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Low Cost Carrier, 저비용항공사) 이용객이 늘고 있다. 이용객 비율은 지난해 처음으로 두자릿수를 넘어섰고, 올 1~4월에만 전년대비 20.7% 증가했다.

인천공항공사에 따르면 올 1월부터 4월까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1405만명. 이 가운데 14.1%인 198만 명이 국·내외 LCC를 이용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간 11.0%에서 3.1%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해당기간 동안 기존항공사는 4.7% 증가한 반면 LCC는 무려 20.7% 증가했다.

 

외국계 LCC 탑승객 감소, 왜?

그러나 모든 LCC가 그렇진 않다. 외국계 LCC의 경우 탑승객이 오히려 감소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자국 항공당국으로부터 ‘운항 전면중단’이라는 제재조치를 받았던 에어아시아제스트와 세부퍼시픽 등 필리핀 국적 항공사의 이용객 감소가 두드러졌다.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한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등 우리나라 국적 LCC의 수송객수는 136만여명으로 지난해 동기대비 39.2% 증가한 반면, 에어아시아제스트를 비롯한 세부퍼시픽, 스쿠트항공, 피치항공 등 외국계 LCC의 수송객수는 62만여명으로 6.4% 줄었다. 지난해부터 특가운임을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하고 있는 모습과 확연히 대비되는 현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LCC의 이용객수 급감현상은 가격과 서비스 둘다 원하는 국내 소비자 만의 독특한 심리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의 올해 2월 발표내용에 따르면 2013년 외국계 LCC 관련 피해는 209건이 접수됐다. 2012년(33건) 보다 무려 6배 이상 증가했고, 국내 LCC(87건) 보다 2.4배나 피해가 많은 수치다.

내역을 살펴보면 ‘운송불이행, 지연’이 132건(63.2%)으로 가장 많았고, ‘항공권 구입 취소시 위약금 과다 및 환급 거절’이 그 다음(62건, 29.7%)이었다. 이에 대해 국내 항공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LCC는 모객이 되지 않으면 운항을 취소하는 일이 있고, 국적 LCC와는 달리 취소 및 환불 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거나 환급을 거절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LCC에만 있는 ‘예약, 결제 수수료’

환불규정은 항공사마다 다르지만 대부분의 외국계 LCC는 특가항공권은 환불이 안 된다. 정규운임 항공권일 경우에도 취소수수료가 비싼 편이다. 일본국적 LCC 바닐라에어의 정규운임인 ‘코미코미바닐라’는 구간당 3만6000원의 취소수수료가 발생한다.

현금으로 환불 받을 경우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해야 하는 항공사도 있다. 피치항공은 인천~오사카 노선 항공권 운임을 환불하면 구간당 1만5000원을 차감한 나머지 금액을 지정된 기한 내에 항공권 예매에 사용할 수 있는 피치포인트로 환불해준다. 현금으로 환불 받고자 한다면 구간당 3만5000원의 취소수수료를 내야 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계 LCC들은 운임 환불 문제로 소비자와 가장 많은 갈등을 빚고 있다”면서 “소비자가 이를 따지려 해도 동남아 등 현지국가로 전화해 현지어로 소통해야 해 불편한 점이 많다”고 전했다.

반면 국적 LCC들은 공항세와 유류세 등은 거의 100% 환불이 되며, 환불수수료를 공제한 나머지 항공료는 돌려주고 있다.

수수료 또한 불만을 야기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 국적 LCC는 공통적으로 인터넷, 모바일, 예약센터 등 예약방법에 따른 예약수수료를 별도 청구하지 않는다. 반면 외국계 LCC는 예약수단에 따라 수수료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필리핀 국적의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콜센터나 공항카운터 등을 통해 예약하면 1만5200원의 수수료를 내야한다. 일본 국적 LCC 피치항공도 콜센터를 이용하면 3만900원, 공항카운터에서 구입하면 최대 4만6300원의 수수료를 더 내야 한다. 카드결제 수수료도 있다. 외국계 LCC들은 카드로 결제하면 4000원부터 9000원까지 별도 수수료를 받고 있다.

수하물 서비스 비용도 확인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적 LCC의 경우, 국제선에서 15~20kg까지의 수하물을 무료로 위탁해준다. 그러나 외국계 LCC는 정규운임으로 구입할 때만 무료로 해주거나 특가 및 정규운임 상관없이 위탁수하물 요금을 받는 경우가 많다. 에어아시아제스트는 인터넷 사전예약으로 20kg 수하물을 구간당 1만8500원씩 받지만, 탑승당일 공항카운터에서는 3만원을 내야 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국적 LCC는 유럽과 동남아 등에서 성공한 LCC모델과 다르다는 점을 미리부터 간파해 한국적 항공문화와 한국소비자의 성향에 맞게 변형된 ‘한국형 LCC’로 자리잡았다”며 “외국계 LCC 보다 서비스의 질이 높기 때문에 항공운임이 비교적 높은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