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온라인 쇼핑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큰 시장규모에 외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지만 소비자에 대한 이해부족, 과열된 경쟁 탓에 실패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럼에도 시장점유율이 높고 이용 고객이 많은 온라인 쇼핑몰에는 코치·버버리 등 일부 명품 브랜드까지 입점했다. 

중국 소비자들은 대체로 자국 브랜드나 상품보다는 수입품이나 외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자국 상품 품질에 대한 신뢰가 낮은 탓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의 외국 브랜드 선호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분야가 있으니 바로 전자상거래 부분이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이 장악하고 있다. B2C, C2C 시장에서 알리바바의 타오바오와 티몰 쇼핑몰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어선다. 거의 독점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외국계 기업들은 명성이 무색하게도 꼬리를 내린 경우가 많다.

지난 2012년 12월 미국의 명품 백화점인 니만마커스는 중국에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개설하고 상품배송을 위한 창고까지 만들어 중국 내 현지 배송을 시작했다. 그러나 2013년 중국 창고를 철수하고 일부 직원을 정리하면서 사업을 축소했다. 해당 중국어 쇼핑몰 사이트는 그대로 운영하지만 주문이 들어오면 미국 현지에서 바로 배송하는 방식으로 바꾼 것이다.

니만마커스 측은 미국 직배송이 더 효율적이라서 이러한 선택을 했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중국 내 상품 집계와 배송 등의 물류과정이 복잡해서 니만마커스가 이를 포기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또한 니만마커스는 최근 해당 온라인쇼핑몰 사업을 위해 투자했던 온라인상거래업체 글래머세일의 지분 44%를 매각했다. 니만마커스는 글래머세일의 도움으로 중국 쇼핑몰 사이트를 개설하는 동시에 글래머세일에서 니만마커스의 상품도 판매해왔으나 투자지분 회수 등으로 협업관계는 중단됐다.

미국 대형백화점인 메이시는 지난해 중국 온라인 시장 진출 계획을 접었다. 2012년 5월 중국 유통업체 VIP스토어 지분 일부를 1500만달러에 사들인후 VIP스토어의 오메이닷컴 웹사이트에서 자체 브랜드 상품(PB)을 판매할 계획이었으나 중국 온라인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어 사업을 당분간 보류했다.

외국 인터넷 쇼핑몰업체들이 중국에서 고전하는 것은 중국 소비자들의 성향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경쟁이 지나치게 과열돼 있는 중국 온라인 쇼핑몰 시장과 경제둔화 여파도 일부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컨설팅업체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시장 규모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약 70%의 고속성장을 이뤄왔다. 오는 2015년까지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총 판매액은 5390억달러(약 577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베인앤컴퍼니 측은 내다봤다. 시장이 워낙 크고 빠르게 성장하다 보니 앞서 실패 사례에도 꾸준히 중국 시장을 두드리는 외국 기업들은 늘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기업들이 다소 전략을 바꿔서 중국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체 웹사이트를 가지고 있던 애플은 올해 초 알리바바 그룹의 B2C쇼핑몰인 티몰(天猫商城)에 둥지를 틀었다.

중국 소비자들이 특정 기업의 웹사이트를 찾기보다는 티몰이나 타오바오를 찾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특히 명품 브랜드인 버버리까지 티몰에 입성하면서 더욱 관심을 끌었다. 이전에도 유니클로나 자라와 같은 브랜드가 티몰에 입점하기는 했으나 저렴한 가격의 패스트패션을 표방하는 기존 브랜드들과 버버리는 타깃 고객이나 가격대가 워낙 달랐기 때문이다.

명품업체들은 타오바오나 티몰 등을 저가 브랜드나 입점하는 곳으로 무시해왔지만 워낙 시장점유율이 높고 이용 고객이 많다 보니 버버리도 이에 동참한 것이다. 아직 초기 단계인 버버리의 온라인 실적 상황은 엇갈리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관심을 집중해서 받았고 주문건수도 제법 됐지만 반품률이 티몰의 일반 상품의 4배에 달했다. 또 니만마커스의 사례와 비슷하게 고객들이 오프라인과 같은 가격으로는 물건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보다 앞서 2011년에는 미국 브랜드 코치가 티몰에서 약 4주간만 한시적으로 물건을 판매했었다. 그 결과 350만 명이 해당 사이트를 방문했으나 거의 매출이 일어나지 않아 실패로 기록됐다. 버버리가 코치의 전례를 뒤집고 성공사례로 기록될지에 업계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알아두면 좋은 중국의 풍습>

중국인이 해를 피하는 방법

중국에서 3대 화로로 꼽히는 난징은 벌써 해가 쨍쨍, 30도를 넘어가면서 한여름으로 들어섰다. 중국의 여름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는 길거리의 아가씨들이 손에 나란히 들고 있는 우산 겸용 양산이다.

중국 여성들도 한국과 비슷하게 흰 피부를 선호해서 여름 햇볕에 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한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많은 중국 여성이 화장을 하지 않고 자외선차단제를 바르는 경우도 상대적으로 소수이다.

주로 해를 피하기 위한 방법은 양산. 한국에서 보는 것과 같은 양산전용이 아니라 대부분은 그냥 우산을 햇빛을 막기 위해서 사용한다. 이 때문에 비가 자주 오는 남쪽 지역에서는 1년 내내 같은 우산을 들고 다니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해를 피하기 위한 또 다른 상품은 자전거를 탈 때 입는 소매만 있는 겉옷이다. 마치 긴 장갑 두 개를 연결해놓은 것 같은 이 옷은 반팔을 입어서 노출된 두 팔과 목 뒷부분을 가려서 햇볕에 타는 것을 막아준다.

해변가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커다란 밀짚모자를 쓴 사람들도 길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선글라스를 낀 사람들도 종종 보이지만 모자나 양산을 쓰는 사람들이 더 많은 편이다. 선팅을 진하게 하지 않는 중국 자동차들은 커튼을 달거나 은박 야외돗자리를 차창에 붙여서 햇빛을 차단하곤 한다.

 

한민정 상하이 통신원 minchunghan@gmail.com

뉴욕공과대학(NYIT)의 중국 난징캠퍼스에서 경영학과 조교수로 근무 중이다. 파이낸셜뉴스에서 10여 년간 기자로 근무했으며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무역경영으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