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 아닌 조립식 ‘탈부착 기술’로 특허… 아무 때나 팔아도 제값 받을 수 있어

예부터 금은 좋은 기운을 불러온다고 믿어 귀한 선물로 여겨져 왔다. 순금으로 만든 ‘행운의 열쇠’는 특히 부와 복을 상징해 선물용뿐 아니라 기념품·장식품용으로도 인기가 많다. 하지만 이해영(48) 엠케이에스상사 전무는 기존 ‘행운의 열쇠’란 제품에 대해 못마땅한 측면이 있었다.

“기존 제품은 제작 중 용접하는 과정에서 불순물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열쇠 손잡이에 해당하는 머리 부분과 몸통 부분인 파이프를 이으려면 땜질 작업을 반드시 거쳐야 해요. 파이프 자체의 이음새도 마찬가지죠. 이는 순도가 떨어져 나중에 다시 팔려고 할 때, 금값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국 소비자는 손해를 보는 거예요.”

이 전무는 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데 곧바로 착수, ‘순금 VIP 행운의 열쇠’를 개발해냈다. 순금 VIP 행운의 열쇠는 머리와 몸통 부분이 땜 없이 조립식으로 결합돼 탈부착이 가능한 구조다. 머리 쪽은 순금으로 이뤄지지만 몸통 쪽을 신주 등 저렴한 재질로 제작한 것은 물론 수작업 비중을 대폭 낮춰 비용을 절감시켰다.

디자인도 훨씬 미려해졌다. 무엇보다 제품을 현금화하기 위해 재판매 할 경우, 별도의 공제 없이 순금 99.99%의 금값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그가 이렇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까지는 꼬박 3년이 걸렸다. 그만큼 공 들인 보람도 생겼다. 특허(실용신안) 획득이란 값진 성과도 거뒀으니 말이다.

선물·기념·장식품용으로도 제격 ‘일석삼조’

행운의 열쇠 시장은 수천억 원 규모로 아기 돌반지·백일반지 분야 다음으로 큰 시장이란다. 기존의 최소 중량인 3.75g 보다 적은 1g부터 300g까지 고객이 원하는 중량으로 제작이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에 시장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것이 이 전무의 설명이다.

그는 대학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다. 대학 졸업 후, 1년간 미군부대 PX에서 근무했다. 그러나 월급이나 근무 여건이 너무 좋다 보니 오히려 ‘뭔가 해 봐야겠다’는 도전 의식이 생겼다. “한창 젊은 나이에 이대로 편안함에 안주하는 건 아니다 싶어 사표를 냈죠.”

곧 아버지인 이준구 대표가 운영하는 이 회사 공장에서부터 가업을 이어 일을 시작했다. 그때가 1986년. 기술과 신용으로 승부하며 탄탄한 토털 주얼리 생산업체로의 성장을 일궈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제로 엠케이에스상사는 45년의 구력과 함께 다져진 내실이 매우 알찬 회사다. 국내 처음으로 선보인 ‘골드카드 및 골드상패’는 큰 히트를 쳤다. 금을 0.12mm 두께의 얇은 판으로 펴는 기술로 특허를 받아 만든 금 명함과 공로패·감사패가 그것.

요즘은 관공서에서 나중에 쓸모없이 버려지는 트로피 대신 시상품으로 큰 환영을 받고 있다. 연매출 50억 원을 올리는 ‘효자’ 상품으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또 수출 유망중소기업 선정(중소기업관리공단)을 시작으로 이후 300만 달러 및 2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괄목할 만한 수출 기업으로서의 면모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그는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탈리아 등 해외 유명 주얼리 브랜드와도 당당하게 경쟁할 수 있는 주얼리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전희진 기자 hsmil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