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설탕생산국인 브라질이 휘청대는 설탕산업으로 위기에 빠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브라질 설탕업자들이 가뭄으로 사탕수수 원재료 확보가 힘든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브라질에서 생산되는 설탕의 양은 전 세계 공급량의 20% 이상을 차지하며, 전 세계 60%의 설탕이 이곳에서 거래될 정도로 브라질은 글로벌 설탕업계의 큰손이다.

미국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원당 가격은 지난달 25일 파운드당 17.2센트에 거래돼 1월 말(15센트) 이후 석 달 만에 2센트나 뛰었다. 설탕 가격이 상승한 배경에는 브라질을 강타한 혹독한 가뭄과 물가 상승이 도사리고 있다. 지난 1~2월 브라질 강우량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적었다. 브라질 정부는 가뭄이 계속 이어질 경우, 올해 연간 강우량이 8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물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브라질의 지난 3월 물가는 전달 대비 0.92% 뛰어 200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올해 인플레율이 6.51%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오 에너지 지원 정책도 설탕 가격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5년 전부터 바이오연료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바이오연료의 원료가 되는 에탄올은 사탕수수 추출물이다. 이에 따라 브라질 설탕업자들은 바이오연료 업자들과도 원재료 확보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조너선 킹스먼 이파너머스 컨설팅그룹 창립자는 “사탕수수의 수확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앞으로 거래될 사탕수수 가격이 곧 설탕 가격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