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추석 연휴를 끝내자 마자 ‘발등에 떨어진 불’ 격인 현안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M&A와 비전 선포, 구조조정, 상장 작업 등 기업별로 신발끈을 다시 동여매며 분주한 모습이다.

재계에 따르면 올 하반기 M&A의 최대 물량인 현대건설 인수전이 10월 본격 전개된다. 지난 9월 24일 매각 공고가 나간 후 인수 후보자였던 현대자동차그룹과 현대그룹이 참여를 선언한 상태로 불꽃 접전이 예상된다.

채권단은 오는 11월 12일 본입찰을 실시한 후 2~3일 내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어서 양 그룹은 10월 한 달 간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마침 10월 6일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부인 고 이정화 여사 1주기라 정 회장을 중심으로 한 범 현대가 일원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만날 수 있는 마지막 공식 자리는 마련된 상태다.

10월 1일 LG전자 최고경영자(CEO)에 공식 취임한 구본준 부회장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지난 2006년 메가 히트 상품의 부재, 미래 경영환경에 대한 잘못된 예측에 대한 책임으로 LG필립스LCD(현 LG디스플레이)에서 LG상사로 이동하는 아픔을 겪었던 구 부회장은 5년 만에 다시 비슷한 이유로 위기에 처한 LG전자를 부활시키는 특명을 안았다.

지난 추석 연휴기간 동안 업무 보고를 받은 후 향후 경영계획을 고민한 것으로 알려진 구 부회장은 조직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차원에서 대규모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다.

계열사 상장을 추진 중인 그룹들도 바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STX그룹은 10월 안으로 해외 계열사인 STX유럽의 아시아 증시 상장이 가시화 될 것으로 알려졌다. 증시 관계자들은 이번에 상장되는 사업부문은 올 들어 가장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해양작업지원선(OSV) 부분으로, STX팬오션이 상장돼 있는 싱가포르 증시에 상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두산그룹은 오는 11월 1일 두산건설과 두산메카텍 합병에 이어 두산엔진의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최근 동양종금증권과 대우증권을 공동 대표주관사로 선정한 후 사외이사진을 선임하고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바 있다.

또 지난해 9월 스코다파워 이후 중단했던 M&A도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것으로 알려졌다. 두산그룹은 최근 수처리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두산중공업이 관련 기업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두산그룹은 10월 6일 창업주인 고 박두병 회장의 100주기 기념식을 갖는다. 사내 행사로만 치러질 이날 기념식에는 두산 그룹 오너 일가가 모두 모여 고인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경영방침을 선포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재 출연으로 그룹을 정상화시킨 동부그룹은 올해 안으로 알짜 계열사인 동부메탈의 상장을 앞두고 있다. 동부메탈은 최근 강원도 동해공장에서 50MVA급 전기로 화입식을 갖고 현 23만t인 연간 생산량을 50만t으로 확대하기 위한 계획을 차질 없이 추진 중이다. 최근 철강 시황이 호전돼 상장 여건도 좋아져 예정대로 상장 작업이 이뤄질 전망이다.

LG전자 CEO 교체는 북한과 닮았다?

英 이코노미스트 ‘LG의 고뇌’ 타이틀로 “창업주의 손자 고용” 보도

LG전자가 최근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한 데 대해 북한의 권력 승계와 '닮은꼴'이라는 견해가 제기돼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 ‘LG의 고뇌(LG’s woes)’ 제목의 기사를 통해 스마트 폰 시장에 제 때 대응하지 못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남용 LG전자 부회장 대신 LG 오너 일가인 구본준 LG상사 부회장이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것을 북한의 권력 승계에 비유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창업주의 손자를 고용하는 것이 과연 LG전자를 구할 수 있을까(Will hiring the founder’s grandson save LG Electronics?)”라고 반문하면서 “LG를 회복하는 것은 파산을 앞둔 독재 국가 북한을 회생시키는 것 만큼 힘든 작업이 아니지만 양측은 최고 권력 승계라는 문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특히 “LG전자의 수난은 과거 노키아의 상황을 재연하고 있다”며 “구본준 부회장이 그동안 LG그룹의 다양한 파트를 이끌어왔기 때문에 무능한 사람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참신한 인재라고 볼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노키아는 능력 있는 외부 인사를 CEO로 영입한 반면 LG전자는 창업주를 택했다는 얘기도 덧붙였다. 이코노미스트는 예전 ‘럭키 금성’을 언급하면서 “새로운 CEO가 LG에 다시 럭키(행운)을 가져온다면 그는 골드스타(금성)로 인정받을 만 하다”고 비유했다.

‘짝퉁’ 이건희 회장 ‘페북’ 계정 나돈다

삼성그룹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명의를 도용한 페이스북 계정에 대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9월 29일 삼성 자체 페이스북 사이트(facebook.com/samsung)에 따르면 이 회장 명의를 도용한 계정에는 이 회장의 사진까지 걸어놨으며 “This is my official facebook profile 100% verified and certified kun-hee-lee(이것은 내 공식적인 페이스북 프로필로 100% 입증되고 확인된 것입니다. 이건희)”라는 설명문도 올려져 있다. 또 이미 상당수의 사람이 이 계정과 친구로 등록한 상태다.

삼성은 이에 대해 자체 페이스북에서 “이 회장 사진까지 올려놓아 (일반인들이) 오해하도록 만드는 계정이 생겨서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이건희 회장은 현재 페이스북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고 밝혔다.

최근 트위터와 페이스 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서 유명인의 이름을 도용한 가짜계정이 확산되고 있어 악성 바이러스 유포 및 개인정보 유출 등 사회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편 이에 대해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깜박 속을 뻔 했다”, “이 같은 도용은 처벌해야 한다” 등의 의견을 올렸다.

한라그룹 임원 승진인사 부회장에 김홍두·변정수

한라그룹은 지난 9월 27일 그룹 부회장에 김홍두(57) 한라건설(주) 대표이사 사장을 , 자동차 부문 총괄 부회장에는 변정수(65) ㈜만도 대표이사 사장을 승진 발령했다.

김홍두 부회장은 성균관대를 졸업한 후 현대양행, 한라중공업 등을 거쳐 지난 2003년부터 한라건설 대표이사 사장을 역임해 왔다. 변정수 부회장은 현대양행, 만도기계, 한라중공업 등을 거쳐 지난 2008년부터 만도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정준양 회장 “M&A 거침없이 추진할 것”

무협 CEO조찬회서 매출 100조 달성 ‘비전 2018’ 제시

“기회가 되는대로 거침없는 인수합병(M&A)을 할 것이며 궁극적으론 모든 금속을 다루는 종합소재 메이커로 거듭나겠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지난 9월 2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무역협회(KITA) 최고경영자 조찬회’에서 ‘포스코 3.0 경영’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세계적인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이 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 같이 거침없는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립 50주년을 맞는 2018년 매출 100조 원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비전 2018'의 구체적인 실천 계획 중 하나로 M&A를 적극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 회장은 “아직까지 구체적인 M&A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기회를 찾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에서 정 회장은 ‘비전 2018’을 재차 확인하며, 글로벌 톱3 복합소재 메이커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사업의 영역을 금속류 전체로 확장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포스코의 이 같은 계획은 지난 8월 말 대우인터네셔널을 최종 인수하면서 날개를 달았다. 인수사인 대우인터의 글로벌 사업 기반을 적극 활용해 영역을 확장시킨다는 것이다.

정리=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