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배곧 호반베르디움 2차 전용 63 가변형벽체(제공: 호반건설)

올해 신규 분양시장이 최대 성수기를 맞아 전국에서 새 아파트가 쏟아지면서 건설사가 펼치는 평면경쟁을 관전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최근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까다로워진 소비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건설사들이 차별화된 평면을 내놓고 있어 주목된다.

분양시장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한정된 지역에 물량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수요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한 건설사 간의 ‘평면전쟁’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국내 홈 인테리어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아파트를 찾는 소비자들의 공간활용 등 평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면서 건설사들도 다양한 평면과 디자인에 힘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수요자의 선호에 맞게 변형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최근 트렌드”라며 “부동산시장이 침체기를 거쳐 회복기로 접어드는 과도기적인 단계에 있어 업계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상품 다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대형건설사, 세상 어디에도 없는 ‘新평면’ 개발 박차

대우건설은 국내 아파트 최초로 ‘상‧하부 이형(異形) 세대배치’를 적용해 한강 조망 특화평면을 선보였다. 한강조망은 뛰어나지만 한강 남쪽에 위치한 ‘미사강변 2차 푸르지오’ 거실에서 한강을 즐길 수 있도록 거실을 북쪽으로 배치한 것.

이를 위해 한강조망이 다소 어려운 1~9층은 거실을 남향으로 배치하고, 한강 조망이 막힘없이 가능한 10~28층에는 북쪽에 거실을 배치했다. 거실은 북향이지만 주방과 방 3개가 남향에 위치한 4베이 판상형 구조로 설계해 채광도 충분히 확보했다. ‘북향 거실’ 타입은 1순위 청약에서 4.6 대 1이란 높은 경쟁률로 마감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분양에 앞서 시장조사한 결과, 북향이라도 거실에서 한강조망이 가능한 평면에 대한 선호가 높은 것으로 조사돼 이 같은 평면을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도 최근 중대형 평면 11종을 새로 개발해 저작권 등록을 마쳤다. 새로 개발한 평면은 전용면적 101㎡, 112㎡, 125㎡가 대상이며 시장조사와 설문조사 등으로 고객의 욕구를 반영해 ‘수요 맞춤형’으로 설계했다. 소형 주택형보다 공간이 크고 방의 개수만 많았던 기존의 중대형 설계에서 탈피해 각 가족 구성원을 위한 알파룸, 취미실, 서재실 등 다양한 공간을 추가했다.

◆통풍‧채광 극대화한 ‘특화 타워형 아파트’ 인기

아파트 구조에서 후발주자인 타워형이 최근에는 대중적인 판상형 아파트 인기를 앞지르고 있다. 남향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아파트의 전통적인 동간 배치는 ‘ㅡ자’ 배치에 네모꼴 모양인 판상형이 주류를 이뤘다. 하지만 최근 단지 조경과 일조권, 미학적인 측면이 대두되고 내장재가 발달하면서 일조와 전망을 극대화할 수 있는 타워형 아파트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한화건설이 대전 노은4지구에 공급한 ‘대전 노은 한화 꿈에그린’은 타워형과 판상형이 조화롭게 배치됐다. 전용 84㎡B타입과 125㎡형은 타워형 구조로 거실의 2면 개방으로 단지를 둘러싼 매봉산과 반석천 조망을 최대한 확보했다. 넓은 드레스룸 설계로 동급 평형 대비 수납공간을 최대로 확보해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안방 전면 발코니 이동 동선을 별도 확보해 편리성을 높였다. 지하 1층, 지상 35층 17개동, 전용 84~125㎡ 1885가구로 구성된다.

롯데건설이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서 분양 중인 ‘롯데캐슬 골드파크Ⅱ’는 판상형과 타워형 구조를 혼합한 구조다. 59㎡B타입과 84㎡형은 타워형으로 설계된다. 2면 개방으로 단지 내 대규모 공원과 안양천 조망이 뛰어나도록 설계했다. 특히 84㎡형에는 ‘드림알파룸’과 ‘스마트룸시스템’을 적용해 고객의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하게 설계했다. 드림알파룸은 거실에 인접한 알파룸을 특화한 공간으로 드레스룸, 서재, 아이 놀이공간으로 꾸며진다.

대림산업 관계회사인 (주)삼호가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 113-24, 30번지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광안비치’는 타워형 아파트로 지어진다. 단지 구성과 실내 평면은 바다 조망에 유리하도록 설계됐다. 모든 가구는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광안대교 및 바다를 조망할 수 있도록 필로티를 일반아파트에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4~5m보다 높은 6m로 적용한다. 전용 84㎡A~D형 총 396가구로 구성된다.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선택 가능…‘선택형 평면’의 진화

가족 구성원에 맞는 '수요자 맞춤형’ 평면을 반영한 사례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호반건설이 시흥 배곧신도시에 분양 중인 ‘시흥 배곧 호반베르디움 2차’에는 한 세대당 가변형 벽체 2개를 두는 설계를 선보였다.

가변형 벽체는 한 세대 당 한 개 정도만 제공되는 게 일반적이다. 자녀방 사이와 거실 사이에 2개의 가변형 벽체를 뒀는데 이는 거실의 기둥이 힘을 받는 지지대 역할을 하도록 설계하면서 가능했다. 이렇게 되면 거실의 전체 확장, 거실이 일부 확장, 침실 확장, 확장 미적용 등 총 4가지 타입의 평면이 제공된다. 또 자녀방은 아이의 성별에 따라 벽지 및 바닥재를 선택할 수도 있다.

현대건설은 가족구성원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평면을 선택할 수 있는 ’MOVE&FIT(무브앤핏)’ 올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진 힐스테이트’ 전용 84㎡ A타입에 적용된 이 평면은 수납공간 강화형, 학습공간 강화형, 가족공간 강화형 등 3가지 타입으로 제공된다. 계약자가 수납공간 강화형을 선택하면 창고와 드레스룸이 제공되며, 학습공간 강화형을 선택하면 학습존과 (계절)창고, 가족공간 강화형은 거실이 확장돼 제공된다.

GS건설이 김포한강신도시에 분양한 ‘한강센트럴자이’의 전용 70㎡형은 거실이 가로 4.5m, 세로 3.6m에 달해 중소형임에도 웬만한 84㎡ 거실만큼 크게 느껴진다. 84㎡ C형과 84㎡ D형은 각각 거실과 안방에 알파룸이 제공된다. 84㎡ C형은 알파룸에 파티션 가구 설치로 공간을 분리할 수도 있고 넓은 거실로 이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