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에 이어 삼성에버랜드 상장이 전격 발표되면서 증시는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위축된 IPO 시장 또한 활력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증권업계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반면 에버랜드의 상장 발표가 재료소멸로 작용해 증시가 오히려 탄력을 받지 못할 것이란 의견과 삼성그룹주들의 시가총액 비중이 더욱 높아져 증시 왜곡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시됐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SDS 상장에 이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계획 발표로 증시는 활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 핵심 기업들의 상장은 증시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조건 긍정적인 측면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에버랜드의 IPO 발표로 증시 상승 모멘텀이 오히려 사라졌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센터장은 “최근 코스피 상승에 삼성그룹주들의 영향이 컸다”며 “에버랜드의 상장 발표로 오히려 재료가 소멸됐다”고 평가했다.

이뿐만 아니라 삼성그룹주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왜곡현상이 나타나 증시변동성이 강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지난 5일 종가 기준 상장된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물산의 시가총액비율은 19.42%에 달한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사인 크레듀를 제외한 12개 계열사를 포함하면 약 28% 수준을 상회해 삼성그룹이 코스피지수에 미치는 영향력은 상당히 크다.

여기에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상장은 삼성그룹주들의 증시 영향력을 더 키울 수밖에 없다. 증권업계는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5조5000억에서 9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삼성SDS의 시총액이 20조원을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들을 포함한 삼성그룹주들이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를 훌쩍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삼성그룹주들에 대한 쏠림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삼성전자의 ‘저평가’ 문제 때문이다. 특히 삼성그룹주들의 경우 지주사 전환을 통한 사업회사 분리가 3세 경영자들의 경영권 승계에서 유력한 시나리오로 떠오르고 있어 지주사 전환이 ‘저평가’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

류주형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를 둘러싸고 가장 이목을 끄는 내용은 회사 분할설”이라며 “삼성전자의 분할은 사업부별 경쟁업체와 밸류에이션 비교를 통한 재평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그는 “분할될 경우 보수적 가정하에서도 현재 시총 대비 43.9%의 상승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삼성전자가 한국증시 대비 또는 글로벌 IT기업 대비 할인율이 높은 이유는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PER(주가수익비율)은 8.39이며 동종업계 수준인 8.96을 하회하고 있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할 경우 훨씬 낮은 가치로 평가받고 있다. 저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지주회사가 저평가받는 이유와 같다. 실제로 할인율은 일반 지주회사의 할인율과 유사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 가전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어 여러 자회사를 보유한 지주사들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유사하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분할을 통해 삼성그룹주들이 재평가를 받을 경우 시장의 왜곡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

류 연구원은 “국가 간 밸류에이션 차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삼성전자의 각 사업부가 해당 분야에서 글로벌 1위라는 점은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으로 시작된 증시 탄력이 코스피 전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와 사업구조의 개편은 긍정적”이라며 “투자심리 개선과 신흥국의 재평가가 이어지고 있어 삼성그룹주펀드에도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장의 심리가 호전되며 삼성계열사로부터 시작된 자금 유입이 대형주 전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한편 삼성그룹 핵심 계열사들의 상장으로 IPO 시장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 긍적적 전망이 예상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계획 발표가 증시 전반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되면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IPO에 나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들어 굵직한 대기업부터 알짜 중소기업들이 줄줄이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유리한 공모가를 위해서는 시장 환경이 우호적이어야 한다”며 “증시가 상승할 경우 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