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로부터 파격적인 투자지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시보레 볼트에 이어 GM의 SUV형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선정되는 등 세계 최대 자동차 강국인 미국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르노 등 글로벌 오토사 8곳과 공급 계약… 2분기도 사상 최대 실적

LG화학이 전 세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무서운 질주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9월30일 LG화학은 유럽의 3위 자동차업체인 르노의 초대형 ‘순수 전기차 프로젝트’의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다음 날 LG화학 주가는 곧바로 상승세를 보였다. 안상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중대형 전지의 성장성이 확인됨에 따라 최근 9월초 이후 주가 조정에도 ‘매수의견’과 목표주가 45만 원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유럽 볼보자동차와의 배터리 공급 계약 발표 당시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과 실질적인 납품 계약을 맺고 대량생산체제에 돌입한 배터리 업체는 LG화학이 유일하다”며 “지속적인 R&D 투자와 공급처 확보로 경쟁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려 세계 1위 위상을 확고히 다지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선 日보다 앞서

이러한 김 부회장의 발언은 점점 현실로 이뤄지고 있다. 이번 르노와의 최종 계약으로 LG화학이 2차 전지를 공급하게 될 글로벌 자동차 회사는 현대기아차, GM, 포드, 볼보를 포함해 무려 8곳으로 늘었다.

이 같은 성과의 비결에 대해 LG화학은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폭발적인 잠재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독자적인 기술 확보를 위해 과감한 투자를 지속해온 집념의 결과라고 설명한다.

지난 99년 LG화학은 국내 최초로 소형 리튬 배터리 양산에 성공했으나 일본 업체에 비해 거의 10년이 늦은 상태였다.

하지만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 있어서는 일본보다 한 발 앞서 지난 2000년 전지 연구 및 북미시장 개척을 위해 미국에 연구 법인을 설립해 본격 개발에 착수해 2년 반 만에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LG화학은 전기자동차 배터리 분야에서 2015년 2조 원의 매출, 세계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달성하여 세계 1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총 400여 명의 R&D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특히 차세대 배터리 관련 R&D분야에 5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최고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 안정적인 공급 대응력을 갖추기 위해 충북 오창테크노파크와 미국 미시건 주 현지 공장 건설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기반으로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LG화학은 지난 2분기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분기 경영 실적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매출액 5조 281억 원 ▲영업이익 8279억 원 ▲순이익 6457억 원.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1.3%, 영업이익은 31.6%, 순이익은 36.0%가 각각 증가한 수치다.

LG화학은 2분기 실적 호조 요인과 관련해 “스피드 경영을 통한 생산성 증대, 최고의 기술력 확보 및 ‘일등 정신’의 조직문화 구축도 실적 향상의 중요한 배경이 됐다”고 밝혔다.

전민정 기자 puri2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