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용·강영원·김재용…. 그룹 해체로 김우중 회장이 자리를 물러난 직후인 2000년 워크아웃에 들어간 대우그룹의 모태 기업 대우인터내셔널을 지켜낸 전·현직 CEO 3인방이다.

지난 10월19일 오후 서울 평창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정기총회 및 창립 1주년 기념회’에는 7개월여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 전 회장과 함께 이들 3인이 모처럼 한 자리에 모였다.

이태용 아주그룹 부회장은 2000년 6년 여간 대우인터내셔널을 이끌면서 미얀마 가스전 사업 등 굵직한 사업을 성사시켜 대우인터내셔널이 워크아웃을 조기 졸업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인물이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가운데)이 19일 저녁 서울 평창동 A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우세계경영연구회 창립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대우의 세계 경영을 누구보다도 신봉한 사람으로서 사장 재직 시절 월요일 아침이면 직원들이 한데 모여 애국가를 제창하고 산업 역군에 대한 묵념을 하는 등 김 전 회장의 기업 문화를 그대로 유지한 전형적인 대우맨이다.

대우 OB들의 모임이면 어김없이 참석한다는 이 부회장은 이날도 일찍 행사장에 도착해 김 전 회장을 가장 먼저 맞아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이 부회장에 이어 2006년 대우인터내셔널 최고 자리에 오른 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은 부활한 대우인터내셔널에 날개를 단 인물로 평가받는다.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었으나 해외 에너지 개발 전문 기업인 석유공사로 조기 이동했다. 강 사장이 지휘하는 석유공사는 현재 대대적인 자원 개발 및 해외 자원 개발 업체 인수를 주도하고 있다.

사실상 이날의 주인공은 김재용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다. 과거 대우 계열사 CEO 중 유일하게 행사에 참석한 김 사장은 주인 없는 대우인터내셔널의 마지막 CEO이자 포스코라는 새로운 주인을 맞은 대우인터내셔널을 지키는 첫 CEO다.

장병주 연구회 회장(전 (주)대우 사장)은 김 사장을 가리켜 “김 사장이야 말로 포스코와 대우인터내셔널을 연결해줄 사람”이라면서 “군대와 같은 조직 문화의 포스코와 자유로운 상사 문화를 가진 대우인터내셔널과 융합되지 못하면 (대우건설과 같이) 무너질 것”이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대우인터내셔널은 김 전 회장이 처음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설립한 대우실업이 모태다. 김 전 회장은 대우실업을 통해 무역업으로 초기 성장을 이룬 후 중화학공업 진출 및 인수 합병(M&A)으로 단 기간에 재계 상위권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1993년 김 전 회장은 그 유명한 ‘세계 경영’을 선포했다. 현지 정부 추진 사업 집중, 서비스업과 제조업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진출, 현지에서 벌어 현지에서 사업을 키우는 해외 본사 설립 등은 물품 수출만 하면 해외 진출이 다라고 여기던 시절에 대우그룹이 세계 경영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한 경영 방식이다. 대우인터내셜 CEO 3인은 이러한 세계 경영을 세계 곳곳 현장에서 실천한 주인공들이다.

이제는 다들 흩어져 있지만 행사의 마지막 순서인 사가 ‘대우가족의 노래’를 열창하는 김 전 회장과 3명의 전·현직 대우인터내셔널 CEO들의 눈에서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대우세계경영연구회의 중소기업 해외진출 지원 및 글로벌 인재 육성 사업에 어떻게 해서든 기여를 하겠다는 열의가 엿보였다.

현정은 회장 ‘미시온 쿰플리다’ 주문 거나

스페인어 ‘임무 완수’ 뜻… ‘현대건설 인수’ 전의 불태워

‘미시온 쿰플리다(Mision Cumplida)’.
‘임무 완수’를 뜻하는 스페인어다. 현대건설 인수를 놓고 현대차그룹과 맞선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취임 7주년 메시지로 ‘미시온 쿰플리다’를 제시했다. 이번 인수전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다.

