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의 골 점유율 우위 전략이 축구 종가(宗家)의 스피드와 체력을 소진시키는데 적중, 이탈리아가 잉글랜드를잡고 소중한 1승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15일 오전 7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본선 D조 첫 경기에서 잉글랜드와 마주친 이탈리아는 전반 35분과 후반 5분에 터진 두 골을 잘 지키며 잉글랜드에 2:1로 승리했다.

두 팀의 전반전은 그야말로 예측불허의 명승부였다.

이탈리아는 정교한 패스를 내세워 골 점유율에서 앞서 나가는 전략을 구사, 잉글랜드 골문을 압박했다. 이에 맞서 잉글랜드는 한 번의 빠른 롱 패스로 이탈리아 진영에 포진한 웨인 루니, 스터리지 등 공격수의 한 방을 기대하며 위협했다.

서로 신중하게 게임을 진행해 가던 팽팽한 긴장 상황은 전반 35분 이탈리아가 먼저 깨뜨렸다.

주장 피를로가 상대방의 시선을 속이는 제스처로 공을 흘려주자 뒤편에 있던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수비수 견제를 받지 않고 중앙에서 통렬한 중거리 슛을 날렸다. 공은 잉글랜드 골키퍼 조 하트의 오른손을 살짝 비켜가며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갔다.

하지만 아주리 군단의 1:0 기쁨은 2분이 채 가지 않았다. 바로 역습을 가한 잉글랜드는 전반 37분 공격수 웨인 루니의 환상적인 공중 패스를 받은 대니얼 스터리지가 감각적인 슛으로 이탈리아 골망을 뒤흔들었다.

이렇게 1:1 동점으로 끝낸 뒤 후반전을 맞은 축구 명가 두 팀의 균형은 5분 만에 이탈리아의 공격수 바르텔로의 헤딩슛 하나로 깨졌다. 바르텔로의 골은 결승골이 되었다.

이후 동점골을 만회하려는 잉글랜드의 공격은 줄기찼지만, 시간이 갈수록 선수들의 체력이 고갈되면서 현저히 패스 정확성이 떨어지면서 역부족을 드러냈다. 잉글랜드 선수들의 슛은 계속 이어졌지만 이탈리아 골대 위 허공만 갈랐을 뿐이다.

특히, 월드컵 3회와 통산 9경기에 출전한 잉글랜드의 자존심 웨인 루니는 이날 경기에서 전반전 스터리지의 첫 골을 탄생시키는 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정작 잉글랜드 축구팬과 본인이 학수고대하던 ‘월드컵 1호골’을 기록하는데는 실패, 지독한 ‘월드컵 0골’ 징크스를 깨지 못하고 팀의 패배를 지켜봐야만 했다.

앞서 같은 D조의 남미와 북중미의 강호들끼리 마주친 우루과이와 코스타리카 경기는 예상을 깨고 코스타리카가 3:1로 쾌승, 득실점이 앞서 조 1위로 올랐다. 반면에 이탈리아에 1패를 안은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와 우루과이 강호들과 시합을 앞두고 있어 축구 종주국의 16강 진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