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가 오는 11월 기업공개(IPO)에 나설 계획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한 업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라인이 도쿄 증시 또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이라며 “IPO를 통해 매각할 지분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IPO로 인해 기업 가치는 1조엔(약 10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라인의 모회사인 네이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해명했다.

라인의 IPO 가능성은 이전부터 업계에서 꾸준히 나온 얘기다. 그 배경에는 그동안 글로벌 인터넷 업체들의 IPO가 꾸준히 이어졌다는 점과 그밖에 라인과 경쟁관계에 있는 업체들의 성장이 부각됨에 있다.

지난 2012년 세계최대의 SNS업체인 페이스북이 IPO를 통해 나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뒤이어 지난해 트위터가 상장을 했으며 최근 중국 최대의 온라인 유통업체인 알리바바가 IPO 계획을 발표하는 등 굵직한 인터넷 업체들이 글로벌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게다가 IPO를 실시한 기업들이 막강한 자금 조달 능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M&A(인수합병)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어 이 또한 라인에게 부담이 된다는 점이 IPO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최찬석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쟁사들의 공격적인 자금조달과 인수합병이 이어지고 있다”며 “라인의 빠른 IPO의 필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경쟁사들의 압도적인 현금 보유고를 고려할 때, 라인의 현금 보유고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자금으로는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경쟁사들의 현금보유고를 보면 구글 61.5조원, 페이스북 12.5조원, 텐센트 6.6조원, 알리바바 28.5조원(IPO 이후) 등으로 라인의 지난 1분기 현금보유고 1조원은 현저히 부족한 상황이다. 따라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마케팅 활동이나 인수합병을 위한 라인의 빠른 IPO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달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발표하면서 라인의 IPO에 대해 시장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카카오의 실제 대주주는 텐센트가 아닌 나스퍼스”라며 “나스퍼스가 언론 재벌인 만큼 뉴스 유통 트렌드가 바뀔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실제로 SNS와 모바일이 연계된 시장에서의 뉴스 유통 확대가 빨라지고 있어 다음카카오의 합병을 라인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 따르면 ‘2013년 언론 수용자 의식조사’에서 인터넷 뉴스 이용방법 중 SNS를 통한 사용자는 2012년 12.5%에서 2013년 30.4%로 크게 늘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 외 여타 항목들은 같은 기간 전부 감소했다는 것이다.

또한 뉴스콘텐츠 소비 행태가 기존 종이신문, PC 등을 이용한 사용자는 줄어드는데 반해 스마트폰 및 태플릿 PC 등 모바일기기 중심의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모바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카카오의 다음과의 합병시도는 라인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음카카오가 뉴스콘텐츠 시장을 점령할 경우 기존 포털시장의 시장지배력까지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다음카카오의 뉴스콘텐츠 강화에 배경에는 나스퍼스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다. 나스퍼스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다국적 미디어 그룹이다. 최고 경영자인 야코부스 페트루스 베커 회장은 텐센트를 포함한 전 세계 1000여개 이상의 미디어 및 인터넷 사업에 투자해 그 영역을 넓혔다. 이어 베커회장은 지난해 세계 억만장자 대열에 올랐다.

나스퍼스는 자회사인 MIH를 통해 중국 최대의 IT기업 텐센트의 지분을 34%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인데 반해 마화텅 텐센트 회장의 비중은 5%에 지나지 않는다.

텐센트는 지난 2012년 4월 카카오의 지분 13.3%를 확보해 사실상 2대주주지만 나스퍼스와 텐센트의 관계를 놓고 본다면 카카오의 실제 2대주주는 나스퍼스다. 다음카카오 합병에 대한 나스퍼스의 든든한 지원도 라인의 IPO 압박에 한 몫 했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