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건물 관리’·‘매각 후 재투자’ 총비용 절감… 불황기에도 성공가도


부동산 가격이 거래 부진에 따른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투자시대는 지나갔다’는 식의 회의적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지난 10여 년 간 부동산 호황기를 거치면서 가치 상승을 경험했던 투자자들은 최근의 가격 하락세가 향후 대세 하락을 예고하는 징후라며 부동산 투자 금기론을 내세우기도 한다.

그러나 하락기에도 비교적 안전하게 자산을 운용하는 투자자는 있기 마련이다.
금융 위기 이후 수익성 부동산 시장도 공실 증가에 따른 임대료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체계적 건물 관리 또는 매각 후 재투자 등으로 위기의 파고를 슬기롭게 넘어서고 있는 자산가들이 있다. 불황기에도 성공을 기대할 수 있는 투자 사례를 소개한다.

위탁관리 받으니 건물 가치도 껑충

# 중국에 공장을 두고 운동용품을 생산하는 D사의 김현명(가명) 사장은 공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상하이에 두고 국내 본사를 임대료가 비싼 강남에 두고 있었다. 그는 월 1200만 원의 임대료를 지불하기보다는 차라리 강남에 대출을 안고 사옥을 매입해 임대료 비용을 이자로 납부하면 향후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 회사 자산도 증가하는 일석이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김 사장은 평소 친분이 있는 중개업소에 의뢰, 신사동에 소재한 26억 원짜리 건물을 소개받고 현장 답사 후 15억 원을 대출받아 그동안 꿈꿔왔던 사옥 마련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회사의 임대차 현황에 대해 자세히 조사해 보니 임차인들의 연체료는 물론, 환경개선부담금도 체납돼 있는 등 문제가 적지 않았다. 건물 투자는 처음이었던 김 사장은 고민 끝에 PB에게 해결 방안을 물었다.

중국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김 사장 입장에서는 국내 사옥의 관리 문제로 신경을 쓰게 되면 오히려 열중해야 하는 사업에 적지 않은 차질이 우려됐다. 이에 위탁관리 수수료를 지불하고 전문 업체에 맡기는 방법을 PB와 상담을 통해 결정했다.

건물 위탁관리 업체는 빌딩 시설관리뿐 아니라 임차인 모집 및 임대계약을 통한 건물 가치 제고, 체납 임대료 관리 등의 임대 및 입주자 관리, 운영 예산 및 세금계산서 고지 등의 재무관리 등 빌딩 관리에 필요한 모든 업무를 대행해주는 역할을 한다.

위탁 수수료는 건물의 업종 및 현황에 따라 차등 적용되는데, 일반적으로 월 임대료의 5% 혹은 연면적 기준 3.3㎡당 150만 원가량의 수수료가 적용된다. 김 사장은 연면적 1300여㎡(400평) 건물로 월 70만 원의 수수료를 지불키로 계약하고 소유권 이전과 함께 임대차 계약서를 갱신했다.

그 결과 위탁관리를 대행한 지 3개월이 되어가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해 이제는 임대료 체납 등의 문제도 말끔히 해소돼 사업에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매입할 때의 가격을 훨씬 웃도는 수준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갈아타기로 공실 줄여… 자산가치·수익률↑

# 김인제(가명) 교수에게는 애물단지로 취급되는 부동산이 있었다. 그는 IMF 때 모 제약회사에서 사옥으로 사용하던 역삼동 건물을 35억 원에 법원경매를 통해 낙찰 받았다.

대지 600㎡(182평), 연면적 2640㎡(800평)에 지하2층 지상7층짜리 역삼동에 소재한 건물이었다. 2종 주거지의 이면도로변에 위치해 유동인구가 많거나 임대료 수준이 높은 지역도 아니었다.

워낙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낙찰 받아 시세 차익이 상당한 수준이었지만, 7층 중 2개 층을 제외하고 5개 층이 공실인 상황이라 수익률이 형편없었다. 김 교수는 이 건물을 리모델링을 할지, 매도할지, 아니면 보유할지 결정하기 어려워 거래지점 PB와 부동산전문가에게 자문을 요청했다.

해당지점 PB로부터 상담을 요청받고 우리은행 부동산팀이 현장을 실사해본 결과 해당 입지는 통행량도 많지 않고 인근지역이 단독주택지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었다. 또 1층에 안내데스크를 배치해 임대료를 받지 못하도록 설계된 점도 투자용으로 건물을 보유하는 고객 입장에서 문제였다.

더욱이 해당 물건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은 기존 아파트를 재건축해 6개월 이후부터는 새 아파트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지만, 해당 부지 인접지역은 개발 호재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에 처분을 하거나, 팔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리모델링을 통해 1층에서 임대료를 받을 수 있는 구조로 전반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분석했다.

전반적인 컨설팅을 받은 김 교수는 과감한 결단력을 발휘했다. 보유할 가치가 적은 물건에 집착할 필요가 없고 이미 상당한 시세 차익도 있었기 때문에 사옥을 급하게 구하던 아는 후배에게 60억 원에 매도했다.

이후 김 교수는 강남권의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고 전망한 우리은행 AD센터 부동산팀의 의견을 듣고 재투자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건물 중개 전문 업소로부터 대치동의 65억 원 건물을 소개받은 김 교수는 투자 결정 이전에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꼼꼼함도 빼놓지 않았다. 대치동 건물은 대지 657㎡(199평), 연면적 977㎡(296평)의 지하1층 지상3층 건물로 1층에 편의점, 2~3층은 건실한 IT업체가 임대해 공실의 우려가 없다는 것이 관리상 장점이었다.

또 3종 주거지역이므로 향후 여건이 조성된다면 3개층 정도 증축도 가능해 학원이나 병원 등으로 임대할 경우 추가 임대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었다. 2006년 6월 투자 당시 보증금 7억 원에 월 2200만 원의 임대료가 나와 연간 자기자본 대비 임대수익률은 4.3% 수준이지만, 향후 수익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충분한 상황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건물 뒤편의 연립주택 단지가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어 향후 유동인구가 더 늘 것으로 전망되고, 대치동 사거리로 통하는 대로변에 입지해 있어 향후 발전 가능성도 더 높다는 점 역시 투자 메리트로 작용했다.

김 교수는 매도자금 일부와 은행 대출 30억 원을 받아 이 물건으로 갈아탔다. 그해 12월, 불과 6개월 만에 이 건물은 100억 원을 호가하는 수준까지 상승했고 2009년 상반기 3년 만에 110억 원에 매도했다.

불황기 뛰어넘는 수익형 부동산 투자 팁 5

1. 입지가 좋은 지역을 선택한다.
2. 수익률이 높은 빌딩을 고른다.
3. 좋은 임차인 유치와 체계적 관리는 건물의 가치를 높인다.
4. 적절한 시기에 갈아타는 결단이 필요하다.
5. 여러 개보다 똘똘한 하나가 낫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팀장
연세대 도시공학과에서 도시계획학 석사를 취득했으며, 스피드뱅크 부동산연구소장을 지냈다. 현재 우리은행 PB센터 부동산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