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 이용고객의 60% 이상은 여성이다. 쇼핑 이용자만 많은 것이 아니라 실제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이 볼 수 있다. 특히 의류·화장품 등을 중심으로 여대생들의 창업이 활발해 눈길을 끈다. 시간과 장소 제약이 적고 스스로 소비자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대학생들이 창업에 나서는 이유다.

중국 난징의 대학교 3학년생인 다이신이(戴心怡)는 중국에서 인기 있는 채팅 애플리케이션인 웨이신(微信)을 통해서 화장품을 파는 소규모 사업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사업을 시작할 생각이 아니었다. 그만한 또래의 여대생 대부분이 그렇듯이 다이신이도 패션이나 화장 등 예쁘게 꾸미고 다니는 것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여대생들에게 인기가 많은 외국 화장품이나 의류 등은 중국의 높은 관세 때문에 구입가격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아서 생활하는 학생으로서는 적잖은 부담이 되는 돈이라서 싸게 구입할 방법을 찾던 중 해외에서 유학하는 친구를 통해서 물품을 구입하는 ‘직구’에 나서게 됐다.

미국·캐나다·홍콩 등 각지에서 유학 중인 친구들이 방학을 맞아 중국으로 귀국하면서 다이신이가 부탁했던 물품들을 가져다 주었고 중국과 비교해서 절반 수준의 가격에 물품 구입이 가능했다. 자신과 비슷하게 저렴한 가격에 물품 구입을 원하는 학생이 많을 것이라 판단한 다이신이는 웨이신을 통해서 사업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C2C 쇼핑몰인 타오바오가 가장 규모도 크고 인기도 많지만 학업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소규모로 운영하고 싶었고 또한 타오바오의 경우 사기도 많아서 고려치 않았다. 웨이신을 통해서는 자신과 연결되어 있는 친구들만 내용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사생활이 보장되고 서로 믿을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다이신이가 물품의 사진과 가격을 웨이신에 올리면 친구로 등록된 고객들이 주문을 하고 물품대금은 중국의 페이팔 격인 쯔푸바오(支付宝)로 받는다. 조금씩 입소문이 나면서 친구들의 친구 혹은 같은 대학의 다른 학과 친구들이 하나둘 다이신이의 친구로 등록하면서 꾸준히 물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이 사업을 통해서 그녀가 벌어들이는 돈은 사업이라고 하기에는 적은 편이다. 그러나 현재의 수준에 만족한다는 것이 그녀의 설명이다.

“이 사업을 평생 하겠다는 생각도 아니었고 다만 옷이나 신발 등을 살 수 있는 용돈 정도 마련하고 싶었다”며 “지금은 부모님께 용돈을 받지 않아도 될 정도로 꾸준히 수입이 되고 학업도 방해받지 않아서 만족한다”는 것이 이유다.

같은 대학의 경영학과 4학년인 리유에도 지난겨울 언니와 함께 타오바오에 온라인 쇼핑몰을 창업했다. 상하이에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언니와 리유에는 평소 패션에 관심이 많았는데 마음에 드는 액세서리를 찾기 어렵자 아예 직접 쇼핑몰을 차려서 좋아하는 액세서리들만을 모아서 팔기로 한 것이다.

상하이에 있는 언니가 액세서리 공장들을 만나서 물건을 사고 학생이라 상대적으로 시간이 많은 리유에가 쇼핑몰을 관리한다. 졸업 후에 직장을 갖더라도 쇼핑몰 운영은 계속하겠다는 것이 리유에의 계획. 좋아하는 액세서리를 다루다 보니 바빠도 힘들거나 지치지 않고 재미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그러나 직업으로 삼기엔 부담이 커서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직장을 갖고 부업으로 취미를 살리겠다는 생각이다.

중국 대학생들의 인터넷 창업 열풍은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이어졌다. 다른 창업에 비해서 시간이나 장소 제약이 적다는 점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학생들 스스로가 인터넷의 최대 이용자라는 점에서 소비자의 요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리서치기업인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소비자의 3분의 1이 40회 이상 온라인 쇼핑을 했다. 특히 여성의 온라인 쇼핑 비율은 60%에 육박했다. 의류·화장품 등의 상품을 중심으로 여대생들의 창업이 많은 것도 이에 기인한다. 전체 온라인 창업인구의 대부분은 23~32세로 젊은 연령층이 차지하고 있다.

타오바오 쇼핑몰의 경우 하루에 새로 생기는 점포만 수 천 개에 달하는데 이 중 약 30% 정도가 대학생 창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들의 인터넷 창업은 자신의 취미와 적성을 살리고 다양한 경험을 한다는 좋은 취지도 있지만 올해 대졸자가 사상 최다인 727만 명에 달하면서 취업이 순탄치 않아 차선책으로 온라인 창업으로 눈을 돌리는 젊은이들도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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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왜 중국 지폐는 항상 구겨져 있는 것일까?

 

한국은 지폐의 최소단위가 1000원으로 100원이나 500원짜리는 동전이지만 중국에서는 1위안(한화 163원)이나 심지어 5마오(한화 82원)짜리 지폐도 있다.

작은 단위의 지폐는 금액도 크지 않으면서 자리만 차지해서 불편하다. 이 때문에 돈을 삼각형으로 접어서 다니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1위안짜리 지폐를 접고 안에는 5마오짜리 지폐나 1위안짜리 동전을 넣어서 삼각형으로 접어 2위안이나  3위안 등을 만든다. 버스를 탈 때나 물건을 살 때 잘 접혀진 삼각형의 돈을 지불하는 것이다.

삼각형으로 접힌 잔돈을 받으면 하나씩 풀어서 사용하게 되는데 덕택에 1위안이나 5마오 등의 소액단위 지폐는 종종 꼬깃꼬깃하게 구겨진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중국 돈에서 가장 큰 단위지폐인 100위안(한화 1만6380원)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구겨진 지폐를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위폐 때문이다. 1위안 등의 소액은 위조지폐가 드물지만 50위안이나 100위안 등의 고액지폐는 위폐가 종종 발견된다.

100위안의 위폐 감별을 위해 지폐에 그려진 마오쩌둥의 어깨 부분을 만져보거나 불빛에 비춰보기도 하는데 지폐를 구겨보아서 그 느낌이 다르면 위폐로 감별하기도 한다.

은행 ATM기기에서도 종종 위폐가 나올 정도로 흔하기 때문에 생긴 현상인데 이 때문에 중국 돈들은 대부분 접혀 있거나 구겨져 있는 등 빳빳한 돈을 발견하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