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중국의 대학입학시험인 가오카오(高考)가 치러졌다.

중국은 가을학기제를 채택하고 있어서 6월에 가오카오를 치르고 대학에 지원해서 합격하면 9월부터 학기가 시작된다. 중국의 대학입학시험도 한국의 수능과 마찬가지로 수험생에겐 1년 중 가장 중요한 날로 듣기평가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시험장 인근의 비행기 이착륙이 늦춰지고 대형 화물 트럭이 인근 도로를 지나지 못하도록 통제한다.

일부 학부모들은 직접 안내판을 제작해서 거리로 나서기도 한다. 혹시나 거리를 지나는 오토바이나 차가 내는 소음이 자녀들의 시험에 방해가 될까봐 교통통제를 자처한 것이다. 대부분 운전자가 부모들의 염려를 이해하고 다른 길로 돌아갔지만 일부 오토바이 운전자들은 시험장 인근을 지나야 하는 지름길을 막는 학부모들과 언성을 높이면서 말싸움을 하기도 했다.

중국 부모들의 자식사랑은 이처럼 극성스러운 면이 많아 종종 TV 뉴스나 신문 지상에서 뉴스로 다뤄지기도 한다. 항저우에서는 비가 온 후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울어대자 수험생 자녀가 이 소리 때문에 공부를 못할까 싶어서 엄마가 연못에 약을 풀어 개구리를 모두 없애버린 일도 있었다.

최근 홍콩의 신문들은 자신의 자녀를 감시해달라고 사설탐정을 고용하는 중국 부모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도 했다. 중국에 있는 부모들이 홍콩에서 공부하는 자녀들이 학교에 잘 다니는지, 제대로 공부를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사설탐정을 고용하는데 이런 의뢰건수가 한 달에 10건 이상이나 된다는 것이다. 사설탐정이 찍어 보내는 사진을 보고서야 자녀가 안전하게 지내고 잘 있는지 안심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선행학습이 늘 이슈지만 중국도 극성부모들로 인한 문제가 만만치 않다. 중국의 한 TV 프로그램은 겨우 4개월인 딸을 매일 짜놓은 교육 프로그램에 따라서 교육시키고 하루에 두 번씩 수영도 시키는 등 조기교육에 열을 올리는 부모의 모습을 다루기도 했다. 이보다 나이가 많은 아이들은 수영, 테니스, 유도, 태권도 등의 스포츠는 물론이고 원어민 과외교사를 두고 영어 교습을 받고 미술과 수학, 과학 등의 과외도 따로 받는 것이 대도시에서는 일반화되었다.

초등학교 입학 때도 소위 명문학교의 경쟁률은 10:1을 넘는 것이 다반사고 초등학교 입학시험을 치르는 날에는 학부모들이 끌고 온 차량으로 일대에 교통대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자녀가 명문학교에 입학하기 바라는 열망은 너무나 뜨거워서 방학 때만 되면 명문 베이징대와 칭화대에는 대학을 견학하려는 부모와 어린 자녀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뚜렷하게 볼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장래에 자녀가 최고 명문대를 다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견학을 하는 것이다. 캠퍼스 견학을 하려는 부모들이 얼마나 많은지 대기줄까지 서야 하고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까지 기다려야 들어갈 수 있는데도 부모들은 자식의 의욕 고취를 위해서라면 문제없다는 반응이다.

시간과 노력에 덧붙여 재력까지 더한 극성 부모들도 많다. 충칭의 한 엄마는 자녀 교육을 위해 직장까지 그만두고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섰는데 작문 숙제를 하던 딸이 복숭아꽃이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겠다고 하자 제대로 된 자연학습을 시켜야겠다고 결심한다. 이 엄마가 택한 방법은 교외의 작은 야산 하나를 통째로 임대하는 것이었다. 임대료가 수천만원에 달했지만 딸과 함께 꽃과 나무를 심으면서 제대로 된 자연학습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엄마의 주장이다.

몇몇 사람은 돈 많은 부자의 과시욕이라고 비난했지만 대부분 부모가 오히려 이 엄마를 부러워하며 자신도 돈이 있었으면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동조했다.한 자녀 정책으로 인해서 자식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지나친 나머지 극성 부모로 돌변한 중국 부모들. 특히 대학입학시험만이 유일하게 중국에서 평등한 기회를 보장한다는 믿음 아래 과도하게 자녀 교육에 투자하면서 선택권이 없이 부모의 뜻에 따라 흥미없는 공부를 하는 아이들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흥겨운 저녁 시간 단체무, 사라질 위기’

매일 저녁 무렵이면 어김없이 음악소리와 함께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의 근원지는 아파트 정문 앞의 광장. 30여 명이 모여서 크게 음악을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다. 단체 에어로빅과 같은 느낌도 들지만 때로는 두 명씩 짝을 지어서 사교댄스를 추기도 하고 다양한 춤사위를 구사한다.

광장무(广场舞)라고 불리는 중국의 독특한 문화인데 여러 사람이 모일 수 있는 곳이면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서 함께 춤을 즐기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문화적, 정신적 탈출구의 일환으로 광장무를 적극 권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어찌 됐든 중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너른 곳이면 광장무를 볼 수 있다. 요즘처럼 기온이 30도를 훨씬 웃도는 여름철에는 에어컨이 나오는 시원한 쇼핑몰에서 광장무를 추는 사람들을 만나볼 수도 있다.

그런데 최근 광장무를 소음공해로 규정하고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광장무가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남녀노소가 즐긴다지만 대체로 중년층 이상의 퇴직 노인들이 주를 이루면서 퇴근하고 돌아와 휴식을 취하는 데 광장무의 음악이 방해된다는 젊은이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이다.

심지어는 광장무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물을 쏟아붓거나 오물을 던지는 일까지 생기면서 각 아파트 관리사무실은 일정한 시간에만 광장무를 즐길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