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 경기 턴어라운드 주도역… 한국 증시·경제 최고 수혜 예상

정영훈 센터장은 중앙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한화경제연구원을 거쳐 한화증권 전기전자 섹터 애널리스트, 법인영업팀에 이어 현재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올해 우리나라 증시는 글로벌 증시에 버금갈 만큼 주가 급등락이 빈번하게 일어나 예측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한 해였다.

2009년도 4분기 이후 지금까지 주가는 3개월에 한번 실적 시즌 때마다 반짝 반등했다 시즌이 끝나면 다시 주저앉는 형국이 반복됐고 이런 모습은 당분간 더 이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8일 아시아경제지식센터에서 ‘향후 10년 대한민국에 투자하라’는 주제의 성공투자 전략 강의에서 “이런 과도기적 모습이 곧 끝나고 4분기부터는 추세적 상승 흐름으로 갈 개연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세계 곳곳에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들이 불거져 있지만 우리나라 주식시장의 추세적 상승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평가다.

우선 유로존 위기 재발 가능성의 경우 문제가 됐던 스페인·포르투갈·아이슬란드·그리스 등의 국채 만기가 올해 5, 6월 이미 상당부분 도래했고, 하반기에도 부실 국가들의 자금 조달 규모는 크지 않다.

독일·프랑스 같은 중심 선진국들의 만기가 도래하지만 이들 국가의 차환 발행이 문제가 되면 전 세계가 공멸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유로존 사태’ 큰 틀에선 우려할 바 없어

정 센터장은 “앞으로 유로존 사태가 더 나빠지느냐는 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가 올라가느냐 내려가느냐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큰 틀에서는 크게 우려할 바 없다”고 진단했다. 또 한 가지 논란거리는 미국 경제의 더블딥(경기 상승 후 재침체) 혹은 소프트패치(일시적 경기 둔화) 여부다.

더블딥을 결정하는 것은 경제지표로 앞으로 미국의 경기 흐름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 4월에 꺾였을 뿐 아니라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지역별 경기의 좋고 나쁨을 나타내는 지역연준지수, 제조업 경기, 고용 관련 지표, 부동산 경기 등 모두 상당히 나쁘게 나왔다.

하지만 지표의 양면성을 생각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9월에 발표된 미국 전체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ISM지수는 예상과 달리 개선이 됐고, 민간부분 일자리도 8월에 6만7000개가 늘었다. 기업들도 경기 불안으로 투자하지 않고 쌓아 놨던 돈을 풀면서 설비 투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이런 내용들이 공식 통계지표로 발표되는 것은 시차가 있기 때문에 4분기를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 센터장은 “여러 지표들을 보고 더블딥으로 갈지 안 갈지를 말하지만 똑같은 시점에 발표되는 희망적인 경제지표도 많이 있다”면서 “그런 지표들을 종합해서 봤을 때 2010년 현재 미국 경제가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결론 내렸다.

GDP 성장률이 떨어지며 또 하나의 걱정거리로 떠올랐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도 낮다는 판단이다.

올해 1분기 11.9%였던 중국의 GDP 성장률이 2분기에 10.3%로 소폭 낮아졌지만 이는 우리나라가 고도성장을 하던 1980년대 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또 전 세계 대부분 나라가 경기를 살리기 위해 경기 부양책을 쓰지만 중국은 반대로 경기 억제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물론 경기 억제책이 중국 경제를 경착륙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중국 제조업 경기 상태를 나타내는 지수인 PMI지수가 8월에 살짝 고개를 들면서 이런 우려도 불식시켰다.

이제 남은 문제는 중국의 경기선행지수가 언제 터닝 할 것인가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경기선행지수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인 광의통화(M2) 증가율을 목표치인 17%대까지 낮추면서 경기선행지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물론 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들이 오히려 턴어라운드 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 센터장은 “중국 경기선행지수는 시간 문제지 아주 가시권적인 시간 안에 턴어라운드 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강조했다.

심지어 현 시점에서 가장 유망한 해외펀드는 중국펀드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중국의 위안화 절상 움직임은 우리나라 증시와 경제에 상당한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다.

中 경기선행지수 터닝 시기 살펴야

주목할 부분은 중국이 위안화 절상 속도 조절을 위해 일본의 채권을 많이 사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채권을 많이 사면 엔화가 더 많이 절상되는 반사이익을 노린 것이다. 때문에 일본 기업들은 죽는다며 ‘으악’ 소리를 내고 있고, 일본 정부는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위해 엉덩이를 들썩이고 있다.

그런데 엔화 강세는 우리나라 기업 특히 수출기업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가전제품·자동차를 살 경우 보조금을 지급하던 조치를 연장, 우리나라 자동차·정보기술(IT) 업체들이 수혜를 보고 있는 것.

실제로 1990년 거의 제로 수준이었던 대중국 수출 비중은 현재 23%까지 확대됐다.
정 센터장은 “중국은 지금부터 전 세계 경기 턴어라운드의 주도적 역할을 다시 한 번 하면서 추세적 반등을 그릴 것”이라면서 “올 4분기부터 전 세계 증시·경제 턴어라운드를 선도적으로 이끄는 역할이 시작되고 그에 따른 가장 큰 수혜를 한국 증시·경제가 볼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훈 센터장이 진단하는 향후 장세
선진 주식시장과 후진 주식시장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뭘까? 바로 이익의 예측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밸류에이션(기업가치 평가)을 높게 준다는 것이다. 예측 가능성이 낮은 기업은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시장 역시 선진 시장과 같은 평가를 받고 있다. 정영훈 센터장이 “하루가 멀다 하고 혼란스러운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9월만 잘 버티면 10월부터는 추세적 상승장 흐름이 시작돼, 2012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것도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평가가 뒷받침됐다.

분기별 이익 모멘텀은 없더라도 분기별 이익 예측 가능성이 꾸준히 사상 최대 이익 수준을 유지한다면 주가가 올라가는데 그런 상황이 올해 재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9월만 버티면 2012년 초까지 상승장… 업종 대표주·중국 관련주 공략 조언
실제로 2003년의 경우 기업 실적은 올라갔지만 주가가 움직이지 않다가 기업의 실적이 일정하게 유지, 기업의 이익 예측 가능성이 뚜렷해지면서 시장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6.9배에서 10배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이는 우리나라 시장이 세계 13위의 거대 시장이란 점도 뒷받침하고 있다. 작전 종목이 설칠 수 있는 시장도 아니고, 확인되지 않는 루머에 요동치지 않는 초대형 시장이라는 얘기다.

특히 현재 경제 펀더멘털은 세계에서 가장 좋은 나라 중 하나로 우리나라 기업시장 전체의 밸류에이션이 달라지면 주가도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지금까지는 우리 시장을 외국인이 상당부분 쥐락펴락 했지만 앞으로는 국내기관이 그 주도권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정 센터장은 “현재 시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과 엔고 수혜에 해당하는 것은 정보기술(IT), 자동차주”라면서 “틈새종목보다는 업종 대표주 중심으로 공략하고 특히 중국 관련주를 공략하라”고 조언했다.

이승국 기자 ink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