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가 대단원의 막을 내리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지역개발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특히 치열한 접전이 예상됐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박원순 시장이 재선에 성공해 향후 용산과 강남 등 지역개발사업의 방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들의 부동산 공약 중 가장 쟁점이 됐던 사안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었다.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 일대에 위치한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과거 51만㎡ 부지에 31조원을 투입하는 단군 이래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으로 기록됐으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자금조달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해 하반기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후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 제한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로 진통이 야기되던 중, 통합개발 재추진과 관련된 내용들이 서울시장 후보 사이에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는 단계적으로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반면, 박원순 시장은 과거와 같은 통합개발은 지양하고, 구역과 블록에 따른 분리개발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입장이었다.

이번 박 시장의 재선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는 통합개발이 아닌 종전의 분리개발 정책이 유지될 전망이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부지 소유권을 놓고 코레일(한국철도공사)과 드림허브(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가 소송 중인 철도정비창을 빼고, 서부이촌동 일대 아파트와 주택 단지들의 노후도 등 각각의 주거 여건을 고려한 개발방안을 우선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용산사업 초기 서부이촌동은 강남3구를 대신해 전국 집값 상승을 이끌 정도로 상승 폭이 컸지만, 박 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용산 개발이 힘을 발휘하기는 다소 힘든 상황”이라며, “다른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될 수는 있겠지만 용산의 부동산 가격은 당분간 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지난해 말 대비 -0.53%를 기록해 서울시 25개구 가운데 유일하게 가격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산구의 아파트값은 지난 한 달만 해도 0.18% 하락하면서 서울 25개구 중 낙폭이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용산의 경우 재건축 등 별다른 상승 호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며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수면 아래로 가라앉으면서 아파트 가격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지역은 박 시장 재선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재건축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고, 여기에 국제업무·MICE 복합단지 조성사업이 시동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서울시는 코엑스부터 잠실운동장에 이르는 영동권역(72만㎡)을 국제교류 복합지구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의 청사진을 내놨다. 국제교류 복합지구는 오는 11월 나주로 이전할 한국전력(7만9000㎡) 부지와 이전을 완료한 서울의료원(3만2000㎡)·구 한국감정원(1만1000㎡), 잠실종합운동장(41만4000㎡)을 활용하고 코엑스(19만㎡)를 증축하는 방식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박 시장은 이 지역을 국제업무·MICE(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스포츠·문화 엔터테인먼트 중심지역으로 키워 도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박 시장의 계획대로 개발이 이뤄진다면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는 세계적 명소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강남지역은 해외투자자 및 대기업이 노리는 지역으로, 시가 행정 및 역량지원을 해주고 교통 인프라까지 마련될 경우 급격히 성장할 전망”이라며, “다만 상업지역이므로 용적률이 어느 정도 상향되느냐에 따라 사업성이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향후 성장가능성은 충분하지만 개발계획이 나와도 과거 용산국제업무지구사업과 같이 결국 묻힌 실패사례가 그동안 많았다”며, “워낙 대규모 프로젝트여서 자금력 확보 문제, 기부채납 문제 등이 추후 불거질 수 있어 신중을 기한 장기적인 포트폴리오가 나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