연 프로그램을 만드는 일, 그것은 바로 전문적이고 멀티 콤플렉스한 문화 공연 관광 상품을 만드는 첫 번째 걸음이다. 서귀포를 찾는 여행객들이 서귀포 예술의전당에 눈길을 주고 기대가 큰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중섭거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예술의전당을 지나 저지리 예술인 마을까지 이어지는 제주문화 상품을 소비하는 여행자 실크로드 만들기. 그 중심에 서귀포 예술의전당이 있고 두 사람이 만들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