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27일 소비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하반기 전망에 비해 0.2% 포인트 낮춘 3.7%로 제시했다.

KDI는 2013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도 올해 경제성장률을 3.7%로 예상했지만 올해부터 GDP 집계방식이 바뀌면서 0.2%포인트 가량 상향 조정 효과가 생긴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는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0.2%포인트 가량 하향 조정된 셈이다.

KDI는 지난해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총소비와 민간소비 증가율을 각각 3.5%와 3.6%로 내다봤다. 하지만 이번 전망에서 올해 총소비와 민간소비 증가율이 2.8%와 2.7%로 내려앉는등 소비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짐에 따라 전망치를 하향조정한 것이다.

KDI측은 "내수가 개선되고 있지만 회복세는 미약한 수준"이라며 "국내총소득(GDI)이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소비는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하는 데 그치며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KDI 조동철 거시경제팀장은 "세월호 사고로 인해 일부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는게 맞을 것 같다"며 "민간소비 쪽에서 가장 많은 수정이 이뤄졌는데 세월호 참사 뿐 아니라 1분기 실적치 자체가 낮아진 것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I는 현재 한국경제가 완만한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KDI측은 "우리 경제는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되는 가운데 수출 증가세도 확대되면서 올해 3.7%와 2015년 3.8%의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설비투자는 대내외 경기가 개선됨에 따라 2012~2013년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나, 2014년과 2015년 각각 8.0%와 6.8%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수출과 수입은 각각 6.1%와 5.8%씩 증가할 전망이다. 경상수지는 지난해(799억 달러)와 비슷한 781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뒤 2015년에는 내수 개선, 원화 강세 효과 등으로 인해 650억 달러 내외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물가는 상승세가 서서히 확대될 것으로 관측된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는 올해 1.6%, 내년 2.3%다.

실업자 수는 시간제 근로자를 중심으로 큰 폭으로 늘어 올해와 내년에 각각 40만~50만명씩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경제활동 참가율이 늘면서 실업률은 올해 3.5%, 내년 3.3%로 다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다.

KDI는 2014~2015년 선진국을 중심으로 세계 경제 성장세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세계경제 성장률이 3.6%와 3.9%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두바이유)는 올해와 내년 각각 연평균 배럴당 104달러와 100달러 내외를 기록해 전년 대비 2%와 4% 정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KDI는 향후 정부의 재정정책과 관련, "당분간 경기 대응을 위해 소폭의 재정 적자를 용인하되 중기적으로는 점진적으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는 중기 계획상의 기조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또한 통화 정책에 대해서는 "대내외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상하지 못한 큰 충격이 도래하지 않는 한 현재의 금리 수준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