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회장 “중소기업을 돕는 일은 삼성과 국가경제의 근간"

글로벌 선도기업 삼성그룹은 협력사 지원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993년 발표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을 포괄하고 있다. “중소기업을 돕는 일이야말로 모기업인 삼성은 물론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라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해 3270억원을 시작으로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협력사를 글로벌 강소기업을 내년까지 50곳을 키우겠다는 목표로 '기술개발-생산성 향상-인재육성' 삼위일체 지원의 상생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가동해오고 있다.

 

'기술개발-생산성 향상-인재육성' 삼위일체 지원 프로그램 풀가동 

삼성그룹의 협력사 동반성장 노력은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선언을 하면서 “삼성전자의 업의 개념은 양산 조립업으로 협력업체를 키우지 않으면 모체가 살아남기 어렵다”며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다. 중소기업을 돕는 일이야말로 대기업은 물론 국가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일이라는 것이 이 회장의 평소 지론이자 경영철학이다. 당시만 해도 ‘하청업체’라는 말이 일반적이었는데,협력업체라는 표현을 처음 도입한 것도 이 회장이다.

그로부터 20년이 넘게 흘렀지만 이 회장의 협력사 동반성장 의지와 사회적 책임 노력 주문만큼은 변하지 않았다. 이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도 “협력사는 우리의 소중한 동반자”라며 “모든 협력회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기술개발과 생산성 향상을 도와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 회장은 “지난 한 해 크고 작은 사고가 있었지만 삼성의 사업장은 가장 안전하고 쾌적한 곳이 되어야 하며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라며 “나아가 그늘진 이웃과 희망을 나누고 따뜻한 사회, 행복한 미래의 디딤돌이 될 사회공헌과 자원봉사를 더 늘려나가자”고 주문했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6월, 향후 5년간 1조2000억원을 투자해 1, 2차 협력업체들을 지원하는 ‘상생협력 생태계 조성 프로그램’을 마련해 시행하겠다고 발표하고 곧바로 3270억원을 투입했다. 국내 산업계에 창조적 역량을 키우고 협력업체의 경쟁력을 제고하는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약속한 것. 1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을 목표로 인력양성과 공동 R&D, 기술과 노하우 전수에 집중하고 있다. 기술력은 있으나 다른 역량 부족으로 성장의 한계에 이른 중소기업이 글로벌 TOP 5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해 3270억원 투입 등 5년간 1조2000억 투자 계획

2013년에는 19개사를 후보군으로 선정해 자금과 개발을 지원하고 제조 및 구매 분야의 컨설팅 인력을 무상으로 파견했다. 삼성은 약 500억원을 저리 대출, 무상지원 형태로 지원해 2015년까지 50개사를 강소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과 R&D 지원 펀드도 운영해 삼성그룹 11개사 관계사들이 총 1770억원을 조성해 연구개발비가 부족한 협력업체에 무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상생협력 문화 정착을 위해 납품대금을 100% 현금으로 결제하고 불합리한 단가 인하와 부당 발주취소 등 불공정 하도급 거래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원자재가 변동 시 부품단가 적기 반영제, 협력업체 기술임치 제도 등도 운영 중이다.

2차 협력업체에 대해서는 제조현장 혁신은 물론 프로세스 혁신, 생산기술 지원, 교육 등 4대 분야로 나눠 협력업체별 수준에 맞게 맞춤형으로 지원한다는 내용이다. 제조현장에서는 지난해 350개 회사를 대상으로 70억원을 투자해 라인별 단위공정 개선, 종합경쟁력 강화, 품질 및 생산성, 원가경쟁력 제고에 집중하고 있다. 수주에서 출하까지 프로세스별로 취약 분야를 집중 개선하고 1차 협력업체와 2차 협력업체 간의 SCM 연계를 추진하고 100개 회사를 대상으로 20억원을 투자했다. 생산기술 분야에서도 50개 회사를 대상으로 10억원을 투자해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했다. 또한 20회로 나누어 1900명에게 직무교육과 미래 양성자 교육을 지원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임원 및 간부로 구성된 협력업체 컨설팅팀 200명 중 60명을 2차 협력업체에 전담 배치해 현장에서 문제점을 찾고 혁신방안을 지원하는 데 연간 50억원을 투입했다. 이와 함께 1차 협력업체에 2차 협력업체 지원을 권고하고 지도, 지원하고 있다.

특히 1, 2차 협력업체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 및 육성하는 ‘상생협력 아카데미’를 삼성전자에 설립했다. 올해까지 수원에 총 10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1만6528m²(5000평) 규모 교육컨설팅센터를 건립해 협력업체의 경쟁력 제고를 지원하는 종합센터 역할을 담당한다는 계획이다. 산하에 교육센터와 전문교수단, 청년일자리센터, 컨설팅실, 상생협력 연구실을 설치하여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을 추진한다. 운영총괄은 이상훈 경영지원실장(사장)이 담당하고 교육과 일자리는 원기찬 인사팀장(부사장)이, 현장 지원 및 연구는 최병석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이 책임을 진다. 교육은 협력업체의 직무교육과 경영관리, 미래경영자 육성 등 총 41개 계층별 교육과정을 지원하며 지난해에는 삼성전자 첨단기술연구소를 활용해 5500명이 교육을 받았다. 청년일자리센터는 구직자 무상 직업교육, 진로 컨설팅, 채용박람회 및 온라인 삼성채용관 운영, 청년기업가 양성을 위한 창업 인큐베이터 운영으로 지난해 채용 박람회를 통해 4400명을 채용했으며 삼성전자 임원 및 부장 등 200명이 협력업체에 1~2개월 파견돼 상주 지도했으며 모든 비용은 삼성전자가 부담했다. 앞으로 5년간 250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상생포털 사이트 오픈, 중소벤처형 특허 무상 공개

중소벤처형 특허도 무상으로 공개했다. 특허가 없어 창업과 신제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과 벤처, 개인 창업가를 지원해 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한다는 내용이다. 무상 지원할 특허는 ‘상생 포털 사이트(www.secpartner.com)에 개시한 후 신청을 받아 5년간 무상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2011년부터 영상관련 특허 613건, 통신 372건, 반도체 295건, 가전 276건, 프린터 122건 등 전체 특허 20만 건 중 1752건을 협력업체에 무상지원한다. 지난해부터는 대상 특허를 확대하고 중소기업 및 벤처, 개인 창업가에도 개방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삼성전자는 안구, 눈꺼풀 인식을 통한 문자 입력 등 장애인 관련 특허 26건(개발비 169억원)을 중소기업에 무상 기증해 중기 2개사가 사용 중이다.

또한 삼성SDS는 정보통신기술(ICT)이 낮은 상인들의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전통시장 및 골목상권 경쟁력 제고에도 발 벗고 나섰다. ICT 전문가 상인을 매년 100명씩, 5년간 500명을 양성한다는 전략으로 앞으로는 전통시장에 인터넷 홍보 마케팅 도입이 가능해진다. 상인들을 위해 디지털 사이니지에 상점을 소개하고 광고 및 사진찍기 등 인포테이먼트 기능을 제공하여 전통시장을 지역의 명소로 만들어 상품 구매뿐만 아니라 즐길 수 있게 해 고객을 창출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은 임직원 전용 웹사이트에 전통시장 사이트를 개설해 구매 확대를 통한 시너지까지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도 5년간 120억원이 투자될 것으로 삼성은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