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과학자들이 유통되는 미 1달러 지폐에 놀라울 정도로 엄청난 수의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경제지 윌스트리트저널은 미국 뉴욕대 연구팀이 DNA를 이용해 ‘비위생적인 지폐 프로젝트’를 수행한 결과 모두 3000여 종의 박테리아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연구팀은 “달러 지폐의 DNA를 최초로 분석한 이 종합적인 연구에서 지폐가 여러 사람을 거치면서 수백 종의 박테리아를 교환하는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여드름을 유발하는 세균이 가장 많이 발견됐다. 이 밖에도 궤양과 폐렴, 식중독, 포도상구균 감염 등과 연관된 세균이 많았다. 일부 지폐엔 항생제에 내성을 갖춘 박테리아도 있었다.

앞서 2010년에 <식품 매개 병원균 및 질병에 관한 저널>에 실린 연구 내용에 따르면 수집 장소에 따라 지폐에서 다양한 수의 박테리아가 검출됐지만 보통 기존의 면 지폐보다 폴리머로 제작된 지폐에서 더 적은 수의 박테리아가 발견됐다.

인간의 손이 닿으면 박테리아가 더 쉽게 번식한다. 지폐가 돌고 돌면서 사람들의 손에서 나오는 기름이나 각질도 박테리아의 자양분이 될 수 있다.

뉴욕대 연구팀은 이 연구를 위해 지난해 맨해튼의 한 은행에서 수집한 1달러 지폐 80장에서 발견된 DNA를 분석했다. 이 달러 지폐들에서 약 12억 종의 DNA 세그먼트가 검출됐다. 이 모든 유전자 정보를 저장하는 데 320기가바이트 정도의 큰 저장 공간이 필요했다.

지폐에서 검출된 DNA는 뉴욕만큼이나 다채로웠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사람의 DNA 였다. 연구진은 박테리아와 바이러스, 곰팡이, 식물 병원체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극소량이긴 하지만 탄저균과 디프테리아균도 서식하고 있었고 말과 개의 DNA도 확인됐다. 심지어 소량의 코뿔소 DNA도 있었다.

DNA 분석 작업에 참여한 줄리아 마리츠 뉴욕대 유전체 연구원은 “우리는 지폐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미생물들을 발견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