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부동산 버블이 붕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단순히 주택 가격 하락뿐만 아니라 고용시장에도 영향을 줄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경제지 쿼츠는 최근 중국의 부동산 시장과 고용상황을 분석한 자료에 따라 부동산 시장 붕괴 시 실업자가 대거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의 고용상태는 나쁘지 않다. 임금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꾸준히 일거리가 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인력난을 겪기도 한다.

부동산 열기 탓에 수많은 건물을 지으면서 많은 노동자가 필요했고 이는 고용 시장에 훈풍을 몰고 왔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2007년 14.2%에서 지난해 7.5%로 둔화됐지만, 건설 부문의 일자리 창출로 인해 고용 기회는 높아졌다. 중국 정부는 은행들에 부동산 개발업체·인프라 건설업체에 대출해줄 것을 요구했고, 고용 창출로 좋은 평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상황이 급작스럽게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쉽게 생겨난 일자리는 또한 쉽게 사라질 수도 있다. 특히 건설 부문의 종사자들이 위기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 도시 일자리 중 14%, 9000만 명에 달하는 사람이 이 분야에서 일하고 있다. 도시 이주노동자만 보면 22.2%를 차지한다. 전문가에 따라 부동산 투자가 GDP 중 차지하는 비율이 12.5%에서 20%까지 큰 격차를 보여, IMF의 고용 시장 전망도 과소평가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2억6900만 명이 넘는 지방 이주노동자들의 생활 문제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취약한 지원을 받는 이들이 건설부문 일자리에 크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이주자 대부분이 도시에서 일하고 있지만 중국의 호구제도 하에 농촌에서 태어난 이들은 ‘농촌 거주자’로 분류돼, 건강보험·자녀교육 혜택 등 ‘도시 거주자’들이 받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며 “임금 또한 시간당 평균 11.7위안(약 1920원)에 불과하고 자신의 집을 가진 사람은 1%가 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