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패밀리 7인승 SUV ‘패스파인더(Pathflnder)’

 

“이것도 넣어주세요, 저것도 넣어주시고요, 음… 이것도 있으면 좋겠네요”

자동차를 구입할 때 편의사양이나 성능까지 선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제조사에서 임의로 만들어놓은 패키지 옵션 말고 내게 필요한 것을 모두 선택할 수 있으면 말이다. 물론 차량의 크기와 디자인까지 선택하는 날이 온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물론 콘셉트는 가족여행이다. 복잡한 시내 주행이나 출퇴근보다는 여럿이 함께 떠나는 여행을 위한 차라면, 필요한 성능과 편의사양까지 다 모아놓으면 아마도 이런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바로 닛산의 7인승 SUV ‘패스파인더’다. 그래서 이 차는 마치 ‘종합선물세트’ 같다.

닛산은 패스파인더를 ‘가족을 위한 전용 제트기’라고 설명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여유로운 실내와 운전자, 탑승자를 배려한 첨단 편의사양, 강력한 주행성능을 자랑한다는 것이다. 맞다. 그런 차라고 느낄 만하다. 어마어마하게 큰 차체는 아파트 고층에서 내려다보니 국내 7인승 SUV 현대차 맥스쿠르즈, 기아차 모하비를 압도한다. 쌍용차의 렉스턴은 오히려 왜소해 보일 정도다. 대충 카니발 정도가 견줄 만한 크기다.

그러나 큰 차체에 비해 운전도 주차도 어렵지 않다. 그만큼 다양한 성능과 편의사양이 뒷받침해준다. 4륜과 2륜구동을 다이얼 방식으로 쉽게 선택할 수 있고 4륜으로 주행하면 도로 상황에 맞게 바퀴의 힘을 자동으로 안배해주니 어디라도 거침없다. 3.5리터 DOHC 6기통 VQ 엔진을 탑재해 263ps의 최고출력과 33.2kg∙m최대토크는 웅장한 차체가 가볍게 느껴지기 충분하다.

 

여기에 최대 2270kg까지 견인할 수 있는 트레일러 토우 패키지도 캠핑, 여행족을 유혹한다. 4개의 와이드 앵글 카메라는 마치 차량을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같이 4방을 보여주고 후방카메라와 함께 주차에 대한 부담감을 줄여준다. 3열 시트를 접으면 2명 정도 앉아서 차를 마실 만한 공간도 만들어지고 2열시트는 앞뒤로 최대 140mm까지 이동이 가능해 활용도를 높여준다.

이 밖에도 닛산, 인피니티의 자랑이라고 할 수 있는 13개 스피커가 지원하는 ‘보스 오디오 시스템’, 그리고 강력한 서스펜션이 지원하는 승차감은 안락함을 더해준다.

‘패스파인더’ 동반 시승독자는 다둥이 아빠 최재덕 씨(45), 개구쟁이 3형제를 키우면서도 어머니까지 모시고 있으니 가족여행을 하려면, 승용차 한 대로 어림없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7인승 SUV라면 딱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래서 ‘패스파인더’ 시승이 예사롭지 않다. 두 시간가량 주행을 마치고 “전폭이 넓어 시내 주행에서는 다소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실내 활용도가 높고 크기에 비해 운전이 어렵지 않으며 승차감이 좋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한다. “가격과 연비는 어떻게 되느냐”는 것이다.

 

그렇다. 동급 국산자동차 보다 1000만원 이상 비싼 가격을 차지하더라도 가솔린 엔진에 8.9km/ℓ 복합연비는 아무래도 무시하기 어렵다. 이것저것 좋은 것을 모아놓으니 결국엔 ‘돈’ 문제가 걸린다. 든든한 아빠, 여유로운 삶은 그래서 쉽지만, 멀고도 어려운 길이다. 패스파인더 가격은 VAT 포함 52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