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동판을 나무로 만든 JVC의 이어폰 라인이 더욱 보강됐습니다. HA-FX800을 시작으로 HA-FX650‧750‧850이 지난 5월 출시됐습니다. 흔히 쓰는 이어폰은 플라스틱 소재가 대부분인데 나무로 만들었다고 하니 이어폰 유저들 사이에서는 많은 이야기가 오갔지요. 세 이어폰 중에서도 고성능이라고 하는 ‘HA-FX850(이하 FX850)’을 2주간 사용해봤습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별점: 3.5/5

중저음 사운드 재현 ‘괜찮네’

JVC에서 나온 이어폰 중에서는 드라이버 두 개가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는 ‘HA-FXT90’을 사용해본 적이 있습니다. 젠하이저나 클립쉬 등 이어폰을 내놓는 다양한 회사들이 드라이버와 디자인 등으로만 마케팅을 하는 데 비해 JVC는 새로운 기술을 접목하거나 시도해,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실험적인 제품’을 내놓는 회사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FX850도 마찬가지입니다. 진동판의 소재로 나무를 쓸 생각을 누가 했을까요. 하이엔드 스피커에 나무가 들어간다는 점을 눈여겨본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가격대와 드라이버의 크기, 임피던스와 출력 주파수 등을 살펴보면 FX850은 중저음은 물론이고, 고음까지 무난하게 커버합니다. 고음의 경우에는 음의 선명도가 뭉개지는 때가 종종 있는데 FX850은 시원한 음색감을 보였습니다. 아이유의 ‘너의 의미’‧에이핑크의 ‘Mr.Chu’를 들어봤습니다. 고음으로 치닫는 부분은 물론이고, 하이햇의 치찰음도 잘 표현해내더군요. 특히나 드럼의 가장 베이스인 킥(Kick)의 타격감은 최고더군요. 일렉트로닉 음악이나 아이돌 가수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면 FX850은 확실히 ‘듣는 재미’를 보장합니다.

지금 쓰고 있는 ‘VSONIC’의 ‘GR07’도 치우침 없는 소리를 재생해 좋은 평을 받고 있는데, 타격감이나 저음 강조 부분은 FX850에 비해 부족하단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실내에서 일렉트릭 음악을 들으면 어깨가 저절로 들썩일 정도로 흥겨움을 줍니다.

다채로운 악기의 소리를 재생하는 클래식은 어떨까요. 라흐마니노프와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을 들어봤습니다. 플루트나 피아노와 같은 고음 선율들도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재생했고, 각 악기의 소리가 뭉치지 않고 따로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고루 들을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문제는 고가라는 점입니다. 흔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밸런스드 아마추어(BA) 드라이버가 탑재되지 않았는데도 45만원이나 주고 살 제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어떤 음악을 주로 듣는지, 활용도를 잘 구분해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물이 들어갈 경우 썪지 않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회사 측은 “공정 과정에서 방수 처리를 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체크리스트 5>

1. 경쟁사 제품과 차별점이 2가지 이상 있는가?

So so. 가장 큰 차별점이라면 나무로 만든 진동판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JVC의 한국 공식수입원 ‘더미토’에 따르면 나무 진동판은 플라스틱 진동판에 비해 차음성과 울림이 좋다.

또 나무라는 소재는 음의 전송속도가 빠르고 음의 내부적 손실이 적어 ‘청명한’ 소리가 난다고 한다. 그러나 나무 진동판을 차용해서 음질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이어폰의 구조와 내재돼 있는 드라이버의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인지 소비자들은 구별하기 어렵다. FX850에는 총 5종류의 이어팁이 들어가 있는데 실리콘과 메모리폼 팁이며, 메모리폼 팁도 사이즈에 맞게 구분돼 있어 사용자 편의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 차별화된 기능이 자주 쓰는 기능인가?

Yes. JVC가 탑재했다고 하는 ‘11㎜ 우드돔 다이내믹 드라이버’는 이어폰의 성능을 좌우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이다. 다이내믹 드라이버 중에서도 크기를 10㎜ 이상으로 키운 데다 소재도 차별화했다. 이것이 적용돼 저음과 타격감을 살렸다는 평을 듣고 있다.

 

3. 이전에 나온 제품에 비해 확실히 성능이 업그레이드됐나?

Of course! 나무 진동판을 사용한 제품은 2013년 JVC FX-800으로 출시된 바 있다. 크게 달라진 것은 케이블을 착탈할 수 있도록 했다는 점과 듀얼 어쿠스틱 드라이버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착탈식 케이블은 단선됐을 경우 교체가 간단해서 좋다. 어쿠스틱 드라이버가 2개 들어가 있어 음질을 풍부하게 살렸다는 평이다. 무게는 FX800이 9.6g인데 비해 FX850은 13g으로 다소 무거워졌다.

 

4. 비슷한 스펙을 갖추고 있는 제품보다 가격이 합리적인가?

No. 다이내믹 드라이버와 밸런스드 아마추어 드라이버의 차이에 대해선 전문가 사이에서도 평이 엇갈린다. 하지만 BA 드라이버의 개수에 따라 이어폰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BA 드라이버가 들어가 있지 않은 FX850이  BA가 4개 들어가 있다는 소니의 XBA4, XBA H3와 비교해 가격대가 높다.

 

5. A/S와 품질보증기간은 만족스러운가?

Not Bad. 품질보증기간이 1년으로 국내 브랜드나 대기업 제품만큼의 기간을 보장하곤 있지만, 수리센터를 직접 찾아가야 하거나 택배 발송을 해야 한다는 점은 불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