현 회장은 21일 전 임직원들에게 띄운 이메일에서 “물을 끓일 때 증기에너지를 얻으려면 99도씨에서도 불가능하며 1도가 높은 100도씨가 돼야 비로소 가능하다”며 “그 1도를 얻기 위해선 그동안 투입해온 에너지의 5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 회장은 “7년간 한결 같이 임직원 여러분과 함께 꾸고 간직했던 꿈을 위해 이제 마지막 한걸음이 남았다”면서 “수증기로 변하기 위해 1도씨를 올려야 하는 것처럼 꿈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현 회장은 특히 얼마 전 지하 700미터에 매몰된 지 69일 만에 기적적으로 구출된 칠레 광부들의 인간승리를 예로 들었다. 그는 “33번째 마지막 광부를 구출한 구조대원들이 품속에서 꺼내든 플래카드에 ‘미시온 쿰플리다 칠레’(Mision Cumplida Chile, 미션 완수 칠레)라고 적혀 있었다”면서 “이제 마지막 1도씨가 남았다. 마지막 힘을 모아보자. 그리고 우리도 ‘미시온 쿰플리다’를 외쳐보자”고 강조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은 취임 후 지난 7년간 현대그룹이 어려움을 뚫고 안정 성장을 이룬 데는 임직원들의 노고가 가장 컸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이제 그룹의 숙원인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임직원들과 함께 마지막 최선을 다하자는 뜻에서 이메일을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 사장 ‘물리트기’ 육성 선언

中 선양시 고층복합 버스터미널 개소식 참석 ‘사례발표회’ 가져

“물리를 튼다면 앞으로 10년 후에는 여러분들 중에서 SK네트웍스의 최고경영자(CEO)가 나올 것입니다.”

이창규 SK네트웍스 사장이 중국 선양시 고층복합 버스터미널(선양SK버스터미널) 개소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물리트기 코칭’ 및 ‘SKMS실천 사례발표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물리트기는 한 업무를 익히는 과정에서 일처리 방식이 암묵적으로 체화돼 어떤 일을 맡기더라고 잘할 줄 아는 경지에 오르는 것을 의미한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선양·단둥지역 구성원들의 복합버스터미널 및 단둥물류센터 사업추진 사례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물리트기’가 적극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밝혔다.

이 사장은 글로벌 경제 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해 취임해 선제적 대응을 통해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비전2020(Vision2020) 및 중기경영계획(3rd To-be) 수립을 통해 글로벌 리딩컴퍼니 도약을 위한 청사진을 확립했다. 이후 구성원들의 역량 극대화 및 결집을 위해 ‘물리트기’를 통한 SKMS 실천력을 높이는데 주력해 오고 있다.

실제로 이 사장은 취임 이후 해외사업장 방문, 조직별 오찬간담회 등을 중국, 브라질을 포함해 90회에 걸쳐 1000여 명의 직원들을 만나 물리트기 코칭을 해오고 있다.
SK네트웍스는 국가 간 장벽과 차별이 없는 ‘글로벌 원 HR시스템(Global One HR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고 선후배 간 사수·조수제 활성화를 통해 체계적인 ‘물리트기’ 환경을 구축해나갈 계획이다.

삼성 계열사 모든 임원 ‘스트레스 테스트’ 받는다

삼성그룹이 올해부터 계열사 전 임원들을 대상으로 심리적 안정 여부를 점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다. 임원들의 정기 건강검진 항목에 스트레스 항목이 추가된 것.

이에 따라 삼성 임원 1700여 명은 이번 정기 건강 검진부터 추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받는다. 이들은 그동안 연 1회 삼성의료원에서 정기 건강검진을 받아왔다.
대기업 계열의 전체 임원진을 상대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정기 건강검진 항목에 의무화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 관계자는 “임원들이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불상사를 미연에 방지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 항목을 추가했다”고 말했다.

정리=이상혁 기자 pressh@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